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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경통신원

[성사경 마이스터학교] 3강 주간 옥천신문(주) 황민호 대표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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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사경✨
2024년 9월 5일
성사경마이스터학교|2024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

 

[성사경마이스터학교] 3강 주간 옥천신문(주) 황민호 대표

09.03.(화) 10:00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 3층 교육장

 

반환점을 돈 성사경 마이스터학교는 그 세번째 주자로 주간 옥천신문(주)의 황민호 대표를 맞았다. 옥천신문은 1989년 옥천군민 222명이 주주로 참여해 자본금 5,000만원으로 창간했다. 현재 옥천군 전체 가구의 약 20%가 유료로 구독하고 있는 ‘대박’ 신문이다. 35년째 지역에 단단히 뿌리내려 온 비결을 듣는 그 현장으로 가보자.

매주 금요일 발행되는 옥천신문은 한 달 구독료가 만 원이다. “금요일에 신문이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하면 전화하고 난리예요. 새벽부터 기다려서 가져가는 사람도 있고 배달된 걸 훔쳐 가는 사람도 있어요.” 볼거리가 넘쳐나는 시대, 탄탄한 구독층을 유지하고 있는 옥천 신문의 비결은 무엇일까? 황 대표는 먼저 언론의 중요한 기능인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옥천신문이 제대로 해 내고 있다는 사실을 꼽았다.

“건강한 언론 없이 풀뿌리 민주주의는 실현할 수 없습니다.”

“옥천에서는 의원 간담회, 임시회, 정례회 등 의원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기자가 들어갑니다. 의원들이 하는 말을 속기하듯이 거의 빠짐없이 적고 주민들이 읽게 좋게 잘 가공해서 기사를 내요. 매주 금요일이면 주민들이 편하게 신문을 받아보면서 내가 뽑아준 의원이 어떤 발언을 했나 어떤 사업이 펼쳐지나 이런 것들을 낱낱히 읽어봅니다. 뭔가 잘못됐다 싶으면 의원실에 전화도 하고요.”

​옥천 군민들은 옥천 신문을 읽음으로써 옥천 의회가 하는 일을 알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투표날에만 이벤트로 내가 ‘주권자’임을 실감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지역의 민주주의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자본이 언론을 소유해서는 안 됩니다. 권력이 만들어서도 안 됩니다. 철저히 감시하고 비판하고 견제하기가 어려워요. 언론사의 재정을 누가 지배하고 있고 그 수익을 어디서 벌어들이냐가 그 언론의 논조를 좌지우지합니다.”

​그래서 옥천신문은 옥천군민이 주주로 참여해 창간했고, 지금도 군민이 직접 내는 구독료가 전체 재정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군민의 입장에서 제대로 비판할 수 있는 힘이 거기서 나온다.

​”가치와 의미만으로는 지속가능성이 담보될 수 없어”

​지역의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풀뿌리 언론, 옥천신문. 그러나 황 대표는 가치와 의미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한다. “한 번 후원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내 돈을 계속 내려면 나한테 필요해야 합니다.” 성사경 마이스터학교 2강 (주)제리백 박중열 대표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소비자들은 사회적 가치만으로는 제품을 선택하지 않는다. 기능과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데, 사회적 가치까지 있을 때 구매한다.

힘있는 황 대표의 이야기에 참석자들은 완전히 빠져든 모습이었다. ‘옥천신문의 비즈니스, 어떻게 뿌리내렸나?’ 강의는 옥천신문만의 특별한 노하우 방출로 이어졌다.

“주민의 필요에 복무해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해 옥천신문은 주민에게 필요한 기사를 싣는다. 그게 뭘까? 황 대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모든 사람이 뉴스가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의 문제를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공론화해 해결하는 것’이다.

“커뮤니티의 모든 사람이 뉴스가 되는 겁니다. 다 자기만의 사연이 있어요.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주 신문에 담깁니다. ‘우리 반 탐방’이라고 해서 초등학교 학생회장들도 인터뷰를 하지요.”

