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의 마지막 날, 9월 5일
저는 운 좋게도 장수마을 사진전을 보러갈 수 있었습니다. 하루만 늦었어도 사진전이 끝날 뻔 했네요..!
삼선교로 4길 146-9 에 위치한 장수마을 박물관은
버스를 타고 내려서 5분 정도 걸으니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또 근처에 한성대 역도 있어서 접근성이 아주 좋았습니다. ^^
작은 박물관 앞 커다랗게 걸려있는 장수마을 현수막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가보았습니다.
입구 앞에 놓여있는 책자들의 모습입니다.
장수 마을 박물관은 2013년 주민참여형 재생사업의 주민공동시설로 빈집을 리모델링하여 탄생하였다고 합니다.
위로부터의 마을 만들기가 아닌 주민이 주체가 되어 공동의 문화 시설을 공유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는 장수마을의 설계 도면과 동네 화가 이선일씨의 그림, 그리고
김형석씨의 ‘장수마을, 그 오래된 지속의 순간들’ 이라는 주제의 사진들이 전시되었습니다.
장수마을은 낙산공원에 인접한 언덕배기에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형성된 마을입니다.
예전에 가봤던 기억을 떠올리며 유심히 사진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과거사진과 비교해 보아도 변한 부분을 별로 못 느낄 정도로 장수마을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다닥 다닥 붙어있는 집들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집들이 붙어있는 만큼 사람들 사이는 얼마나 정겨웠을까요.
이 곳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추억과 삶의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앙증맞은 모습의 모형입니다.
성냥갑같은 아파트로 빼곡히 들어서 있는 삭막한 서울의 여느 지역과는 달리 장수마을은 보면 볼수록 마음이 끌리는 알록 달록한 경관을 가지고 사람 사는 냄새를 풀풀 풍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이 곳에는 마을 주민들의 역사를 담은 사진들과 장수마을을 주제로 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동네 화가 ‘이선일’씨의 그림입니다.
그림을 보면 나뭇가지에 나뭇잎 대신 집들이 대롱대롱 걸려있는 모습이라던지 장수마을의 느낌을 풍요롭게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장수마을이 주제가 되어 아주 다채롭고도 이색적인 느낌이었습니다.
이번에 전시된 사진은 사진작가 김형석 씨가 직접 장수마을 어르신들에게 얻은 사진이라고 합니다.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다고 하는데요. 이유는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사진들이 거의 외지에서 여행을 하며 찍은 사진이거나 있으셔도 “이제 다 늙었는데 무슨 옛날 사진을 보려고…”하며 거절하시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하나 하나 보면서 주민들 뒤에 보이는 장수마을의 풍경들이 신기했습니다.
마치 과거로 여행을 떠난 듯 그들의 모습은 사진 속에서 멋지고 예쁜 젊은 모습이었습니다.
서랍장 구석에 꽁꽁 묵혀 두셨던 이 소중한 사진들이 이렇게 전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니 그 분들에게는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일까요. 이러한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시를 다 보고 나오니 제 기억 속 현재 장수마을의 모습이 과거의 장수마을과 연결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음 번 전시가 기대됩니다.^^
– 성북구 마을만들기 지원센터 마을활동가 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