형형색색 실뭉치를 고르고 있는 참여 가족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12월 10일,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3층 교육장에서는 신나는 캐롤 음악이 흘렀다. 크리스마스는 아직 2주 정도 남았지만, 빨간색 머플러, 빨간색 니트, 산타모자 등 이미 여기는 미리크리스마스다.
미리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이게 된 이유는 바로 스플에서 진행하는 크리스마스 드로잉 파티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크리스마스 드로잉 파티는 작가들의 설치미술기법을 직접 체험하는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재료가 심상치 않다! 형형색색의 털뭉치, 압정, 코르크판, 와인병이 오늘 드로잉 파티의 주재료다. 주위를 둘러보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재료다. 이번 프로그램의 또 다른 키워드는 ‘업사이클링’이다. 버려지거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2014년부터 진행된 크리스마스 드로잉 파티는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활성화 사업을 계기로 겨울에 흔히 볼 수 있는 나뭇잎과 나뭇가지로 트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참여 가족들은 ‘크리스마스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마치 미술작가처럼 아이디어 구상을 위해 생각을 모았다. 가족간 도란도란 대화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참여 가족들에게 형형색색 털실, 압정, 코르크판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보자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엄마와 아빠는 아이와 함께 코르크판에 압정을 꽂고 털실을 엮고, 감고, 자르고…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모두 힘을 모았다. 아이가 원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아이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서로 도와주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작품을 만들면서 캐롤도 따라부르고, 털실로 장난을 치는 참여 가족들의 모습을 보니,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의 설레임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기린 산타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평면이 아니라 입체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작품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압정으로 점을 찍고 털실로 선과 면을 만들면서 서서히 형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완성된 작품은 벽면에 설치하여 다른 가족에게 선보이고,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똑같은 작품, 똑같은 기법이 없을 정로도 다양하게 크리스마스 트리를 표현해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멸치 선물을 장어에게 전달하는 기린 산타(바다 위를 나는)를 그린 것이었다. 아이들의 상상력에 감탄했던 순간이었다.
가족사진이 담긴 스노우볼을 직접 만들고 있다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와인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조명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크리스마스 드로잉 파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가족사진으로 스노우볼을 만들고, 업사이클링 작가인 양시내 선생님이 직접 씻고 말려 준비한 와인병에 LED 조명을 넣어 근사한 조명트리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달할 편지를 작성하고 완성된 와인트리의 점등식을 가지면서 모든 프로그램을 마쳤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 한통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완성된 작품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참여 가족들은 ‘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휴일 아침, 쉬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하면서 웃음을 지었다.
스플 심설희 교육팀장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다는 아이의 진로를 알게 된 가족이 있었다. 가족과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시간을 통해 가족간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참여 가족들의 만족도가 너무 좋고, 내년에도 끊임없이 가족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환하게 웃는 가족들을 보니, 크리스마스의 설레임과 행복을 미리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스플과 함께 미리크리스마스를 보낸 가족들에게 메리크리스마스를 보내길 바라며, 내년에도 진행될 2017년 크리스마스 드로잉 파티가 더욱더 기대된다.
[글/사진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