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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경통신원

따릉따릉~ 성북구에서 두바퀴 라이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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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디
2018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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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가장 잘 어울리는 탈 것은 뭐니뭐니해도 자전거가 아닐까? 봄꽃이 가득한 나무 아래를 자전거로 달리는 영화 속의 한 장면이 떠오르지 않더라도, 혹독했던 겨울이 걷히고 봄의 정취가 마음을 가볍게 해 주는 계절이 점점 다가올 때는, 날씬하고 가벼운 두 바퀴 위에 몸을 싣고 신선한 바람을 느끼며 달려보고 싶은 유혹을 느끼기 마련이다.


자전거를 가진 사람이라면 겨우내 느슨해진 체인을 조이고 바퀴를 점검하고, 자전거를 갖지 않은 사람이라도 구내에 점점 늘어나고 있는 공유자전거 ‘따릉이’라도 한번 타 볼까 싶은 계절. 그런데 문득, 성북구에서 자전거 생활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졌다. 성북구는 자전거를 타기 좋은 곳일까? 자전거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곳은 어디일까? 타기에 나쁘다면 어떤 점을 개선하는 게 좋을까? 성북구에서 자전거 생활자를 자처하는 3인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아이를 태우고 다니지만 운전자가 성인이라면 자전거 도로가 없을 때는 차도를 이용해야 하죠. 그렇지만 아이를 데리고 차도를 이용하는 건 확실히 불안해요. 게다가 자전거 도로는 신호를 받기 불편하게 설계된 경우가 많아요. 제가 살고 있는 장위동에는 자전거 전용 도로 펜스가 정말 필요해요. 북서울 꿈의 숲 앞은 강북구에서 관리하는데 펜스가 있어서 안전하다고 느끼는 반면, 성북구 방향은 펜스가 없어서 ‘목숨을 내놓고’ 달리는 기분이예요. 전체에 펜스를 지어줄 수 없느냐고 행정 기관에 문의도 해 봤지만 서울시는 지자체가 해야 하는 거라고 하고, 구는 시가 관리하는 거라고 하고… 서로 떠넘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장보기, 통학길 아이를 배웅하기 등 일상 생활을 자전거와 함께 하고 있는 A는 성북구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에 대해 불안한 마음을 가장 먼저 말했다. 아무래도 아이와 함께 이용하다 보니 안전에 가장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오토바이의 위협, 자전거 도로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보행자들… 어른들도 이런데 아이들이 자전거를 탈 수나 있을까 싶어요. 정말 궁금해요. 성북구 아이들은 어디서 자전거를 타나요?”


성북구 내는 물론이고 1시간 내 거리는 대부분 자전거로 이동한다는 생활형 자전거 유저 B는, 성북구는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위험하기도 하고 힘에도 부친다고 했다.



“성북구는 고개가 많잖아요. 종암동의 개운산이나 북한산의 두 능선- 그러니까 아리랑 고개나 미아리 고개만 벗어나면 나머지 길들은 비교적 평지이기는 하지만, 동소문로 같은 곳은 차량 통행이 많아서 위험해요. 가장 자전거를 타기 좋은 길은 하천변의 전용도로죠. 그 외에는 지선이나 왕복 4차선 도로 정도로 차량 통행이 적은 곳이 안전한 거구요.”


“성북구는 산과 언덕이 많아서 자전거를 타기에 제약이 많은 것 같아요. 업힐을 즐기는 라이더들에게는 북악 등이 좋은 코스가 되겠지만, 일상 생활에서 출퇴근이나 가벼운 운동 등의 목적으로 자전거를 타려는 사람들에게는 성북구의 산과 언덕들이 큰 장애물이죠. 그리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인프라도 많이 부족해요. 성북구에서 한강에 가려면 보통은 중랑천 자전거길을 통해 한강에 진입해야 하는데, 정릉로와 화랑로를 따라 중랑천으로 가는 코스는 빠르게 달리는 차량들과 부족한 자전거길 때문에 위험해서 매번 식은 땀이 날 정도여요. 그나마 요즘에는 정릉천 자전거길과 청계천 자전거길을 통해서도 한강에 진입할 수 있긴 한데, 월곡역입구 교차로 부근의 자전거 접근성이 좋지 않은 점은 늘 아쉬워요”


