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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경통신원

[성사경 마이스터학교] 1강 | 가치를 넘어 1등 기업이 되기까지 – 히든챔피언의 비결 : 노순호 ((주)동구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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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사경✨
2025년 6월 19일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에서는 100년 가는 사회적경제 기업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성사경 마이스터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이스터(Meister)’는 한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깊은 내공을 갖춘 장인을 뜻합니다.

성사경 마이스터학교는 오랜 시간 현장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며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온 기업 대표님들을 모시고, 그 노하우와 철학을 공유하는 사례 중심 강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회적 가치 실현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의 구현,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이뤄낸 사회적경제 기업의 실제 경험을 통해 백 년을 이어갈 사회적경제 기업의 길을 함께 고민합니다.

성사경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강의 현장, 지금 공개합니다.


 

[성사경 마이스터학교] 1강

가치를 넘어 1등 기업이 되기까지 – 히든챔피언의 비결

(주)동구밭 노순호 대표

06.17.(화) 19:00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 3층 교육장

 

성사경 마이스터학교의 첫번째 순서는 (주)동구밭입니다. 동구밭은 2014년에 창업한 사회적기업으로, 발달장애인들이 천연 고체비누와 생활용품을 생산하여 올리브영, 마켓컬리, 애터미 등에 납품하고 있다고 합니다.

“왜 발달장애인은 오래 일하지 못할까?”

사회적기업 (주)동구밭의 시작은 아주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발달장애인은 많지만, 실제 카페에서 일하는 발달장애인은 많지 않습니다. 6개월 이상 일하는 발달장애인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노순호 대표는 카페 자체가 발달장애인이 일하기에 친화적인 공간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소음 등 자극이 많고, 끊임없이 낯선 사람과 마주해야 하는 환경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만약 발달장애인도 비장애인을 편하게 대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카페에서도 일할 수 있지 않을까요? 노순호 대표는 발달장애인이 비장애인을 친구로 사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자고 생각했습니다. (주)동구밭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동네의 작은 밭’, 동구밭이었습니다. 농사를 통해 발달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소통하는 것을 도움으로써 발달장애인 장기 고용의 기반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사회적기업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가’에서 출발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도시 텃밭은 실패했습니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노 대표는 텃밭에서 제조업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누구나 일정한 기준을 따라 반복할 수 있는 공정, 유통기한이 길고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품, 그리고 무엇보다 1등이 가능한 산업, 즉 국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산업을 찾았습니다. 그게 바로 비누였죠.

“보통 영리 기업은 내가 잘하는 것으로 사업 아이템을 정하고, 그걸 확장해서 이익을 내고, 그 다음에 사회적 책임을 덧붙이죠. 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그 반대입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가?’ 그 질문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사업 아이템을 찾습니다. 텃밭에서 비누로 아이템이 바뀌었지만 저희 회사 이름이 여전히 동구밭인 것은 그때 가졌던 미션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발달장애인이 오래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 그 구조를 설계하고 개선하는 일이야말로 동구밭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 가치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지금 구상하거나 운영하고 계시는 사업 모델이 어떤 우선순위로 배열되어 있는가를 고민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참석자들의 눈빛이 깊어졌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메모를 하기도 했습니다. 각자가 서 있는 현장을 되새기면서 저마다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듯했습니다.

“우리는 실패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사회적기업의 목표는 ‘성공’ 즉 최대의 이윤 창출이 아니라 ‘미션 수행’입니다. 노 대표는 말합니다. “어떤 사회적 기업의 미션이 일자리 창출이라면 제일 경계해야 하는 게 성공이에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좇다가 실패하면 고용을 유지할 수가 없거든요. 힘들다고 고용을 정리해 버리면 목적도 실리도 다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동구밭은 절대 실패하지 않는 선택, 즉 무리한 성장보다 구조의 안정성을 택했습니다. 수익성은 낮지만 고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제조업이 동구밭이 찾은 해답이었습니다.

그러나 ‘실패하지 않는 선택’이란 성공을 피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동구밭은 1등할 가능성이 보이는 사업 아이템을 선택했습니다. 그 분야 안에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원칙을 바탕으로 (주)동구밭은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발달장애인이 오래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미션을 절대 놓지 않으면서 말이죠.

“착한 기업이 아니라 ‘강한 기업’이어야 합니다.”

노 대표는 강의 내내 ‘사회적 기업은 착한 기업이 아니라 ‘강한 기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발달장애인을 고용해서 만든 제품이라고 감성에 호소하지 않습니다. 좋은 제품은 감추어도 팔립니다. 우리는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을 숨겼습니다. 제품이 먼저 평가받기를 원했거든요.”

이 전략은 실제로 효과를 보았습니다. 설화수 등 고급 브랜드에 납품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다양한 고체 생활용품 라인업을 구축하며 시장에서 자리 잡았습니다.

강의를 듣는 분들 모두 진지한 얼굴이었습니다. 사회적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살아남는 힘을 갖춰야 한다는 말에 생각이 깊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끝까지 남는 것 : 책임감

준비해 온 내용을 마무리하며 노 대표는 스스로를 돌아보았습니다. “창업은 쉽습니다. 지속하는 것이 어렵죠. 도시텃밭으로 시작했을 당시 창업자였던 동료들이 떠난 뒤에야 비로소 책임감이 무엇인지 배웠습니다. 대표가 급여를 못 주는 건 잘못이 아니라 죄입니다.”

비누로 아이템을 전환한 후로 그는 급여 지급을 밀려 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현재는 ‘발달장애인 1% 고용’이라는 수치를 목표로 두고 있으며, 그것이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임팩트’로 증명되기를 바랍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자회사를 설립한 것이 바로 (주)동구밭이라는 사회적기업의 임팩트 아닐까요.

강의가 끝난 뒤에는 질의 응답이 이어졌습니다. 분위기는 한층 더 달아올랐습니다. 손을 들어 오랜 화두를 꺼내는 참석자들도 있었고, 공감하며 깊게 고개를 끄덕이는 참석자들도 있었습니다. 질문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현장에서의 고민이 짙게 담겨 있었습니다.

“지금 혼자 경영하고 있다”는 대표님이 상황에 대한 극복 노하우를 물었을 때, 노 대표는 “제가 감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굉장히 외로우실 거예요.”라고 조심스레 운을 떼었습니다. “외롭죠. 저도 그랬고요. 그렇다고 편한 사람을 곁에 두면 안 됩니다.” 창업 초기, 친구를 동료로 들였다가 관계가 틀어질 뻔한 경험을 털어놓으면서 말을 이어 갔습니다. “대표는 혼자 있는 걸 견뎌내는 책임감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사람을 찾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든 원칙에 공감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게 맞아요.” 그렇게 모인 팀이 결국 함께 버티는 동료가 되고 회사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 말에는 ‘사회적 기업가’의 고독과 책임감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윤이 아니라 질문에서 시작해, 발달장애인 고용을 지속하기 위해 ‘실패하지 않는 선택’을 해 온 이야기. 착한 기업이 아닌 강한 기업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구조를 설계해 온 10년의 기록. 그에 마주해 늦은 시간까지 질의 응답으로 열정을 불태운 참석자들. 성사경 마이스터 학교 1강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성사경 마이스터 2강은 김정태 MYSC 대표의 ‘임팩트 투자를 부르는 기업의 조건’입니다.

7월 15일 화요일에 또 만나요~~~!!!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조화로운 추구를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지역사회 및 주민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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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성북구 종암로25길 29 (종암동)
02-927-9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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