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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주민참여형 거리마켓과 청년창업가게가 함께 하는 ‘두근두근 별길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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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북마을
2019년 10월 31일

한때 불법유해업소가 밀집해 있던 공간이 폐업 후 다시 불법업소로 재개업하는 것을 막고 수십년간 활력을 잃었던 거리를 되살리기 위해 행정과 주민, 청년과 지역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모두의 열정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지역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유해업소가 폐업한 뒤 비어 있던 공간은 새로운 도전을 위한 청년창업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청년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모두가 밝고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길음역에서 미아초등학교로 향하는 삼양로 거리가 바로 그곳이다.

10월 6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가득한 주민참여형 거리마켓 ‘두근두근 별길마켓’의 두 번째 행사가 열렸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걷고 싶은 거리, 문화로 숨 쉬는 거리로 탈바꿈하기 위한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많은 가족들이 손을 잡고 나들이를 나와 즐거운 일요일 오후를 만끽하고 지역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었다.

개막 전, 지역 주민 예술인들이 갈고 닦아온 실력을 뽐내는 문화 공연으로 행사의 분위기는 한층 더 흥이 올랐다. 공연의 주인공은 미아초등학교 학생들로 유쾌한 난타공연을 선보였다. 귀를 사로 잡는 멋진 공연 이후에는 입맛을 만족시킬 근사한 음식은 어떨까. 지난 7월. 첫 번째 행사 때 문을 연 청년가게 1호점 낭만덮밥(삼양로 53)에서는 신선하고 정직한 재료로 만드는 덮밥을 맛 볼 수 있다. 귀와 입이 즐거웠으니 이번에는 눈이 호강할 차례.

청년가게 1호점에 이어 두 번째로 문을 열게 된 청년가게 2호점 불나방(삼양로 15-1)은 실험적이고 재미있는 현대미술 전시를 만날 수 있는 예술 공간이다. 불나방 내부로 들어가니 영상으로 보여지는 작품들과 바닥에 구겨진 종이들로 가득하다. 세 가지 색깔의 종이들은 각각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일까? 호기심에 파란색 종이를 먼저 펼쳐 보니 전시를 시작하게 된 동기 등 불나방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그렇다면 분홍색 종이에는 과연 무슨 내용이 적혀 있을까. 기대를 안고 펼쳐 보니 전시회에서 전시중인 작품들이 인쇄되어 있었다. 다음으로는 보라색 종이. 보라색 종이에는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과 작품에 대한 소개가 적혀 있었다. 덕분에 미술에 대해 식견이 없거나 잘 알지 못해도 편하게 불나방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했다. 마을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예술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요즘의 흐름에 걸맞는 공간이었다.

불나방은 앞뒤를 가리지 않는 열정으로 불꽃을 피워내는 이 세상의 모든 예술계 불나방들과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순수미술을 전공했던 청년들이 각자의 살 길과 앞날을 모색하던 중 그들의 전공인 미술로 돌아와 불나방을 결성한 것이다.

그 외에 삼양로 일대에 펼쳐진 거리마켓은 주민참여 존(ZONE)으로 지역주민들이 직접 준비해서 펼쳐 놓은 중고용품, 수공예품 등을 판매하는 테이블장, 돗자리장, 걸개장 등의 지역단체부스들이 마련되어 있다. 지역 내의 여러 가게를 다니면서 참여할 수 있는 스탬프투어 코너에도 참여할 수 있다. 빙고를 완성하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형식이었다. 뿐만 아니라 체험놀이 존(ZONE)에는 예술체험워크숍과 어린이놀이터가 있어 가족들의 놀이 장소가 되기도 했다. 특히 업사이클링을 활용한 놀이 박스의 집, 공공공, 모래를 밟자, 하늘사다리, 그네놀이, 자전거발전놀이 등 오브제 놀이터에서 어린이들은 신나게 뛰노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한켠에는 첫 번째 열렸던 별길마켓의 풍경과 청년가게 오픈 사진이 전시되어 있어서 지나온 시간을 추억할 수 있게 했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그림으로 표현한 거리의 변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머금게 하기도 했다.

두근두근 별길마켓은 모두가 즐겁게 웃으며 함께 할 수 있는 설렘 가득한 행사였다. 또한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힘과 지혜를 합쳐 깨끗하고 건강한 거리로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많은 공동체들의 참여가 한 데 모인 삼양로의 주민참여형 거리마켓에서 풍성한 가을을 느껴본다. 이제 사람이 다니지 않는 거리, 밤에 다니기 무서운 거리였던 삼양로의 과거 모습은 잊어주기 바란다. 앞으로도 이 거리를 깨끗하고 활력 넘치는 거리로 만들어 가려는 모두의 노력은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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