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정든 반장님이 떴습니다.
–정릉3동 17통 2반 길익순 복지반장님을 만나다 –
모든 주소는 행정체계에 따라 구역이 나뉘어져 있다. 구역별로 통과 반으로 나뉘는데 그 구역을 공식적으로 담당하여 보다 살기 좋은 우리 동네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주민들이 바로 통장과 반장이다. 정릉시장인근에서부터 시작하여 정릉천을 따라 올라가는 정릉3동에도 보다 따뜻한 우리 마을을 계획하는데 노력하고 있는 복지통장과 복지반장이 있다. 그중 17통 2반 길익순 복지반장을 만나보았다.
길익순 복지반장님의 모습 ⓒ이재아
Q. ‘정든마을’을 홍보하는 활동을 하실 때 처음 뵈었는데, 알고 보니 반장님이셨어요. 현재 맡고 있는 역할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A. 정릉3동 327번지 일대는 1950-60년대 만들어진 근대주거양식인 부흥주택이 밀집했던 지역으로 ‘정든마을’이라고 불리는 구역이예요. 우리집도 지금 남아있는 부흥주택 중 한곳이고요. 저는 17통 2반에 살고 있는데 그곳의 반장이기도 하고, 정든마을 운영에 참여하는 마을주민이기도 해요.
Q. ‘정든마을’을 홍보하는 활동을 하실 때 처음 뵈었는데, 알고 보니 반장님이셨어요. 17통 2반의 반장과 정든마을 운영위원의 역할은 별개인건가요?
A. 두 개 역할이 같은 것이냐고 묻는다면 아니예요. 저는 정릉3동 17통 2반의 반장인데, 우리 지역이 ‘정든마을’이거든요. 반장 일과 별개로 정든마을 운영위원회는 정든마을 지역 (17통 1반-6반) 주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정릉3동 17통 2반은 어떤 동네인가요? 반장을 맡으실 정도면 거주기간도 꽤 되실 것 같고 다른 활동들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A. 정릉에 온지는 40년 정도 됐어요. 내가 살고 있는 터전이니까 이 공간이 지금보다 좋아졌으면 좋겠고, 이웃에 함께 사는 사람들과도 좋은 마음으로 계속 같이 가고 싶으니까 누가 무엇을 부탁했을 때 어려운 게 아니면 해주기도 하고.. 부녀회 활동도 많이 했고 지역 안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일손을 돕기도 했어요. 그렇게 40여년이 흘렀고 우리 반에 반장이 된지는 3년 정도 되었네요.
Q. 매일 정든정으로 마실 나오시는 할머니들에게 먼저 말씀도 거시고 주전부리도 전하시고 살뜰히 챙기는 모습이 많이 인상적이었어요.
A. 정든정은 정든마을의 중심이라고 보면 돼요. 일터로, 학교로, 시장으로 왔다 갔다 하려면 꼭 지나치는 곳이고 우리 동네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중요한 공간이에요. 그곳에서의 만남도 굉장히 소중한데 동네 어르신들이 그곳에서 일상을 나누는 것이 참 좋다고 생각해요. 누구에게나 열린 야외공간이기 때문에 간혹 지역주민들에게 피해가 갈 때도 있어요. 그 또한 반장으로서 해결될 수 있게 노력해야하는 문제지만 정든정을 이용하시는 분들을 환영하는 것 또한 우리 역할인 것 같아요.
Q. 반장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시는 것 같아요 통장님도 그렇고. 주민센터. 지역주민분들께서도 많이 감사해 하실 것 같아요.
A. 제가 한 것에 비해 많이들 고맙다고 해줘서 그것도 고맙지요. 통장님도 많이 바쁘지요. 넓은 구역을 챙기다보면 많이 힘드실 텐데 저는 통장님이랑 같이 우리 반에 대한 일들 위주로 챙기고 있어요. 사실 이전에 빌라들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우리 구역에 사는 사람들 모두를 알고 관계했는데 지금은 빌라가 많이 들어서고 아침, 저녁 일하는 분들도 많아서 아직 얼굴을 못 본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 것들이 좀 아쉽지요.
Q. 반장역할을 하시면서도 정든마을 운영위원으로 들어가셔서 활동하시려면 많이 바쁘시겠어요.
A. 물론 두개가 직책도 다르고 연관되어있는 기관들도 다르지만 크게 보면 결국 우리 동네일 이니까 중요하게 생각하고 즐겁게 하지요. 정든마을은 나눔과 미래,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의 활동가, 사회복지사가 큰 관심을 갖고 함께 하고 있어서 더 든든하고 기대돼요. 지금 우리의 숙원사업은 정든마을 주민공동이용시설(마을회관)을 새 단장 하는 것인데 서울시와 성북구청과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박차를 가하고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회의하고 활동해요. 최근에는 공동으로 이용하는 운동기구가 어르신들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불편해서 다른 지역은 어떤 기구들이 있는지, 대안기구들로 어떤것들이 있을지 성북구 전체를 모니터링한적도 있어요. 주민들과 만나서 마을을 예쁘게 가꾸기 위해 꽃심기도 했고요.
공동이용시설이 생기면 그곳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고 문화강좌 건강강좌를 열어서 이야기할 거리, 함께할 거리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든정에서 모이는 어르신들도 그 공간에 모실 거예요. 요즘 주민센터에서 계속 집으로 찾아간다고 이야기하고 홍보하던데 정든마을은 마을회관 생기면 그쪽으로 찾아오면 될 거예요. 다들 여기 있을 거니까. 하하하하
정든마을 꽃심기 활동을 하고있는 정든마을운영위원회와 길익순 복지반장님 ⓒ 이재아
넉넉하고 따뜻한 인상만큼 마음도 넓은 길익순 복지반장님과의 대화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질문에 때로는 솔직하게 때로는 익살스럽게 대답해주시는 그 대화가 참으로 즐거웠고 17통 2반의, 정든마을의 주민들과도 좋은 관계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고 이웃이 살고 있는 우리 동네일이니 무엇이든 관심 갖고 적극적이라는 반장님의 말씀이 마음이 크게 와 닿았던 시간이었다. 정든마을의 앞으로가 또 기대된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이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