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에서는 100년 가는 사회적경제 기업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성사경 마이스터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이스터(Meister)’는 한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깊은 내공을 갖춘 장인을 뜻합니다.
성사경 마이스터 학교는 오랜 시간 현장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며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온 기업 대표님들을 모시고, 그 노하우와 철학을 공유하는 사례 중심 강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회적 가치 실현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의 구현,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이뤄낸 사회적경제 기업의 실제 경험을 통해 백 년을 이어갈 사회적경제 기업의 길을 함께 고민합니다.
성사경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강의 현장, 지금 공개합니다.
2강. 임팩트 투자를 부르는 기업의 조건
MYSC 김정태 대표
07.16.(화) 19:00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 3층 교육장
성사경 마이스터학교 두 번째 시간, 교육장은 강의가 시작하기도 전부터 기대감에 차 있었습니다. 이번 강의를 맡은 김정태 대표는 14년째 MYSC를 이끌고 있는데요. MYSC는 매년 5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임팩트 투자사 중 하나입니다. 어떤 기업이 임팩트 투자를 받을까? 임팩트 투자를 받으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강의 주제만 들어도 호기심이 들었는데요~ 현장에서 뛰는 사회적경제 기업인들에게는 더 와닿는 주제이지 않았을까요?

1. 태도 : 무한게임을 하는 마음
지금은 운용 자산이 1,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사업 초기 몇 년 동안은 정말 어려웠다고 합니다. 누적 손실이 쌓여가는 중에도 한 해 한 해를 버텼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버티다 보니 기회가 찾아오고 투자한 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대표님은 「무한게임」을 인용하면서 비즈니스란 계획을 세우고 그대로 실행해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속하는 게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해야지, 하고 계획을 세우면 절대 그렇게 되지 않죠. 그럼 괜히 힘이 빠져요. 실패할 수도 있고 모든 게 불확실할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계속 가는 게 중요해요. 성공하려고만 하면 지쳐요.”
“여행을 생각해보세요. 다 정해져 있는 여행은 기대감이 없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이 매번 승리만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무도 그 소설을 읽고 싶어 하지 않을 거예요. 주인공에겐 실패와 고난이 있습니다. 저걸 어떻게 극복하지? 하고 궁금해지죠.”
“여러분의 시행착오와 실패에서 나온 이야기가 바로 여러분의 자산이 됩니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뭔가를 이루게 됩니다.”
그 결과가 MYSC의 오늘이 아닐까요? 강의를 듣는 참석자들의 눈빛이 뜨거워졌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데요. 질의와 응답을 통해 버티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오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오갔는데요~ 대표만 혼자 버틴다고 조직이 버텨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김정태 대표는 오히려 자신의 취약성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고 말합니다. “저도 대표가 처음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함께 합시다.” 그랬더니 실제로 많은 구성원이 남았다고 합니다.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했더니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은 떠나지 않고 함께 성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매주 책 한 권을 읽고 SNS에 기록해요. 그러면 그래도 내가 뭔가 했다는 게 남잖아요.” “인생은 원래 힘든 거니까 행복한 순간에 감사하며 살죠.” 버티고 극복하는 삶을 위한 솔직한 이야기들에 공감의 눈빛도 깊어졌습니다. 비즈니즈로 시작된 이야기가 어느덧 인생 이야기까지… 아마도 전력을 다해 뭔가를 이룬 분들께는 그 뭔가가 그의 인생 그 자체이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2. 전략 :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설계하라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실행도 중요하죠. 김 대표는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먼저 이해하고 충족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강원도 원주의 ‘온세까세로’의 대표님이 ‘우리 빵은 진짜 맛있다.’는 확신 하나로 15억 투자를 요청했어요. 처음엔 당황스러웠죠. 그런데 빵이… 빵이 진짜 맛있는 거예요. ‘해 보자~’ 마음먹고 투자금 마련에 나섰죠. 조사해 보니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지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지역의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 자금을 마련했죠. 현재 온세까세로의 매출은 60억이 넘고, 지역에서 2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해녀의 부엌’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MYSC의 투자에 힘입어 해녀들의 정체성을 문화 콘텐츠가 담긴 레스토랑으로 풀어냈는데요. 현재는 싱가포르에도 진출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두 사례 모두 ‘지역과 사람들이 바라는 것’의 관점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투자가 가능했다고 말합니다. 강원도와 제주도 모두 ‘이 사업이 우리 지역에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자 지역의 이해관계자들이 기꺼이 출자에 동참했다고 합니다.
