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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경통신원

우리 동네 사회적경제 탐구 (2) – (주)엘마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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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디
2017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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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마드레 이남주 대표(왼쪽 첫번째) ⓒ 엘마드레


L.madre(이하 ‘엘마드레’)를 처음 만난 것은 올해 봄, 성북보건소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라는 치유릴레이 프로그램에 밥상치유활동가로 활동하면서이다. (기사 참조: 치유릴레이로 전하는 한마디,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http://bit.ly/2CdQrGC) 그 당시 하얀 사기그릇에 차려준 밥상에서 엘마드레의 정성스럽고 정갈한 솜씨에 감동했고, 엘마드레가 어떤 곳인지 궁금해졌다. 겨울이 막 시작될 무렵, 종암동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에서 (예비)사회적기업 (주)엘마드레(이하 ‘엘마드레’) 이남주 대표와 만나 수다꽃을 피웠다.


먹거리로 사람을 잇는 엘마드레는 먹거리 기획, 컨설팅, 교육, 급식, 메뉴개발, 케이터링 등 먹거리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성북정보도서관 구내식당 ‘참새의집’도 작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15년 정도 오래된 공간을 한정된 시스템 안에서 조금씩 바꿔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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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정보도서관 참새의집 전경 ⓒ 엘마드레

사회적기업 일자리창출형인 엘마드레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청년, 경력단절여성, 한부모 등 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에 함께 일하던 어르신들이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찜질방 매점을 맡게 되어 자립했다고 하면서 이남주 대표는 굉장히 뿌듯해했다. 

‘참새의집’은 성북정보도서관 주변에 사시는 어르신들이 많이 이용한다. 매일 방문하는 어르신이 한동안 오지 않을 때에는 안부가 걱정되기도 한다고. 엘마드레는 음식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통해 지역과 함께 돌봄을 하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있었다. 

엘마드레 케이터링은 이남주 대표가 직접 손수 만들고, 음식 재료 하나하나 생산자 검증을 거쳐서 선정한다. 재료가 어디에서 왔는지 밝히고, 수익은 지역사회를 위해 환원하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되는 일회용품, 예를 들어 플라스틱 그릇은 다시 재활용하기 위해 고민한다. 이렇듯 엘마드레는 사회적미션과 함께 먹거리 사업에 대한 단단한 철학과 소신이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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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마드레의 정성스런 케이터링 음식들 ⓒ 엘마드레


중년 남성을 위한 요리교실,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케이터링 창업 과정, 홍성 고택 다이닝 프로그램 등 교육과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웨딩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느 날, 김밥을 호일에 3개를 포장해달라고 부탁한 딸의 말에 왜 3개가 필요하냐는 물음에, 도시락을 못 싸오는 친구에게 주려고 하는데 그 친구만 주면 자존심을 상해 할까봐 덤으로 한 개 더 싸서 다른 친구와 나누어 먹으려고 한다는 말에 ‘딸도 좋은 일을 하는데 나도 좋은 일을 해볼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회적기업 오가니제이션요리에서 일하게 되었고, 퇴사 후 성북에서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엘마드레를 창업했다고 한다. 

엘마드레는 요리, 회의, 사업 등을 할 수 있는 거점 공간, 일종의 요리스튜디오를 여러 곳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시장을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먹거리 매개로 다양한 활동을 확장하여, 인적자원을 키우는 인큐베이팅의 역할도 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이남주 대표의 말에는 사회적기업가의 정신이 담겨져 있었다.

먹거리로 사람을 잇는 엘마드레, 단순히 먹거리를 통해 수익만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먹거리를 통해 ‘사람’이 중심인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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