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활동가 역량강화교육 ‘마을기록개론’
기억을 기억으로 남기지 않고, 기록으로 남기는 활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을의 형성, 마을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이야기 등을 수집하여 과거를 추억한다.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에서는 마을 기록에 관심이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마을활동가 역량강화교육 ‘마을기록개론’ 강의를 마련했다. 이번 강의는 온·오프라인으로 11월 17일(화), 12월 1일(화)은 오후 1시 30분부터, 11월 24일(화)은 오전 10시부터 2시간동안 총 세 번의 강의로 준비했다. 1강 ‘마을기록의 이해’, 2강 ‘일상과 공동체_마을기록 어떻게 할 것인가’, 3강 ‘마을기록, 사람을 담다’로 구성되었다.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3층 교육실에는 마을지원활동가들이 모였다.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지키기 위해 현장 참여자는 소수의 인원으로 진행했다. 온라인 참여자는 사전에 선착순으로 20명 신청을 받았다. 성북구에서 활동하는 성북구민이나 마을활동가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강의 당일 온라인(리모트미팅)으로 접속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온라인 교육 참여는 현장에서의 생동감은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강의는 코로나 시대에 맞춤형 강의였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기록, 기록관리와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수많은 기록들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조선왕조실록, 팔만대장경 경판, 난중일기 등 16개의 기록들이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조선왕조실록(http://sillok.history.go.kr/)은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돌아온 길을 되짚어볼 수 있고, 지혜와 정보가 가득 담겨 있어 시간이 지난 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기록으로 공공기관에서 만들어지는 공식자료는 영구적인 보존 가치가 있다.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주민들의 생활, 관계 등 현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기록한다. 특히 마을공동체에서 관계의 흔적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아카이빙은 참여자들 스스로가 역사를 만들어간다. 사진을 모으고, 이야기를 모아 지나온 시간을 자료집으로 만드는 것이 하나의 기록이다.
과거 우리는 멀리 있는 누군가와 편지로 소통했다. 지금은 온라인으로 손쉽게 연락하고, 대용량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시대로 변했다. 빠른 속도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어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누구나 기록을 남기고, 흔적을 남길 수는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수많은 기록을 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 내가 지나온 시간에 대한 기록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마을기록을 시작하기 전에 왜, 무엇을, 누가/누구를, 어디에, 어떻게 공개하고, 공유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모여 자유롭게 주제를 제안하고,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정보가 모아지게 된다. 마을에 기록할 만한 자료가 우연히 마법처럼 발견될 수도 있다. 자료는 혼자 모으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하나씩이라도 수집하다보면 언젠가는 주민들에게 공개할 수 있는 기록물이 된다.
마을 기록을 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에 오래 살았던 분들의 이야기를 수집한다. 기록 활동을 할 때에는 질문을 하고, 사진을 찍고, 메모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지역에 있는 공유공간 이용으로 기록 활동을 알리게 되고, 지역 주민들이 관심을 갖게 된다. 기록 작업은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야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수고로, 꾸준히 기록을 남기다보면 언젠가는 멋진 전시도 할 수 있고, 작품도 만들 수 있고, 책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일상 속에서 조금씩 기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만나 서로 다른 경험이 새로운 경험으로 만들어지는 멋진 경험을 느끼게 된다.
기록은 결론이 아니고, 언젠가는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과정이다. 마을기록은 마을공동체와 주민들이 만들었지만, 누구나 공유할 수 있어야 하는 공유자산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기록하는 마을의 기록을 통해 마을의 가치가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인정해 주지 않아도 마을활동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마을기록개론의 시작이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