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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경통신원

세계 유일무이 떠 먹는 술 이화주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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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북마을
2019년 11월 29일

성북 50플러스 센터에서 진행되는 전통주 만들기 8번의 수업과 함께 발효주가 익어가듯 가을도 무르익어 어느덧 수강생들의 옷소매도 길어졌다. 누룩이 뭔지도 잘 모르던 나는 정성을 빚어 담으며 누룩취에 익숙해져 갔다.

단번에 빚어 발효시켜 개미알 같은 밥알이 동동 뜬 부의주부터 입에 머금기도 아깝다는 석탄주와 생전 듣도 보도 못 했던 떠 먹는 술 이화주까지! 무엇하나 빠질 것 없던 주옥같던 수업과 선생님의 입담에 냉장고의 술통과 이야기 꽃은 늘어만 갔다.

전통주 수업을 마무리하며 우리 술을 잘 알고 잘 만들어서, 잘 마시자는 전통주 강의의 하이라이트! 이화주 만들기에 대한 소개를 해 볼까 한다.

고려시대부터 문헌과 역사책에 등장 하는 것으로 보아 왕가나 양반 등 부유한 집에서 전래되어온 고급 전통주로, 배꽃 필 때 빚거나 그 무렵 누룩을 만들어 빚어 술이 배꽃처럼 희다 하여 이화주라고 불린다.

쌀이라는 고급 재료로만 공을 들여 고생스레 만들어 내어야 했으므로, 특권층이 즐긴 술로 여겨진다.

물을 거의 넣지 않고 빚어 흡사 떠먹는 요구르트 같은 물성을 보이며, 숟가락으로 떠 먹거나 물에 타 음료수로 즐기며, 나이 많은 노인과 갓 젖을 뗀 어린 아이들의 간식으로도 곧잘 이용되었다.

최근에는 칵테일이나 샐러드에도 활용되고 피부 미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손목이 부서져라 떡과 누룩을 치대야 하는 과정을 익히 들었지만 떠 먹는 술을 만든다는 설레는 마음을 누를 길이 없었다.

일반 발효주처럼 멥쌀이나 찹쌀을 사용하지 않고 쌀가루와 이화곡이라는 특수한 누룩을 사용하는데, 먼저 고운 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반죽하여 구멍떡(가운데 구멍이 뚫린 떡)을 만든다.

그리곤 팔팔 끓는 물에 삶아 내어 뜨거울 때 멍울이 지지 않게 부지런히 으깨어 준다. 300그램 정도의 멥쌀가루 양에도 수강생들은 땀이 날 정도로 힘을 주어 구멍떡을 으깨어 보았다. 수킬로그램의 쌀가루를 다루신다는 선생님 말씀에 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후엔 잘 펴서 식힌 반죽에 이화곡이라는 쌀로 만든 누룩을 섞어 발효통에 넣고 발효를 시킨다. 온도에 따라 일-이주일정도 여유를 두고 맛을 보아 가며 나의 취향에 맞는 이화주를 찾고, 냉장고에서 보관을 하라고 하였다.

선배 기수에서 만드신 이화주와 시중의 다양한 이화주들, 3년 숙성된 이화주를 꺼내 보여 수강생들의 입맛을 돌게 하였다. 더불어 먹을 안주들로 빵과 떡 등이 준비되었고 시음회가 펼쳐졌다.

눈으로 한 번, 코로 한 번, 혀로 한 번 테이스팅을 하며 만들어진 시기와 온도, 물성, 향, 맛 등을 비교해 보았다. 혀를 감아 도는 이 맛은 분명 발효주와 막걸리 맛인데 떠 먹는 요구르트 맛이 나기도 하면서, 알콜의 취기가 올라오는 아주 매력적인 술이었다.

만들어진 시기에 따라 누르스름한 정도와 물성이 달랐다. 온도나 습도에 따라서도 이렇게 민감한 것이 술이었다. 시중의 이화주는 흡사 발효유 같은 향과 모양이었다. 더불어 시중에 나오는 다양한 이화주들의 유래와 탄생 비화도 들어가며 이렇게 멋진 술이 대중에게 보다 보편적으로 알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화곡이라는 쌀누룩의 가격이 워낙 비싸고, 만드는 이의 수고로움이 녹아 들어간 덕에 이화주의 유통 가격은 가격이 있는 편이지만, 가열 처리를 하지 않고 첨가물 없이도 저장 기간이 길고, 다양한 활용 방법이 있어 선물용으로 만들기에 적합한 술이라고 하셨다.

내가 만든 이화주도 발효기간을 거쳐 숙성기간으로 접어 들고 있다. 빛깔과 맛이 어찌나 좋은지 몰래 먹기도 아까운 나의 술!

술 빚는 첫 단계에서부터 빚는 이의 수고가 클수록 맛이 깊어지는 것이 술이라고 했던가. 빚는 이의 정성에 살아있는 미생물들도 반응하니 덩달아 술의 맛이 좋아질 수밖에!

셀 수도 없이 많은 술들이 있지만 내가 만들기 좋고 맛이 좋은 술을 찾아서 많이 만들어보고 맛보는 재미를 찾으라는 선생님의 당부와 함께한 8주라는 시간, 우리 술에 대해 보다 깊은 관심과 감사를 표하는 강의가 되었다.

 

[글 성북마을기자단 김다은/사진 성북구 50플러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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