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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경통신원

[성사경 마이스터학교] 4강 (주)명랑캠페인 오호진 대표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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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사경✨
2024년 9월 11일
성사경마이스터학교|2024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

[성사경 마이스터학교장] 4강 (주)명랑캠페인 오호진 대표

09.10.(화) 10:00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 3층 교육

 

4주간에 걸친 성사경 마이스터학교의 여정이 드디어 마지막 강의에 다다랐다. 9월 중순임에도 꺾일 기미가 없는 불볕더위! 하지만 그보다 더한 열정으로 지난 10년의 경험을 아낌없이 나눠 준 (주)명랑캠페인 오호진 대표의 이야기를 옮겨 본다.

2023년 흥행한 드라마 ‘더 글로리’의 명대사 하나를 먼저 옮겨 본다. “난 매 맞지만 명랑한 년이에요.” 주인공 동은의 조력자 현남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중년 여성이지만 명랑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 명랑함으로 자신과 자신의 딸을 구원한다.

드라마를 본 어떤 사람들은 물었다. 현남은 왜 때리는 남편에게서 도망가지 않느냐고. ‘더 글로리’ 속에는 도망갈 수 없는 현남의 서사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랑하기를 멈출 수 없는 현남의 꿈과 희망이 있다. 매맞는 아내로서 공권력도 가족도 구해줄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현남은 사회적 약자다. 마찬가지로 학교폭력을 당했던 주인공 동은도 공권력도 가족도 구해줄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사회적 약자였다.

동은과 현남은 연대한다. 현남의 명랑함은 동은을 응원하며, 동은은 현남 앞에서 처음 웃는다. 진심으로.

명랑한 응원의 힘이 이렇게나 크다.

여기, 무려 10년 전부터 그 응원을 명랑하게 진행해 온 사회적기업이 있다. 바로 (주)명랑캠페인이다.

(주)명랑캠페인은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캠페인을 진행한다. 사회적 약자를 응원하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미혼한부모 입법캠페인 ‘미모되니깐’을 전개하여 2개 법안을 통과시켰고, 지금은 자립준비청년의 독립과 성장을 응원(VIVA)하는 캐릭터를 개발해 소셜캠페인 및 캐릭터상품 제작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오호진 대표는 원래 영화사에서 일했다고 한다. 조승우 주연의 영화 말아톤(2005년)이 그가 기획한 작품이다. 국내 개봉에서만 500만 이상 관객 동원으로 2005년 상반기 최고의 흥행 성적을 올렸다. 그는 이 영화를 기획하면서 발달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20대를 영화 기획에 매진한 오대표는 30대에는 공연 기획자로 변신하여 베네수엘라의 ‘엘시스테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을 진행하게 된다. 빈곤층 아이들의 음악교육과 자립을 위해 출범한 오케스트라 ‘엘시스테마’. 오호진 대표는 처음에는 그 일이 그리 달갑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들이 묵는 호텔에서 만날 연락이 오는 거예요. 애들이 뷔페를 다 쓸어간다고. 리허설 때 음식을 쌓아두면 10분도 안 되어서 초토화가 돼요. 얘네들이 먹으러 왔나 싶었어요. 근데 공연을 보고 나서 마음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 아이들이 연주하는 음악이 정말 좋았거든요.”

음악이 가난한 아이들의 인생을 바꾼다. 그 연주를 듣는 사람들의 마음도 바꾼다. 오호진 대표는 이때 문화예술이 사람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한다.

“문화예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 일은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사회적 기업가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주)명랑캠페인이 진행한 캠페인은 굵직한 것만 따져도 꽤 많다. 미혼모, 경계성지능 청소년, 50대 독거남들을 위한 소셜캠페인을 비롯해 환경미화원들의 안전을 위해 서행 캠페인도 진행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미혼모 입법 캠페인일 것이다.

“미혼모시설에서 그 친구들을 처음 만났어요. 가장 나이 어린 친구가 15살이었죠. 처음에는 그냥 놀자고만 했는데 어느 순간 이 친구들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오더라고요. 저는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이걸 연극으로 만들어보자 했죠.”

“‘미모되니깐’ 연극이 반응이 좋았어요. 이 반응으로 뭔가를 바꿔보고 싶은데, 그러려면 법이 필요하더라고요. 진짜로 뭔가 해결하려면 법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연극에 국회의원을 초대하고 그 모습을 보도자료로 뿌리고 매주 국회로 찾아가고 ‘한부모의 날’ 축제도 벌이고… 오호진 대표는 기획자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완전히 올인했다고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주)명랑캠페인이 사회적기업으로 자리를 잡고 상도 많이 받았다고.

