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 의릉과 한국종합예술학교의 도로 뒷편으로 돌곶이생활예술문화센터가 들어섰다. 낡은 석관동 지역엔 단비같이 반가운 제작 공간의 등장이다.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올 2월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8월에 개관식을 가졌다. 개관식엔 인근 봉제공장에서 버려진 천으로 인공식물을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재치와 의미를 더했다.
뜻있는 동네분들이 모여 기획하는 의릉 축제 회의와 만들기 워크숍이 있있던 평범한 가을 날, 돌곶이 센터의 일상을 엿봤다.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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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런 살구 열매로 여름을 장식하고, 이제는 늙은 감나무가 굽어지도록 감이 익어가는 뒷마당에서 이승희 센터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센터는 센터장님을 포함하여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박이현님, 예술강사 곽진무님 등 3명의 상근자가 있다. 8월 11일. 정식 개소한 지가 얼마되지 않아, 언뜻 조용해 보였지만 다양한 활동을 구상하고 프로그램화하면서 돌곶이센터만의 특성을 파악하고 천천히 함께 가는 태도로 일하시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성북마을기자단 박경자
만들기로 소통하는 공유공간-을 지향하는 센터는, 다양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나와 동네에 필요한 것을 만들고, 수리하는 워크샵과 세미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마당 텃밭과 옥상 텃밭의 자연 친화 컨셉과 제작의 수준을 대중과 아동으로 낮춰 테라리움 만들기, 액체괴물 만들기 등의 수업을 진행한 이력. 등 동네의 작업실이 되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센터는 제작의 즐거움을 기본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센터는 지하 공간과 1층, 2층, 옥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지하엔 무대로 활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과 지하합주실이 있다. 이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연극활동, 돌곶이 뚱땅단의 연습이 이루어진다. 드로잉 클래스도 이루어졌다는데 매력적인 스케치들이 남아있었다.
1층은 워크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제작하는 장소로, 다양한 기구들이 슬그머니 자리를 잡고 있다. ‘고물을 보물로’ 만드는 돌곶이 뚱땅단은 동네에서 버려지는 폐가구를 이용한 목공 워크샵을 계획 중이다.
2층은 사무실을 겸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워크숍 등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일반 주택을 리모델링해서 편안함이 있고, 곳곳에 게시된 사진과 글을 통해 그동안 이 곳에서 수고한 분들의 열정을 볼 수 있다.
한 지붕 건너 의릉이 보이고, 맑은 가을 하늘도 올려다보이는 옥상텃밭도 확인했다. 배추와 무를 심으셨다는데 잘 자라고 있었고, 김치담기도 이어서 하실 예정이라고 한다.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이 날 진행된, 워크숍의 주제는 ‘종이베틀로 컵받침 만들기’였다. 도화지를 손수 잘라 베틀을 만들고, 씨실과 날실을 떠올리며 실을 엮어 교차시키는 작업으로 생각보다 즐거웠다. 기본 직조 과정을 알면, 컵받침, 손목팔찌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또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 호기심 넘치는 대화를 나누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이었다.
석관동에 거주하는 학부모님들, 만들기에 관심있는 다양한 분들이 모이니 만드는 것을 뛰어넘어 돌곶이 지역에 대한 소식도 나누게 됐다. 돌곶이 생활예술 문화센터의 역할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성북마을기자단 박경자
오래된 동네, 정감어린 마을이라는 특성을 살리며, 풍선처럼 다양한 색감과 재미가 넘쳐나는 센터장님과 주민들의 활동. 앞으로 그들이 보여주는 여정을 드라마처럼 확인하며 꼼꼼히 듣고 보고 싶어진다.
* 돌곶이 생활예술 문화센터 : 서울시 성북구 화랑로 32길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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