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공정무역’은 우리의 생활 속에서 최근 들어 종종 접하는 말이다. 그 뜻에 대해 ‘공정무역은 뭐지?’, ‘혹시 이런 게 아닐까?’라는 막연함이 있었다. 그 명확한 의미와 공정무역 제품의 소비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은 적었다. 제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 선택의 기준은 제품의 질, 가격, 취향 정도이다. 소비자는 좋은 제품을 싸게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 소비라고 한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더 나아가 우리의 작은 구매 행위가 ‘정의’를 구현하는 소비가 된다면 어떨까?
공정무역 자치선도구인 성북구 동선동에 위치한 공정무역센터를 방문해 공정무역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공정무역 커피 ‘아름다운 커피’를 건네받으며 손현정 매니저와의 인터뷰를 시작하였다.
Q. 성북구공정무역센터(이하 ‘센터’)를 소개해주세요.
A. 성북구가 공정무역 자치선도구로서 많은 활동을 하다가 자치구 최초로 조례를 제정하고 작년에 센터까지 개관을 하게 되었어요. 페어드레이드코리아 ‘그루’가 위탁운영하고 있어요.
저희 센터는 지역주민과 같이 한다는 의미가 커요. 공정무역을 지역주민에게 좀 더 알리고 실행할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것이 주목적이에요. 작년에는 거점 자리를 만들어 지역주민에게 많이 알리는 것이 목표였다면 올해는 타 지역주민까지 확대해서 공정무역의 지역활동을 알리는 것이 센터의 역할이죠.
누리마실과 같은 축제,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통해 공정무역센터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또한 시민,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등을 대상으로 교육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고,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공정무역 서포터즈 참여자 대상으로 심화교육을 통해 강사로 양성할 계획이에요.
성북구공정무역센터 손현정 매니저 ⓒ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센터는 2개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제품을 전시하고 구매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샵과 공정무역의 가치를 공유하고 공정무역 제품이나 재료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클래스를 진행하는 오픈스튜디오가 있어요. 오픈스튜디오에서는 공정무역 커피 핸드드립 수업, 카카오 열매로 초콜릿을 만드는 수업을 진행해요. 공정무역 재료나 제품이 생소하기 때문에 직접 체험하면서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게끔 편하게 소개 시켜드리는 것을 많이 하고 있어요.
라이프스타일샵은 의류, 악세서리, 리빙제품, 화장품, 커피 등을 만날 수 있어요. 주로 한국공정무역단체협의회(이하 ‘한공협’)에 소속된 아름다운커피, 아이아공정무역네트워크, 어스맨, 행복한나눔 등의 제품을 골고루 소개되고 판매되고 있어요.
아기자기한 쇼룸은 구매욕구를 불러온다 ⓒ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Q. 공정무역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A.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유무역이 가진 폐해들이 많은데 공정무역은 그것에 반하는 입장일 수 있어요. 무역에서 행해지는 잘못된 관행들이 많습니다. 아동 노동이나 여성 인권이 무시된 노동 환경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소비자는 전혀 모르고 소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우리는 모르고 소비하지만 우리의 소비로 말미암아 생산자들은 공정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일을 하시는 거예요. 공정무역은 자신이 일한 만큼 공정하고 정당한 대가를 드리는 겁니다. 우리가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하면 인권과 더불어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Q. 생산자에게 공정한 대가를 지불한다면 제품의 가격이 비싸지는 않을까요?
A. 일반 제품들의 유통과정은 매우 복잡해서 중간 상인들이 많이 있어요. 그리고 빈민 국가에서 생산하여 아동 노동을 이용하거나 정당한 노동 비용을 제공하지 않고 만들어 싸게 구입할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공정 무역은 유통 과정 자체가 달라요. 생산자 단체와 판매하는 공정 무역 단체가 중간 상인 없이 직접 거래를 합니다. 가격이 일반 제품에 비해 조금 비싼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공정 무역 제품은 일단 모두 유기농입니다. 일반 제품도 유기농이거나 핸드메이드, 천연염색 제품은 가격이 높은 편이에요. 공정무역 제품은 그렇게 공을 들인 것들이 대부분이에요. 물건의 질이나 만든 노력을 고려한다면 비싸지 않습니다. 공정무역 제품에는 공정무역발전기금이 물건 값에 포함되고, 이것이 생산자에게 모두 돌아가요. 기금으로 학교도 세우고 물이 부족한 곳에는 우물을 만들어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는 일을 합니다. 우리는 소비를 함과 동시에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지요.
Q. 성북구에서 공정무역이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A. 일단 서울시에서 공정무역에 관심을 가졌어요. 공정무역은 세계적인 흐름이었고, 그 흐름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입니다. 영국의 경우엔 매우 역사가 깊어요. 성북구에서는 우선 구청장님이 관심을 갖고, 조례를 제정 하고 선언을 하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성북구뿐만 아니라 다른 자치구에서도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자치선도구인 성북구에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요.
성북구와 같이 공정무역 조례를 제정하고 센터를 설립하는 등 민(民)과 관(官)이 함께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일본에서는 공정무역 활동을 개인적으로 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일본에서도 우리 센터를 방문하시는데 민과 관이 함께한다는 것에 매우 부러워하세요. 서울시에서 예산을 책정하여 지원하는 것도 큰 힘이 됩니다. 성북구가 자치선도구의 역할을 잘할 수 있게 더욱 노력이 필요해요.
Q. 성북구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해 주세요.
A. 사실 성북구에서 공정 무역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많지는 않아요. 판매처를 확충하는 것도 올해 센터의 목표입니다. 직접 방문하기 어렵다면 인터넷쇼핑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도 있어요.
공정무역제품 판매소 지도 ⓒ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Q.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공정무역 관련 축제가 있을까요?
A. 5월 2째주 토요일은 전세계적으로 공정무역의 날이에요. 그 날을 기념하여 축제가 열렸는데요, 올해는 덕수궁에서 열렸습니다. 보통 하루인데 올해는 이틀간 진행되었어요. 한공협 단체에서 진행하였는데 학생들의 캠페인, 지역주민들이 체험부스, 판매부스 등을 열었고 공연도 있었어요. 시민들이 즐기면서 공정무역에 대해 알고 제품을 소개를 받을 수 있는 행사입니다.
저희 센터는 성북구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에 참여하여 공정무역센터와 공정무역에 대해 알리고 있어요. 센터에서는 다양한 오픈 클래스, 티파티 등이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고요. 8월에는 센터 개관 2주년을 기념하여 프리마켓이 열릴 예정이고, 연말에 연말파티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자주 놀러와 주세요.(웃음)
Q. 향후 목표나 계획을 간단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올해는 성북구 주민들에게 센터와 공정무역을 알리고, 다른 지역에도 성북구가 좋은 사례이므로 함께 공유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향후에 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주민이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서 서포터즈 양성, 강사 파견, 자발적 연구, 배움터 사업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서포터즈는 주부님이 대부분이에요. 이분들 중에는 본인의 진로를 찾기 위해 활동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서포터즈 활동을 매개로 창업 등의 수익창출 모델로 발전시킨다면 일자리 창출에도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대화와 투명성, 상호존중에 기초하여 보다 공평하고 정의로운 과정을 통하여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의미있는 단체로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하는 성북구공정무역센터의 활동에 응원을 보낸다.
공정무역센터 전경 ⓒ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성북구공정무역센터를 만나는 법!
주소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22길 33-8
[글 성북마을기자단 이해영, 최정운]
[사진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