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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경통신원

마을로청년활동가 이정윤의 < 2014 정릉교수단지 마을만들기 참여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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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뿅뿅
2015년 1월 1일

#.아파트에만 살던 청년은 주택가에서 길을 잃었다 




 정릉교수단지는 서울에 몇 없는 단독주택단지이다. 처음에
마을에 가서 정릉마실 대표인 꽃여사님께서 마을구경을 시켜주셨는데 평지에 아파트에만 살던 사람에겐 북악산자락의 주택가는 미로였다
. 초반엔
길도 많이 잃고 똑 같은 길을 몇번을 갔는지 도깨비도로인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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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자락을 끼고
있는 정릉교수단지 전경)




 근데 나중에는 워낙 마을을 많이 돌아다니고 마을지도까지 제작하고 보니, 마을은 매우 작고 단순한 구조였다. 나중엔
정원축제할 때 사람들이 길 헤메는거 보고 이해가 안될 정도로 손바닥 안에 들어왔다
.








#.뭐든지
가꾸지 않으면 낡기 마련이야
 : 주택가꾸기에
도가 튼 주민들



 이렇게 마을을 보여주시면서 이곳이 재건축 대상이 되었는데 이렇게 멀쩡한 집들을
밀어버리는게 말이 안된다며 아파트가 들어와도 어짜피 낡아 버리는건 마찬가지고 모든지 낡기 때문에 가꾸고 꾸미면 된다고 말씀하셨다
. 이곳
주민들은 단독주택의 특성상 기본적으로 정원을 가꾸고 집을 꾸준히 관리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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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숙하게 페인트칠을 하시는 여사님들, 기술자도 울고갈 능숙함)









 본격적으로 마을에 들어가기 전 정릉마실 사무실 인테리어를 했다. 우마프와
성북마을까지 두개의 마을 사업을 진행하는데 거점이 필요했고
, 에쁘게
꾸며 주민들과의 소통의 공간 역할까지 하기를 바라며 인테리어를 했다
. 일단은 페인트를 사서 바르기 시작했다. 낮에 남자분들은 일하러 나가시기 때문에 여사님 두분과 같이 페인트 칠을 했다. 주민분들이
워낙에 집을 관리하던 솜씨들이 있어서
 어머머
이거 어떻게 하는거야
 이런 사모님들이 아니었다. 너무 능숙하게 장비들을 사다가 착착 바르기 시작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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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활동가의 망할뻔한 페인트 조색, 하지만 결국 색깔이 예쁘다고 칭찬받았다 ! )






 내가 디자인을 전공했다 하니 페인트 색 섞어보라 하셔서 나름 색을 만들었다. 페인트칠은
처음이라 그런지 발색이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튀는 색이라
 망했다 내가 마을에 누를 끼치러 왔다 하면서 엄청 혼자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앞으로 최소1년은
이 색깔로 살아야 하는데 말이다
. 옆집에
있는 주민도 예전 색이 더 이쁘다고 하셔서 혼자 상처받았는데 다 칠해놓고 마르니까 주민분들이 다들 색이 너무 이쁘다고 칭찬하시고 옆집 주민분 조차
칭찬하셨다
페인트칠하며 지옥과 천국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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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셔서 낡은 환풍기를 제거하시는 주민)









 환풍기가
낡아서 떼어내야 하는데 하면 동네주민분을 불러 환풍기를 때려부서 없애버리고 뭐 안되는게 없었다
. 다들 기술자주민분들은 작업 하다가 공구가 부족하면 옆집에서 사다리를 빌려오고, 에 수리공이셨다. 나무를 잘라야 한다 하면 톱을 가져다가 여사님들께서 치마를 입고, 곱게
구두신은 발로 나무를 밟으시더니 그냥 몇번 톱질해서 쓱삭 베어버리신다
. 정말 놀라운 광경이었다. 길가다가 누가 의자를 버려놓으면 그걸 주워다가 갖다 놓고. 뭐가
필요하다 하면 사람 불러서 금방 뚝딱 만들어버렸다
. 이런
식으로 창문 방풍재 바닥재가 어느새 생겨났다
.
2
주간 고생을 했더니 어느새 인테리어가 끝나있었다. 당신들의
몸을 움직여 자주적으로 부지런히 집을 가꾸시다 보니 일단 해보고 안되면 말지 이런 도전 정신이 베어 있었다
. 또한
이러한 과정들을 즐기시는 모습이 건강하고 좋아보였다
. 집을
가꾸며 당신 또한 항상 녹슬지 않게 되는 것 같았다
. 이런
것이 단독주택에 사는 즐거움이 아닌가 싶었다
.









#.정릉 교수단지의 자랑~  꽃길
만들기
!





 정릉 교수단지에 들어가 가장 먼저 했던건 꽃길 만들기. sbs모닝와이드에서도 와서 촬영을 했다. 합법적으로 꽃을 심는거라 게릴라 가드닝은 아니었지만 마치 게릴라 가드닝 같았다. 완전
공격적으로 꽃을 심고 다음장소로 이동해서 또 번개 같이 꽃을 심으셨다
. 살림 경력들이 되시는 여사님들이라 손이 다 야무지셔서 얼마나 공격적이고 빠르게 꽃을 심으시는지
순식간에 동네가 꽃동네도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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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마사지 받으시는 주민분들, sbs모닝와이드 촬영중, 번개같은 스피드로 능숙하게 꽃을 심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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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감탄하고 지나가는 예쁜 꽃길)










 예쁜 꽃길 앞을 지나면서 이 길을 지날 때 마다 너무 기분이 좋다는 칭찬부터
시작해 우리집 앞에도 꽃길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 그래서 북악당도 원래는 주민들과 큰 교류가 없었는데 꽃길로 인해 주민들과 소통하시고 정원축제때는
국수
,부추전 코너까지 운영하게 됬다꽃길은
마을주민들이 마음을 열고 함께 마을가꾸기에 동참하고 소통해가는 매개체가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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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앵콜 요청 ! 북악당 앞 꽃길 만들기)




 이렇게 꽃길과 정원이 있는 정릉 교수단지에 9개월간 있어보니 사계절 뿐 아니라 매일의 모습이 확확 바뀌는게 몇 개의 얼굴을 가진 건지 항상
새로웠다
. 주민들의
집을 방문할 때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원의 모습이 바뀌어 있어서 항상 새로운 집에 방문하는 느낌이었다
. 무생물로
둘러싸인 콘크리트 도시에만 살던 청년은 생명의 신비를 깨달았다
. 생명은 항상 새롭다.









#.마을에 숨어있는
근현대사를 캐내십시요(1)

 

 우리는 10월 까지 우마프 민속지를 만들어야 했다. 먼저 주민들이 모여 마을 범위를 정했다. 여기 가장 짧게 사신 분이 20년 사신 분이고 거의 4,50년 사신 분들인데 이런건 처음 생각해본다고 하셨다. 마을 범위를 그리고 각자 본인들이 생각하는 범위를 말하고 그 교집합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내가
사는 마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 관심을 마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이 자리가 마을만들기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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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정한 마을범위)



-2 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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