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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경통신원

연극으로 마을에 말을 걸다! 극단 화요일 연습 현장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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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디
2017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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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시장 인근에 위치한 행복한정릉창작소. 마을의 예술창작 공간이다. ⓒ 성북마을기자단 황선영

예년보다 빨리 더위가 물러고 가을빛이 돌기 시작하는 9월의 첫날, 행복한정릉창작소에 그녀들이 모였다. 하종민, 조민제, 김미란, 이지연. 각자 집으로 돌아가면 아이를 키우는 ‘동네 아이엄마’들이지만 집에서 잠시 벗어나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난 이 시간, 그녀들은 무대 위에 오를 준비가 된 연극 배우들이자 온몸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준비를 끝낸 <동네극단 화요일>이다.

연극 <그녀들만 아는 공소시효>는 지난 7월 미아리고개예술극장에서 선보였던 작품이다. 이번 9일 노원문화예술회관의 초청을 받아 재공연을 앞두고, 가족들을 돌보는 데 집중해야 했던 방학 기간 동안 잠시 멈추었던 연습을 다시 시작했다. 마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적인 이야기가 순식간에 무시무시한 사건으로 번져가는 블랙코미디가 네 명 배우들의 풍부한 감정연기를 타고 몰입도 높게 펼쳐진다. 연습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 그간 축적된 시간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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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녀들만 아는 공소시효> 연습 장면 ⓒ 성북마을기자단 황선영

극단 화요일은 네 명의 여성들이 모여 마을에서 만들어진 극단이다. 비슷한 나이대에 관심사가 같은 네 주부들이 마을에서 모여 의기투합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들은 어떻게 만났으며 어떻게 연극이라는, 매력적이지만 힘이 많이 드는 과제를 수행하게 된 것일까?

“극단 화요일을 소개해 주세요.”
“저희가 주로 화요일에 모여서 만들어진 이름인데, 한자로 말하면 ‘불꽃같은 열정을 태워보자’라는 의미도 담았어요”

 무대 경력이 있지만 경력 단절을 겪게 된 경우, 생활인으로서 연극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경우도 있다. 이런 저런 배경을 바탕으로 ‘시민연극’을 통해 만나게 된 사람들이 마을에 정착해서 극단을 만들고 올해는 마을 사업까지 지원을 하게 되었다. 각자의 꿈이 만나고 사람을 통해 이루어지고 마을을 통해 더 넓어지게 되었다. 올해 성북구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 지원한 극단 화요일의 프로젝트 명칭은 <연극으로 마을에 말 걸기>이다. 

“연극으로 어떻게 마을에 말을 걸 수 있지요? 또 그렇게 말을 걸면 어떤 대답을 들었나요?
“말을 건다는 건 타인과 소통을 하고 싶다는 의미거든요. 우리는 연기하는 동안 관객들의 반응을 통해 느낌을 나누고 있어요. 이건 말을 하지 않아도 이루어지는 교감이지요. 말은 오히려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한번에 한 사람, 또는 몇 사람 이상은 소통하지 못하잖아요. 하지만 무대에 있는 동안에는 직접 말을 하지 않아도, 배우로서 어떤 감정을 실어냈을 때 사람들이 반응하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이게 소통이고 교감이라고 생각을 해요. 처음 만나서 말 한마디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마음이 통한 거지요. 그리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잘 봤습니다. 즐거웠어요’하고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되잖아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그렇게 한꺼번에 열릴 수가 있더라구요.”

“<그녀들만 아는 공소시효>라는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요? 이를 통해 특별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인간의 본성? ”알고 보니 사람은 똑같다”는 주제를 담고 있는 작품이죠. 다들 다른 것 같지만 사람들을 똑같은 함정에 빠뜨리게 되는, 탐욕에 관한 이야기에요. 배경도 그렇지만 상황 자체가 참 일상적인데서 출발을 해요. 우리 동네에서 실제로, 아줌마들 모여 이야기하다가 벌어질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일이거든요. 그래서 관객들이 더 집중할 수 있고 현실감 있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나요?”
“지금 이 <공소시효>처럼 레퍼터리화가 가능해서, 이곳저곳 성북 내 많은 곳에서 공연을 만들고 많은 주민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그리고 기존의 연극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서 우리 마을의 이야기,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사는 이야기를 직접 해 보고 싶구요.”

연극 <그녀들만 아는 공소시효>는 동네 골목길에서 일어난 주부들의 작은 충돌로 인해 소름끼치는 결말까지 이어지는 블랙코미디다. 9월 9일 노원문화예술회관의 초청으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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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황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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