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영역으로 건너뛰기
성사경통신원

동덕여대 환경지기와 함께하는 미세먼지 Clear!!!

사용자의 프로필 이미지
by 담디
2017년 11월 2일
KakaoTalk_20171031_172513543.jpg
ⓒ 성북마을기자단 황선영

“자,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맞을까요, 아닐까요?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

10월 13일 오후, 과학실에 모인 숭덕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은 저마다 손을 반짝 들어 올린다. 아이들은 지금 미세먼지에 관한 과학 퀴즈를 풀어보고 있다. 아까 선생님들이 화면에 슬라이드를 띄워주며 하나하나 알려준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상식이 잠시 후 퀴즈로 돌아온 것이다. 아이들은 배운 내용을 잊지 않고 퀴즈를 풀어 나간다. 정답을 맞춘 학생들에게 교단 주위에 선 다른 세 명의 선생님들이 상으로 캔디를 하나씩 나누어 준다. 이 작은 상은 오늘 배운 내용이 아이들의 머릿 속으로 쏙 들어가 상식으로 자리잡기 위해 달콤한 도움을 줄 것이다. 

KakaoTalk_20171031_172515514.jpg
KakaoTalk_20171031_172504060.jpg
ⓒ 성북마을기자단 황선영

다음 순서를 위해 선생님들은 각 조별로 실험도구를 나누어 준다. 오늘의 실험은 투명한 플라스틱 상자 안에 의류를 넣어두고 상자를 흔들어 그 안에서 발생한 먼지를 측정하는 분진 계측 실험이다. 이 실험을 통해 우리 일상에서 먼지가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안에 든 옷은 선생님들이 직접 연구실에서 가져온 실험복이라는데, 선생님 것은 아니고 “선생님의 친구들” 것이라고 힘주어 강조한다. 

상자를 힘차게 흔들어 먼지를 일으키기 전에, 아이들은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선생님들이 설명하는 실험 과정을 진지하게 경청한다. 실험이 시작되자 저마다 상자 흔들기며 처음 보는 계측기 작동을 서로 서로 먼저 해보겠다고 요청하다가 결국 차례를 기다려 한 사람씩 돌아가며 기계를 사용해 보기로 한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실험에 집중한다.

오늘의 선생님들은 동덕여대 보건관리학과 재학생들이다. 김다영, 김소현, 김수민, 남경남, 안도희, 장현아, 최지원. 이들 7명의 학생들이 ‘환경지기’라는 이름으로 올 하반기 <미세먼지 Clear!!!>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성북구마을만들기 2차 공모사업 청년 부분에 지원한 이들은 평소 학교 수업을 통해 공부한 내용을 아이들에게 알기 쉽게 풀어서 가르치며 실생활에 직접 적용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환경지기는 원래 보건관리학과 내에 결성된 동아리로 여러 가지 자체적인 활동을 해 오고 있었으며, 올 여름 교수님의 권유를 통해 마을지원사업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흥미롭고도 유익할 만한 주제를 찾아 ‘미세먼지에 대해 바로 알고 안전하게 대처하기’라는 프로그램 목표를 세우고, 각 단계별로 실험을 구상하고, 실험 도구를 준비하고, 환경지기 모임원들이 돌아가며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고 실험을 보조하는 작업을 모두 스스로 설계하고 진행하고 있다. 전공 분야에 대한 지식이야 물론 많겠지만, 요즘처럼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에 스펙쌓기에 여러모로 바쁘다는 때에, 지역에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스스로 운영해 보기까지 한다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더구나 이제까지 대학생들이 마을공동체 사업에서 중점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지 않았기에 이들의 출연은 신선하고 흥미롭게 느껴진다.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일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오히려 즐겁다고 말한다. 학교 측에서 교사들이 나서서 아이들을 통솔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수업이 시작되면 모두 흥미를 갖고 진지하게 임한다는 것이다. 또 대학생으로서 지역을 위해 기여하는 의의에 대해서도 모두들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물론 이들이 모두 성북구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멀리 경기도에서 통학을 하는 친구들도 있고 졸업 후에 머무른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학교에 있는 동안은 근처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인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참여하고 싶고, 그것을 원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했다. 또, 자신들과 함께 재미있는 일들을 경험한 학생들이 자라나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이 지역을 위해 무엇인가 할 일을 생각하게 된다면 더욱 좋은 일일 것이라고도 했다. 

마을공동체 사업은 이제까지 마을에 오래 머무른 사람들이나 오래 머무르고픈 사람들, 즉 그 동네의 토박이인 중장년층이나 어린 아이가 있는 4인 가족이 위주였음을 떠올려 볼 때, 이제까지의 마을 사업에서 청년이 할 수 있는 일을 과소평가해 온 것이 아닌가 한다. 청년들이 마을에 오래 머물러 있지 않기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생각보다 지역 활동이나 공동체 이슈에 관심이 있었고 소속감을 원하며, 지역과 함께 하는 일을 찾고 싶다는 열망이 강하다는 청년을 자주 만나게 되고 놀라게 된다. 이 청년들이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하며, 기존에 마을살이에 동참하고 있던 사람들이 이들과 더 많이 만나고 손을 내밀어주기를 더욱 기대한다. 

KakaoTalk_20171031_172508179.jpg
선생님과 함께라면, 너희도 환경을 지키는 히어로가 될 수 있어! ⓒ 성북마을기자단 황선영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황선영]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