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영역으로 건너뛰기
성사경통신원

성북동의 또 다른 명소가 될 선잠박물관 개관

사용자의 프로필 이미지
by 진느
2018년 4월 26일

1.jpg

ⓒ성북마을기자단 박경자 

예술과 문학과 전통이 숨 쉬는 성북동. 맛집과 멋집이 한가롭게 자리해서 서울 도보 나들이에 적합한 동네다. 문학인과 화가. 예술인들의 옛집을 비롯해 전통이 깃든 공간들이 가득한지라, 지극한 사랑을 받는 서울의 명소지만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런 마음을 읽은 듯 지난 4월 10일. 선잠박물관이 준비를 마치고 개관했다.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 선잠단에 대한 기록과 그 곳에서 이루어졌던 제사인 선잠제의 의미와 제사를 구성하고 있는 음악, 노래, 무용 등 조선시대의 문화와 예복까지 소개하고 있다. 4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의 외관은 옷을 입혀둔 것 같은 인상을 받는데, 눈에 잘 띄는 대로변에 위치하여 찾기 쉽다. 입장권을 끊고 1층부터 둘러보기로 한다.

제1부. 터를 찾다
제1 전시실은 조선시대 농업과 잠업을 토대로 풍요와 안정을 기원했던 공간인 선잠단과 그 곳에서 지냈던 신성스러운 제사인 선잠제를 영상 등의 첨단기술을 활용해 설명한다. 사적 83호 선잠단과 선잠제를 소개하고,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담은 전시실에는 현재 진행 중인 선잠단의 복원이야기도 담겨있어, 커다란 지도를 통해 성북동의 지리적 중요도와  전통미를 갖춘 공간들도 확인해본다.


4.jpg
ⓒ성북마을기자단 박경자 


제2부. 예를 더하다
제 2전시실인 2층에는 국가 의례로서의 선잠제의 모습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미니어져 모형이 있었다. 기록과 문서를 통해 접할 때는 어느 정도의 규모였는지 상상만 했었는데, 작은 사이즈로 축소해 둔 모형들은 보니 제사를 지내는 동안의 절차, 인원, 복장, 상차림 등 세밀한 부분까지 느낄 수 있었다. 최신기술인 입체영상은 물론 선잠제의 절차에 따른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구성과 영상, 재현 모형은 부분적으로 선택해서 관람할 수 있고 친잠의궤를 재해석한 신친잠의궤, 3DBOOK도 멋져서 눈길이 갔다. 


5.jpg

ⓒ성북마을기자단 박경자 


제3부. 풍요를 바라다
3층은 기획 전시실로 박물관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를 유리로 오픈해서 볼 수 있는 독특함이 있었고, 선잠박물관 개관기념 특별전시인 <비단실의 예술, 매듭장 김은영>전도 진행중이었다. 화려하고 멋스러운 노리개, 향낭 등 매듭의 미를 찾을 수 있다. 왕실의 비단창고는 몰래 들어가 살펴보는 듯한 떨림을 전해주었는데, 왕실의 여성 예복을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아름답고 색감도 풍부한 비단 원단을 만져볼 수도 있다. 양잠과 직조의 도구와 과정을 볼 수가 있는데, 누에가 만들어낸 명주실이 다양한 색감의 비단으로 완성되고, 비단이 의복이 되고, 예쁜 장신구가 되어 예복까지 완성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6.jpg
ⓒ성북마을기자단 박경자 
외국의 드레스를 입은 노란머리 공주인형을 익숙하게 가지고 놀던 세대였고 나의 딸도 그러한데, 한국의 공주들이 입었다는 예복과 장신구들도 서양 인형 못지않게 아름다웠다. 좀 더 친숙해질 수 있도록 이 다양한 전통 예복과 장신구들이 인형으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궁중 복식은 제작 과정은 물론 입는 순서와 절차까지 까다롭다고 알고 있다. 고급 소재인 비단을 이용해 왕실의 예복을 손수 짓고, 자수와 장신구까지 결합시킨 정성스러운 의복예술에서 경이로움을 느꼈다. 


7.jpg

ⓒ성북마을기자단 박경자 

며칠 전, 창덕궁 후원에서 왕이 직접 농사를 짓고 왕비가 누에를 쳤다는 장소를 방문했었다. 풍년과 직물생산으로 재정을 확보하고 나라의 안정을 추구했던 조선시대의 문화와 삶을 다시 한 번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박물관의 4층은 옥상인 하늘정원이다. 사방으로 성북동의 다양한 전경을 내려다보고 맑은 하늘까지 바라볼 수 있다. 예술가들의 삶의 터전으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성북동에 박물관까지 들어서니 더욱 운치가 있었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다.


8.jpg

ⓒ성북마을기자단 박경자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잠단지의 역사를 담고자 2016년부터 조사와 준비를 통해 2018년도에 개관한 선잠박물관을 보니 곧 오픈 예정인 선잠단지도 기대가 된다. 선잠단의 위치와 전체규모 등을 확인해서 역사적 가치를 밝히고 원형복원을 위한 공사를 실시한다고 한다. 연계프로그램으로 선잠 역사문화교실도 운영 예정이고, 떨잠 만들기, 전통매듭 팔찌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예정이다. 

살아갈수록 우리의 것은 소중한 것이라고 느끼게 되는 대목이 많아지는데, 조선시대 의복 문화와 생활을 의미있게 구성하고, 기록한 선잠단지와 선잠박물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성북동에서 빛나길 희망해본다.


● 성북선잠박물관  
– 주소 :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96
– 입장 안내 : 매일 10:00 ~18:00 / 월요일 공휴일 후뮤
   입장료 : 성인 1,000원/ 중.고등학생 500원 / 초등학생 300원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박경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