“우리 아들이 선생님이 됐어요. 우리 딸이 결혼을 해요.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같이 기뻐해주고 슬퍼해주는 것은 당연하고요. 어떤 가게가 개업을 하면 취재를 갑니다. 지역에서 창업을 했다는 건 의미가 있는 일이거든요. 호랑이 발자국을 발견했어요. 행운목에 꽃이 피었어요. 우리 집 개가 새끼를 12마리나 낳았어요, 구경오세요. 이런 제보들도 다 뉴스 거리가 됩니다.”

군민들이 자기들의 이야기를 뉴스로 싣는 옥천신문은 넷플릭스의 구독률을 이겼다고 한다. ‘매주 지역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는 황 대표. 가치와 의미가 어떻게 파고들어서 주민들이 최소한의 비용을 지불하게 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커뮤니티 저널리즘’으로 해결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솔루션 저널리즘’이다. “옥천군민들은 군청에 가고 경찰서에 가도 해결되지 못하는 걸 신문사에 가져옵니다. 옥천신문에 실리면 해결이 되는 경우가 아주 많아요.”

수영장도, 개봉 영화관도 옥천신문에서 공론화해서 지어졌다고 한다. 신문에서 여론을 모아내면 힘이 실린다. 많은 군민들이 이용하는 수영장이나 영화관 외에도 옥천신문은 비교적 사소해 보이는 일에도 귀를 기울인다. “남편이 장애인이라 휠체어를 타는데 산책로가 끊어져 있는 거예요. 고쳐달라고 해도 돌아가라고만 하고. 돌아가려고 해도 그 앞에 식당이 있어서 주차해 둔 차 때문에 휠체어가 못 지나가는 거예요. 취재를 해 보니 그 주차장은 군유지라 주차장으로 사용하면 안 되는 곳이었어요. 기사를 쓰자마자 산책로가 이어졌습니다.”

“안남리 덕실리 주민들이 태양광 난개발에 천막치고 투쟁할 때에도 옥천신문이 계속 보도하면서 철회가 됐습니다.”

‘옥천신문이 없었다면 어땠을까’라고 옥천군민들은 자주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이렇듯 지역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는 옥천신문이지만 황 대표는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역에 살면서 기자생활을 하기 때문에 기사로 인해 관계가 나빠지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아무리 친해도 레이더에 잡히면 무조건 기사를 써야 합니다. 저 때문에 그 사람이 파면되기도 하죠. 그래도 씁니다. 빼주기 시작하면 바로 썩어 들어가는 거니까요.”

“활동가라는 사명감을 가져야”

기자이지만 활동가로서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사명감이 있어야 버틸 수 있다고 황 대표는 말한다. 가치와 의미를 어떻게 비즈니스로 녹여낼 것인가에 대한 노하우는 다시, 가치와 의미에 대한 신념과 사명감에 대한 강조로 되돌아갔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의 방법을 찾고 그것을 치열하게 시도해 보는 동기는 사회 변화에 대한 신념과 사명감일지도 모른다.

강의는 꽤 긴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지속가능한 지역언론을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을 물었고, 강사는 경험에서 나오는 구체적인 수치로 답했다. 서울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고, 대표로서 조직구성원들을 어떻게 다독이는지 그 방법을 묻기도 했다. 아낌없이 경험을 나눈 황 대표가 인상적인 맺음말로 강의를 마쳤다.

“우리는 지금 옥천 신문이라는 배를 타고 옥천이라는 공동체의 바다를 항해하고 있습니다. 이 공동체의 바다가 썩지 않도록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려고 계속 애를 쓰고 있습니다. 옥천에 한 번 놀러 오십시오. 이상입니다.”

지역에 밀착되어 있는 옥천신문의 노하우는 지역 기반의 비즈니스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았다. 아주 구체적이고 특수하면서도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에 참석자들은 생각이 깊어진 얼굴이었다.

이제 마지막 강의만을 남겨놓고 있는 성사경 마이스터 학교. 매 강의마다 만나는 대표님들의 이야기는 서로 아주 다른 것 같으면서도 어쩐지 맥이 닿아 있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더욱 마지막 강의가 기다려진다. 각 강의가 서로 맞물려 있는 퍼즐 조각 같아서.

성사경 마이스터 학교가 성북구의 사회적경제 기업에게도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것 같은 즐거움이 되기를 소망한다.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조화로운 추구를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지역사회 및 주민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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