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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나무와열매 개소 6주년 포괄적돌봄 심포지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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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북마을
2019년 8월 30일

Nothing about us, without us. (우리를 빼고 우리들의 일을 결정하지 마라.) 장애인권리조약의 핵심구호였다. 흔히 장애인은 의사능력이나 행위능력이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자기결정권이나 자기주장 역시 할 수 없는 결핍된 상태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장애인은 불완전한 대상이나 동정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그저 함께 살아가는 존재일 뿐이다. 1990년 파리에서 지적장애인 부모모임 세계대회가 개최되었다. 당사자 모임이 열리게 되어 일본에서 4명의 지적장애인이 처음으로 참가했다. 그들의 이야기 주제는 다름 아닌 ‘불임수술’이나 ‘결혼 후 육아의 어려움’ 등이었다. 그들은 엄연히 사회의 한 구성원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구성원 중에서도 기혼자 그룹에 속하는 어엿한 부모였다.

이것을 계기로 일본에서는 지적장애인 당사자운동이 시작되어 People First Japan이 결성되었다고 한다. 또한 2018년 12월경에는 제 24회 전국실행위원회가 열려 강제불임수술이나 쓰쿠이 야마유리원 사건(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의 장애인시설에서 19명이 피살당한 사건)에 대해 의견교환이 이루어졌다. 그들은 오롯이 ‘당사자’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의 장애인은 ‘18년 기준 2,585,874명(통계청)이다. 지체장애와 지적장애, 시각·청각·언어, 뇌병변, 뇌전증, 자폐성, 정신, 신장, 심장, 호흡기, 간, 안면, 장루·요루의 심신장애를 총망라한 수치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5% 가량 되는 적지 않은 수다. 다시 말 해, 100명 중 다섯 명 꼴로 장애가 있는 셈인데 막상 우리가 생활 속에서 장애인을 마주치는 빈도수는 그리 잦지 않다. 오히려 대단히 드문 편이다. 왜 그런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으나 아직 장애인들이 원활히 외출하기에 녹록치 않은 환경 탓일 터다. 그렇다면 장애인의 다른 비장애인 가족들은 어떨까? 단순히 장애인 전용 엘리베이터나 장애인 전용 시설을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문제가 많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인식의 전환이 아닐까.

성북구에 소재한 나무와열매(서울 성북구 동소문로260 길음 환승 주차장 빌딩 701호,702호)는 올해로 6주년을 맞이했다. 나무와열매는 장애인, 장애인부모, 장애가정과 함께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장애당사자 부모와 가족, 후원인으로 구성되어 지역 내 장애인 돌봄문제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복지 증진을 위해 재활, 여가 및 자립지원 서비스를 장애부모 스스로가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또한 ‘나무와열매’는 장애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장애통합돌봄터 특성화를 통하여 장애인이 마을 안에서, 사회 안에서 함께 어우러지고 상생활 수 있는 문턱 없는 마을공동체를 지향한다.

이러한 한국의 나무와열매가 일본 로코칸의 장애인 지원사업소와 만났다. 2019년 8월 3일 오후, 성북구에 위치한 시온성교회에서 나무와열매 개소 6주년을 맞아 일본 오사카 공생교육연구소와 포괄적(Inclusive) 돌봄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나무와열매,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가 주최·주관하고 번역협동조합이 통역을, 에이유디사회적협동조합이 자막을 도맡아 소통을 도왔다. 나무와열매 김경예 센터장과 공생교육연구소 다테야마 히데오 목사는 공동의 가치를 함께 나누는 교류와 협력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가야 한다고 심포지엄의 시작을 열였다. 심포지엄에는 이소영 성북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이사장, 이인순 성북구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도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이후 호리 토모하루 공생 교육연구소 대표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강연의 주제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서로 돕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로 장애인이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로 방치·격리하는 접근이 잘못된 것이라는 인클루시브에 기반하고 있다. 인클루시브(포괄적 돌봄)는 돌보는 사람과 돌봄을 받는 사람이 배려와 신뢰를 바탕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또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움직임이다.

포괄적돌봄은 배제가 아닌 공생을 추구하는 것이 아닐까. 앞으로도 포괄적돌봄 관련 교류가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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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우리의 문제를 협동으로 해결하는 함께 사는 성북마을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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