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런데,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릴 때부터 독서교육을 강조하지만, 스펙과 학습을 위한 목적으로 흐르는 듯해 안타깝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성장하고 더 나아가 타인을 이해하고 결국에는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힘을 기르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2023년까지 독서문화진흥계획을 수립하여 성인 연평균 독서율과 독서동아리 참여율을 높이려고 노력 중이다. 그 일환으로 독서아카데미를 지원하고 있다. 성북구에서는 잇다 사회적협동조합이 선정되어 ‘그림책과 환경’이라는 주제로 5번의 강의를 진행한다.
잇다 사회적협동조합은 도서관 운영 및 독서문화 활동의 공공성을 기본으로, 지속적이고 책임 있는 활동을 위한 체계적 교육과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설립되었다. 도서관과 책문화 마을공동체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힘쓰고 있다.
2022년 독서아카데미 역시 그림책을 통해 모두가 인식하고 힘을 모아야 하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9월 1일 목요일,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대강당에서 첫 번째 강좌 <독서 – 무한 상상 세계로의 여행길에 오르다>가 진행되었다.
2022년 독서아카데미 첫 강좌를 맡은 강사는 정든마을도서관장 김미희. 성북아동청소년네트워크 상임대표, 성북혁신교육지구사업 추진단장, 잇다사회적협동조합 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본격적인 강좌에 앞서 그림책 ‘하나라도 백 개인 사과’를 함께 읽으며, 왜 그림책을 읽어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보았다. 하나의 사과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서 각기 다른 생각을 떠올릴 수 있다며, 짧은 그림책 한 권에서도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그림책은 어린이만 읽는 책이 아니라, 어린이도 함께 읽는 책이라는 것!
그림책과 환경이라는 주제로 함께 한 첫 도서는 ‘숲을 그냥 내버려 둬!’. 강사님이 낭랑한 목소리로 낭독하셨다.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쓰였다 버린 것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수도 있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저자 다비드 모리송의 질문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야기를 듣고 기억에 남는 장면과 감상을 함께 나눈 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에 대해 함께 이야기했다. 제법 두꺼운 환경 책으로 그림책 ‘숲을 그냥 내버려 둬’와 절묘한 통합을 이루어 결국에는 같은 이야기를 끌어낸다.
‘침묵의 봄’은 1962년 미국의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이 출간한 도서로 시골 마을에 봄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한다. 원인은 바로 살충제였다고. 살충제는 해충을 죽이지만 수질도 오염시켜 이를 마시는 동식물의 조직 안에 축적되고, 생식세포에까지 침투되어 유전자를 교란할 수 있다. 살충제의 수질오염이 지구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 결론이다. 60년 전의 문제의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도 놀랍고도 안타깝다.
책들을 통해 환경에 대한 생각들을 나누고, 실천 방안도 함께 이야기했다. 한 사람만의 행동은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함께’가 되면 그 힘은 어디까지 뻗어갈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그것이 바로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독서토론의 진정한 힘이다. 침묵하지 않는 봄을 맞기 위하여 침묵하지 않는 우리가 되기, 이것이 2022 독서아카데미 ‘그림책과 환경’의 목적이다.
9월 1일 첫 강좌를 시작으로 격주 목요일마다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대강당에서 강좌가 진행된다. 민아원 작가, 소윤경 작가, 백은하 작가가 자신의 그림책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마지막은 정명희 녹색연합 전문위원의 강좌가 기다리고 있다. 남은 강좌에 모두 참여해도 되고, 시간이 여의찮다면 일회만 참석해도 무관하다. 신청은 네이버 폼으로 작성하면 된다. 문의는 02.2692.7111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7기 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