여러 사례들에 이어 김 대표는 『이펙추에이션』이라는 책을 인용하며 탐험가적 사고를 설명했습니다.
“기업가는 장군이 아니라 탐험가입니다. 장군은 계획한 대로 전진하지만, 탐험가는 가보지 않은 곳을 탐색하며 현재 가진 자원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갑니다.”
“이건 냉장고 털기와 비슷합니다. 처음부터 피자를 만들겠어!하고 외치면 관심 없는 사람들은 떠나지만, 각자 냉장고를 털어서 요리를 만들어 볼까?라고 하면 다 같이 자기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들고 와 둘러앉습니다.”
이 접근법의 핵심은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상상과 열망을 먼저 듣고, 그 속에서 목표를 발견하는 것이었습니다. 김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만든 피자가 아니라, 함께 모인 재료와 사람들을 통해 지금 이자리에서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은 자연스럽게 내 편이 되고, 함께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3. 도구 : 사회적가치를 수치화해 시장에 올려라
“사회적 가치도 돈으로 계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김 대표는 사회적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게 하려면 그 가치를 수치화해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임팩트 크레딧’의 개념인데요. 예를 들어 전기차를 만드는 테슬라는 탄소를 적게 배출해 얻는 크레딧을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 팔아 1년에 3조원 넘게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테슬라도 이렇게 크레딧을 파는데 사회적경제가 왜 못하겠습니까?”
SK도 5천억 규모의 사회성과 중 700억원을 현금화했고, 말라위에서는 6만여 명의 아동에게 디지털 학습기기를 보급해 1,100억원의 사회성과를 창출했다고 합니다. 부여군 치매예방 프로그램에서는 어르신 200명에게 조기 개입해 치매 전환율을 낮췄는데, 이 또한 임팩트 크레딧으로 치환될 수 있다고 합니다. 폐지수거 어르신을 ‘자원재생활동가’로 명명하여 폐지수거의 가치를 높이고 어르신 일자리를 창출한 ‘러블리페이퍼’의 예를 들기도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성북구 사회적경제의 사례와 구체적으로 연결되기도 했는데요. 느린학습자 관련 단체 대표님과의 질의 응답을 통해 강의 참석자 모두가 생생하게 그 과정을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느린학습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어떤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 있는지 어떻게 증명할 수 있죠? 한 번 해 봅시다. 느린학습자가 적절한 개입을 받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연간 2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가정하면, 지금 200만원을 투자해서 예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정책 담당자나 투자자가 관심을 갖는 것은 사회적 가치가 아니라 그것이 얼마나 ‘비용을 절감하는가’, ‘얼마의 편익을 창출하는가’입니다. 느린학습자 프로그램이 1인당 2천만 원의 사회적 비용을 줄인다는 데이터를 만들면 그 수치만으로도 사업의 정당성과 투자 타당성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즉 사회적 가치를 수치로 표현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고, 더 많은 자금을 모을 수 있습니다. 가치를 ‘돈의 언어’로 바꾸면 시장에서도 거래가 가능해지는 거죠.

적극적인 문답이 오갔던 강의가 끝난 후에도 열띤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투자뿐 아니라 컨설팅과 액셀러레이팅도 제공하는 MYSC인 만큼, 다채로운 질문과 대답이 오갔습니다. 사업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곳과의 연결을 탐색해 보기도 하고,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곳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도 하면서 진솔한 대화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다 되어 아쉬움을 뒤로 하고 헤어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오늘의 이 시간이 강의에 참석한 모든 성북구 사회적경제 기업인들께 의미 있는 길잡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강의 주제는 ‘협동의 힘으로 변화를 이끄는 전략적 리더십의 모든 것'(도우누리사회적협동조합 민동세 이사장)입니다. 8월 12일, 성사경 마이스터학교 3강에서 또 만나요~~~!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조화로운 추구를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지역사회 및 주민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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