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어웨이큰은 성북구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창업한 디자인 전문 스타트업이다. ‘뱃지’를 대표 아이템으로 전시, 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의 굿즈 상품을 제작한다. 대표를 포함해 디자이너 3명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스타트업이지만,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대학로를 비롯한 주요 전시장과 공연장에 꾸준히 상품을 제작 납품하고, 디즈니, 유니버설스튜디오, YG 등 글로벌 콘텐츠의 굿즈 상품을 기획 및 제작하고 있다. 기부 프로젝트를 비롯한 다양한 자체 상품을 출시하고, 전시 아트샵을 운영하는 등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Q.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부터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어요. 대기업들의 브랜드를 유지 보수하는 작은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일하면서 남는 시간에 취미로 뱃지를 디자인했고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 판매를 하게 되었어요. 당시에는 스마트스토어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지도 않았고 소셜미디어에서 커머스 기능을 본격적으로 지원하지도 않을 때라 같이 성장해 왔다는 것이 신기하고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재미삼아 시작했던 일이 주목을 받자, 전시 기획사와 디즈니 행사 기획사에서 입점 제안이 왔고 그 이후로는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가 쌓여 여러 제작사들과 꾸준히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핀어웨이큰 김고은 대표
Q. 가장 뿌듯했던 일, 성과는 무엇일까요?
지금은 전시회나 공연장의 기념품샵에 가면 뱃지가 기본 아이템이 되어 있지만 제가 처음 뱃지를 만들어서 판매할 때까지만 해도 뱃지가 지금처럼 대중적인 아이템이 아니었어요. 보통 뱃지는 관광지 가판대에서 포장 없이 쌓아놓고 판매하거나 올림픽 같은 큰 행사에서 기념주화처럼 발매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대중적인 디자인 상품으로 자리 잡게 한 것에 일조한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평소에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 기회가 오거나, 마블이나 디즈니 같은 대형 라이센스 제품을 만드는 것도 무척 뿌듯하지만, 소극장 공연을 찾는 팬분들이 굿즈 너무 예쁘다고 말씀해주실 때도 참 힘이 나요. 소비자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소규모 조직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대표아이템으로 뱃지를 선택한 이유는요?
가장 큰 이유는 3D 제품 디자인을 해본 적 없는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그래픽 디자인만 가지고 바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옛날부터 배지는 지위를 상징하는 물건이었으니 그 자체로 매우 상징적인 물건이라 기념하기에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했어요. 크기도 작고 재고 관리도 쉽다는 점도 작게 사업을 시작하기에 좋은 점이었고요.
핀어웨이큰 엘리스뱃지와 마블뱃지
Q. 핀어웨이큰 제품만의 특징이 있나요?
뱃지 제품 자체에도 체인을 달거나 경첩을 접목 시키고, 야광 등 특수 안료를 사용하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해왔지만, 특히 디자인 전문가들이 모여있어, 패키지 디자인에 가장 많은 신경을 많이 쓸 수 있었어요, 명화 뱃지는 패키지를 접어 액자처럼 세울 수 있게 하고, 책을 원작으로 하는 뱃지는 책 모양의 패키지로 책을 꽂아 놓은 것처럼 보관할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를 접목했어요. 뱃지와 엽서를 결합한 연하장이나 카네이션 상품도 반응이 좋습니다.
Q. 기부 활동도 진행 하시는데 어떤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우주개 라이카>라는 이름으로 기획했던 기부 프로젝트가 트위터라는 매체의 특성과 잘 맞아서 큰 성과를 냈어요. 소련의 우주 개발 사업에서 희생된 유기견 라이카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뱃지를 디자인하고 판매 수익을 유기동물 보호 단체에 기부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조회수 11만 건을 기록하고 일주일 간의 리트윗 이벤트에서도 1만9천 리트윗을 기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총 천 만원의 기부금을 달성했고 이후 클레어스라는 코스메틱 브랜드와 협업하여 2018년 까지 꾸준히 기부 프로젝트를 이어갔고 추가로 1천 7백 만원을 기부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유사한 기부 행사들이 많이 생겨서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어떤 형태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우주개 라이카 프로젝트
Q. 앞으로의 계획과 상품이 있을까요?
전시나 공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다보니 지금처럼 오프라인 행사의 제약이 따르는 상황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아요. 벌써 2년 넘게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 신간을 구매하는 고객들을 위해 매달 테마에 맞는 새로운 뱃지를 제작하고 있는데 뜨거운 반응을 보면서 온라인 시장에서도 굿즈의 역할과 수요가 적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전시 공연업계에서도 온라인 스트리밍 등 꾸준한 온라인 판로 개척하고 있고, 굿즈도 그에 발맞추어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또한 새로운상품으로 AR 기술 등을 활용하여, 디자인 외적인 면에서도 콘텐츠의 의미를 더 잘 담을 수 있는 제품을 개발 중 입니다. 라이센스나 기술적으로 해결해야하는 과제들도 많지만 계속해서 작지만 큰 영향력이 있는 디자인을 하겠습니다.
핀어웨이큰 홈페이지 : http://biz.pinawakens.com/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김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