여가 시간에 스포츠로 자전거를 즐긴다는 여가형 라이더 C의 설명은 이렇다. 자전거를 타기 좋은 곳에 대해서는 3명의 생각이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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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자전거 타기 잘 된 길은 성북천이에요. 정릉천은 구분이 잘 안되고, 우이천은 잘 된 부분이 있으나 다른 구의 접경 부분이고 그 외엔 잘 된 도로가 없어요. 가다가 끊겨 있을 경우도 있고”


“저녁 시간대의 성북천 자전거길이 가장 타기 좋은 때와 장소예요. 저녁 시간대의 성북천길 동편은 보행자가 많지만, 서편은 보행자가 적고 자전거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서 안전하고 즐겁게 자전거를 타기에 좋습니다. 짧긴 해도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자전거길이라 생각해요. 성북천 자전거길 주변에는 맛집들도 많구요.”


공유자전거인 따릉이도 구내에 설치되는 곳이 점점 늘고 있는 듯한데, 생각보다 아직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은 듯 하다. 성북구 내에서 따릉이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자전거 이용자들의 생각을 물어 보았다.


A: “관리가 잘 되어 있는지 모르겠어요. 따릉이를 이용하러 가보면 탈 수 없는 상태의 것들도 많이 보여요.”


B: “따릉이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은 도로를 줄이고 자전거용 교통 체계를 만드는 거에요. 이용율이 미비하다면, 이유는 위험해서 안 타는 것. 딱 그거에요. 자전거 도로가 있어도 유명무실할 때가 많아요. 보행자 도로와 자전거 도로가 혼용된 곳 말인데요, 자전거 도로임을 인지 못하는 일반인들은 불편해 하죠. 그런데 생각해 보면 왜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들이 다퉈야 하나요? 차선 하나씩을 무조건 내줬으면 좋겠어요.”


C: “자전거 도로가 충분히 갖춰져야 할 것 같아요. 성북구에도 따릉이 대여소가 꽤 많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따릉이 대여소간의 자전거 도로는 화랑로와 월계로, 종암로 등의 극히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갖춰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저희 집 근처에도 따릉이 대여소가 있어서 종종 타는데, 차들이 쌩쌩 달리는 차도에 나가 고생을 좀 했어요. 사실 따릉이가 차도에 나가 차량 교통의 흐름에 맞춰서 빨리 달릴 수 있는 자전거는 아니거든요. 성북구에서 자전거를 안전하고 편하게 탈 수 있는 도로 여건이 하루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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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그 외에도 자전거 생활의 불편함으로 분실 도난의 위험이나 자전거 수리점을 찾아보기 힘든 것 등의 이야기들도 나왔다. 확실히 자전거는 도난의 우려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이용하기 어려운 점이 큰데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주차장처럼 자전거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자전거 환승 주차장 같은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옛날에는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어서 빠진 체인을 연결해 주거나 타이어를 때워주곤 했던 자전거포들이 요즘은 거의 보기 힘든 풍경이 되었다. 언젠가 뉴스에 본, 망가진 우산을 고치지 못해 버리거나 칼을 갈아주는 데를 알지 못해 새로 식칼을 산다는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사고파는 물건의 종류는 엄청나게 많아졌는데 반면 고쳐 쓰고 수리하는 기술들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 같다. 수리하고 고쳐 쓰고 다시 쓸 수 있게 하고 그러한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공유 경제가 맡아야 할 큰 몫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전거 이용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 참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런데 이런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자전거를 타는 이유가 있을까? 


“내 몸으로 가는 유일한 수단. 자전거를 좋아하기도 하고 대중교통보다 빨라요. 성북구에서 자전거 생활자로 사는 게 녹록하지는 않은 일이지만 얻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뭐니뭐니해도 해방감과 재미가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내가 원하는 곳을 교통체증이나 대중교통노선 걱정 없이 마음대로 갈 수 있고, 선택한 경로와 시간대에 따라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주변 상황 덕분에 질리지를 않아요. 목표로 한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의 성취감도 크구요.”



자전거라는 하나의 주제를 놓고서도 성북구가 해야 하는 일, 서울시가 해야 하는 일, 공유 경제가 해야 하는 일 등 많은 시사점이 정리되었다. 지형적으로 약점이 많음에도 성북구에서 자전거 생활을 촉진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다면 훨씬 더 친환경적이고 공유 경제가 살아 있는 성북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글] 성북마을기자단 황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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