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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성북동 선잠박물관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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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북마을
2019년 8월 30일

뽕나무를 재배해 누에를 길러 고치를 생산하여 의복을 만들었던 잠업은 농업과 더불어 고대 사회 발전의 주요한 원동력이었다. 왕실에서는 잠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 해의 안정과 풍요를 기원하였다. 조선 시대에는 양잠을 처음 가르친 서릉씨를 선잠으로 받들어 제사를 지내는 선잠제가 더욱 중요하게 여겨져 꾸준히 시행되었다. 제사를 지내던 선잠단이 조선시대 500년을 이어 지금까지 성북동에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선잠단과 선잠제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고자 건립된 성북선잠박물관. 선잠단지와 연계하여 역사성과 상징성을 제고하고 자랑스러운 역사 문화를 계승, 가치를 알리기 위해 전시와 함께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8월에는 2019 여름방학 체험프로그램 <선잠여름나기>를 운영했다.

여름방학을 맞은 초등학생 딸아이와 함께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한 후 박물관을 찾아갔다. 전시해설도 진행하고 있어 체험 전, 도슨트를 따라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1층은 교육실로 앞선 체험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라 2층으로 올라갔다. 조선 시대 선잠제에 관해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선잠제를 실시하고 있는 모형. 알록달록 의복을 갖춘 모형들이 절을 하고, 악기를 불고, 춤을 추고 있다. 실제 제사를 지내는 동안 제관들은 규범과 법칙에 맞춰 희생과 폐백을 올렸고, 악공과 일무가 절차 별로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었다 한다. 전시실에는 제례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과 선잠제 절차 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헤드셋도 마련되어 있다. 선잠제는 의례 속에 악, 가, 무 그리고 음식이 어우러진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전시실의 안쪽으로 들어가면 친잠의궤 내용을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친잠의궤란 1767년(영조 43) 경복궁 강녕전 옛터에서 시행된 제사와 친잠례의 준비과정과 내용을 기록한 의궤이다. 친잠례는 왕비가 손수 누에치기의 모범을 보여 양잠을 장려하기 위한 의식이다. 왕비의 친잠은 1477년(성종 8)에 이르러 처음으로 시행되어 조선 시대에 총 8번 시행되었다.

3층으로 올라서니 전시장 입구에 커다란 뽕나무 그림자가 그려져 있다. 천연기념물 제471호 창덕궁 뽕나무의 모습이다. 가만히 서서 보고 있자니 어디선가 쏴~쏴~ 빗소리가 들린다.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 중 하나인 누에 뽕잎 갉아 먹는 소리란다. 조선 시대에는 궁궐 안에도 뽕나무를 심어 누에를 키웠는데 1423년(세종 5)의 기록에 따르면 경복궁 안에 3,590그루, 창덕궁 안에 1,000여 그루의 뽕나무가 있었다 한다.

그 많던 뽕나무는 어디로 갔을까?

누에 뽕잎 갉아 먹는 소리를 들으며 전시실로 들어서면 쪽빛의 세상을 만나게 된다. 기획전시 <하늘과 바람과 시간 : 한국의 파란색 전>이다. 한국의 전통 오방정색 중 파란색을 주요한 테마로 삼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오랜 세월 한 길을 걸어온 염색장 정관채, 배첩장 정찬정, 한지장 장성우 장인의 작품에서 전통의 길과 가치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비단, 모시, 종이 등 다양한 재료와 매체로 표현한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을 모두 둘러본 후에는 다시 1층으로 내려가 교육실로 들어섰다. 누에의 모습, 종류 등 누에에 대해 알아보았다. 누에는 5령까지 자라는데 1령 무게의 10,000배까지 커진다. 아이들과 함께 체험하면서 뽑을 고치실의 길이는 63빌딩을 3번 왕복해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할 정도의 길이란다. 설명을 들은 후 각자 자리에 앉아 누에고치 실 뽑기를 해보았다. 타래를 빙글빙글 돌려 실을 감아도 감아도 계속해서 고치실이 뽑혀 나온다. 다 뽑으려면 반나절 정도가 걸린다고.

2019 여름방학 체험프로그램 <선잠여름나기>는 끝이 났지만 선잠박물관에서는 전시해설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계속해서 마련하고 있다. 9월에는 성인을 대상으로 아기 두렁치마 만들기, 에이프런 스커트 만들기를 진행한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접하며 체험해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교육 신청 https://museum.sb.go.k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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