이렇듯 문화예술로 세상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주)명랑캠페인은 계속 확신으로 쌓아 나간다. 환경미화원 안전 캠페인, 고독사 위험군에 속한 50대 독거남들의 ‘나비남’ 영화제 등.

“영화라고는 하지만 5분짜리, 2분짜리 영상에 불과할 수도 있잖아요. 그걸 보면서 관객들이 응원을 해주시니까 나비남들이 조금 감동을 받으셨던 것 같아요. 저희가 영화제를 하면서 이분들이 다 자립에 성공하셨어요. 집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취업하기 시작했고… 그 다음에 아주 중요한 게 10년, 20년씩 단절했던 가족들을 만나기 시작했어요.”

(주)명랑캠페인의 응원은 응원하는 사회적 약자도 바꾸고, 그 응원을 하는 일반 대중의 인식도 바꾼다.

“그럼 돈은 뭘로 벌어?”

(주)명랑캠페인의 활동에 대해 설명하다 보면 이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며 오호진 대표는 웃었다. “저희가 진행하는 캠페인들을 보고 연락이 많이 와요. 우리 캠페인도 좀 해 달라고. 그걸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랬더니 행사도 잘하겠네 해서 콘서트나 축제도 기획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 성과를 보고 브랜딩 사업을 또 하게 되었고요.”

단 한 번도 적자도 내 본 적이 없다는 (주)명랑캠페인. 오호진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며 주간 옥천신문 황민호 대표의 강의가 생각났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지역신문사를 운영하는 주간 옥천신문은 자생하기 위해 ‘커뮤니티 저널리즘’, ‘솔루션 저널리즘’ 등 주민의 필요에도 복무한다. 사회적경제 기업이 가지고 있는 역량으로 수익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더 가져가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주)명랑캠페인은 수익을 위해 전략적으로 진행하던 외부 소셜캠페인, 그리고 공연 행사 등의 기획을 줄이고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지금은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캠페인에 그동안의 경험과 역량을 집중하고 싶기 때문이다.

트렌드에 맞춰 변화해 가는 캠페인

자립준비청년들은 만18세가 되면 보육원에서 자립해야 하는 청년들을 일컫는다. 미혼모들을 위해 연극을, 50대 독거남들을 위해 영화제를 만들었던 오호진 대표는 시대 변화에 맞춰 인스타툰과 유튜브를 시도했으나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그래서 자립준비청년들을 모델로 한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그 캐릭터 상품을 제작하고 있고요. 매주 새로운 상품이 나와요. 뮤지컬 배우와 함께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배우가 직접 그린 그림이나 메시지를 이용해 제작한 상품을 팔아요. 자립준비청년들을 소개도 하고요. 배우의 팬분들이 같이 동참해주면서 우리 제품이 팔리고 우리 가치가 확산되는 거죠.”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니즈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가치는 전혀 중요하지 않더라”고 오 대표는 말한다. 그 많은 캐릭터 상품 중에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가장 잘 팔린다고. 문득 (주)제리백 박중열 대표의 말이 생각났다. 사람들은 가치만으로는 절대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다고.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캠페인을 하니까 기부를 하겠다는 분들도 계세요. 너무 감사하지만 기부 단체를 소개해 드려요. 저희는 자립준비청년들을 응원하기 위해 사업을 하는 거니까요.”

박중열 대표는 후원이나 기부는 지속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오호진 대표도 똑같은 얘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기업가들은 사회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이다. 일회적인 동참은 단지 그때뿐이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어야 계속해서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 가치만을 외쳐서는 절대 지속될 수 없다. 단 한 번의 후원과 단 한 번의 기부, 그리고 단 한 번의 구매는 가능하지만 그뿐이다.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고객의 필요에 부응해야 한다. 우리의 비전으로 어떻게 고객과 만날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는 게 아닐까. 그 혁신이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고 인식을 바꾸고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이끄는 게 아닐까.

그 위대한 길을 걷고 있는 모든 사회적경제 기업가들에게 성사경도 응원을 보낸다.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조화로운 추구를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지역사회 및 주민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성 북 구 사 회 적 경 제 센 터
서울특별시 성북구 종암로25길 29 (종암동)
02-927-9501
sbmase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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