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0일 토요일, 환경의 달 6월을 맞아 제로웨이스트 마켓인 일상공감과 길음청년창업거리, 그리고 청년창업실험공간인 공업사가 함께 뜻을 모아 <일상의마켓>을 열었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이 행사에는 일상공감 길음, 손이 말하는 테이블, 정원의 손길, 성가소비녀회, 더이음 문화예술교육 협동조합, 리소케이크, 수다 프로젝트, 손수, 팬앤팬, 나를 돌봄 서로 돌봄 봄봄, 다락방 양품점, 성북구 자원순환팀 등이 참여했고, 제로웨이스트 마켓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빈칸살롱에서는 오후 1시~3시까지 청년창업실험공간 공업사 신현지 작가가 땀 흘리는 나무 팝업전시를 진행했고, 오후 3시~5시에는 빈칸살롱 티 워크숍이 열렸다. 세화 영어서점에서는 오후 3시~3시 30분에 정민아 가야금 연주자의 음악회를 열었다. 일상공감 길음에서는 우유팩, 멸균팩 10장에 휴지 1롤을 증정하는 이벤트와 플라스틱을 PP/PS/PE로 분류해서 가지고 오면 포인트를 적립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일상의 마켓’의 주 행사장은 일상공감 앞 주차장으로, 이날 하루, 축제 현장으로 변신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곳은 더이음 문화예술 교육플랫폼 협동조합이었다. 전통 민화를 귀엽게 그린 종이를 사용해 딱지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었는데 누구나 체험해 볼 수 있고, 모시풀 요정 빗자루도 판매 중이었다. 이 딱지는 100% 사탕수수로 만든 친환경 종이라고 한다. 마당에서는 현장에서 만든 딱지로 딱지치기 하는 사람들이 있어 신나는 볼거리가 되기도 했다.
일상공감 부스에서는 비목재 종이 메모지도 볼 수 있었다. 보통 종이는 친환경 재료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 역시 나무를 베어 만들곤 하는데, 이곳에서는 사탕수수와 코끼리 똥으로 만든 종이를 볼 수 있었다. 사탕수수는 설탕을 만든 뒤 나머지를 이용해 종이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약간 빳빳한 느낌이었고, 코끼리 똥으로 만든 종이는 그보다 더 부드러웠는데 동물의 배설물이 깨끗한 종이가 될 수 있다니 재밌게 느껴졌다.
다락방 양품점에서는 에코백과 양말, 손수건 등을 판매하고 있었고 봄봄에서는 실제로 재활용품 버리는 체험을 퀴즈 형태로 진행했고, 오래 기억할 수 있었다. 재활용도 재활용이지만 칼은 고철류에 막 버리면 안 되고 쓰레기를 청소하는 사람이 다치지 않게 잘 싸서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는 것도 강조했다.
팬앤펜은 출판사로 실용도서, 에세이, 여행 및 인문도서를 펴낸다고 한다. 귀여운 모양의 바늘꽂이를 판매하는 부스부터 다양한 부스들이 현장을 가득 매웠다. 그뿐 아니라 일상공감과 나란히 있는 미용실인 정원의 손길이라는 미용실은 일상의 마켓 행사가 열리는 동안 앞머리 커트를 저렴한 비용에 하고 있었다. 지역 상인들 뿐 아니라 동네 어른들과 어린이들까지 신나게 일상의 마켓을 즐기며 더 나은 지구의 환경 만들기 실천을 한마음으로 다짐했다.
행사가 한창 진행되던 그때 초여름의 날씨가 변덕을 부리기 시작했다. 일상의 마켓은 갑자기 마구 쏟아진 비와 바람으로 부스에서 내놓은 물건과 종이가 젖고 날아가는 통에 행사를 지속할 수 없어서, 아쉽게도 한 시간 이른 4시 무렵 서둘러 폐장했다.
일상의 마켓이 열린 길음청년 창업거리는 길음역 7번 출구부터 출발해서 미아 초등학교 방향으로 이어진 삼양로 성북구 구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청년창업인, 지역 상인,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문화와 감성이 어우러진 거리라고 한다. 세화영어서점, 한술식당, 청년공간 길:이음, 다이닝 효효, 청년창업실험공간 공업사, 낭만덮밥, 참족발 등이 청년 창업 거리에 포함된다.
일상공감 길음은 청년 공간은 아니지만, 좀 더 나은 마을을 만들기 위한 뜻을 길음 청년 창업거리와 함께 하고 있다. 예전에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다른 구에서 본 적이 있는데 집에서 가까운 성북구에도 이런 매장이 있다는 게 반가웠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나무로 만든 컵부터 친환경 빨대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 옆에는 이번 행사에 함께 참여한 리소케이크라는 케이크 주문 제작 공간과 미용실인 정원의 손길이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건물 입구는 1층이지만 지하공간인 카페 일일도 아늑한 분위기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길음청년 창업거리를 따라 걷다 보니, 청년실험공간 공업사는 주말이지만 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6월 말까지 ‘땀 흘리는 나무’라는 전시를 볼 수 있었는데 차와 도자를 통해 식물과 동물, 자연과 인간이 결합된 변이 상태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신현지의 도자 연작 <땀흘리는 나무>의 표면에는 작고 조밀한 구멍들이 나 있어 물을 담으면 땀을 흘리는 것처럼 물방울이 맺힌다고 한다. 이는 마치 멈추어져 있는 듯 보이는 존재들이 우리 앞에서 숨을 내쉬고 땀을 흘리며 자신의 신체 작용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전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차를 내려 대접하고 디저트도 준비해 주어 생각도 못 한 멋진 감각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이 역시 전시의 일부로 우리가 나무가 되어보는 체험이라고 한다.
청년공간 길:이음은 평일에만 오픈하는 공간이다 보니 일상의 마켓이 열리는 날에는 문이 닫혀있었다. 몇 주 뒤 평일에 다시 가보니 분주하게 공간을 정리하는 청년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마침 워크숍이 막 끝났다고 한다. 이날은 청년(예비) 창업자, N잡러, 노매드 워커를 위한 노션 강의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청년공간 길:이음은 청년들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사회로의 길을 이어주는 곳으로 창업특강, 멘토링 등 창업 지원 교육과 전시, 체험 워크숍 등의 지역 문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대관도 가능하다고 한다.
청년공간 길이음은 전문적인 사업계획서 작성부터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소자본창업까지 다양한 관점의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주로 다루고 있다고 하고, 길이음 SNS에는 창업정보나 청년 지원 사업을 소개한다.
운영시간은 평일 10시부터 19시까지, 신청방법은 스페이스 클라우드 또는 전화 문의로 가능하다고 한다.
일상의 마켓은 이번에 처음으로 행사를 열게 되었다고 한다.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청년창업 거리에 있는 모든 가게들이 함께 웃고 즐기는 행복한 마을공동체로 앞으로도 더불어 즐거운 여러 가지 행사들로 하나로 뭉쳐 좋은 소식을 많이 전해주길 바라본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박미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