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 서울의 마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2012년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정책이 시작되고, 올해로 10주년이 되었다.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 바쁜 서울살이를 하면서 ‘마을’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진 채 시작된 마을공동체사업이 벌써 10년의 발자취를 남긴 것이다. 이를 기념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하기 위한 제10회 서울마을주간이 시작되었다. 지금, 여기, 우리의 “마을이다”라는 슬로건으로 10월 6일부터 13일까지 8일간 진행되었다.
제10회 서울마을주간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행사가 T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었다. 아나운서 이성은의 진행으로 개최된 행사는 25개 자치구의 마을공동체지원센터 담당자들의 개막선포로 시작되었다. 서울특별시의회 위원장, 서울구청장협의회 회장, 서울마을법인협의회 대표, 서울마을자치센터연합 이사장, 마을활동가연대 대표 많은 이들의 축하영상도 이어졌다.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센터장과 시민협력국 지역공동체과 과장의 인사말도 함께 했다. 주민참여 퍼포먼스와 전체프로그램안내로 1부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계속해서 2부는 SF소설가이자 공학박사 곽재식의 개막강연으로 막을 열었다. ‘변화의 시대, 마을의 미래’라는 주제로 마을활동과 공동체 성과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해석을 풀어내었다. 외계인이 왜 우리 옆에 없냐는 조금은 엉뚱한 질문으로 시작한 강연은 어느새 마을의 이야기로 넘어왔다. 소설가답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 흥미진진했다.
팬더믹과 함께 성큼 다가온 가상현실 세상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연대하면 좋을까? 그 해법을 맘카페에서 찾았다. 강제성이 전혀 없는 온라인 모임이지만, 지역의 사람들이 정보를 주고받고 의견을 나누면서 그게 하나의 힘이 되었다. 이를 조금 더 발전 시켜 사회의 약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실명 확인이 뒷받침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예산과 정책의 장점을 합해보자고 제안한다. 사물을 보면서도 사람의 얼굴을 찾는 것이 사람이라며, 사람의 얼굴을 조금은 더 볼 수 있고 연결될 수 있는 미래를 희망한다며 강연을 끝맺었다.
제10회 서울마을주간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마을공동체상 시상식이 이어졌다. 서울공동체상 활동부문에는 강북구 행복한 소나무, 용산구 아같사TV, 성북구 나를 돌봄 서로 돌봄, 봄봄, 중구 광희장충동 성곽마을 모여라 모이소, 서초구 뱅카, 구로구 구로마을TV, 도봉구 도담마을 사회적협동조합, 광진구 맘is뭔들, 중랑구 함께 크는 배꼽친구, 동작구 사단법인 동그리마을넷, 강서구 밥은 먹고 다니니, 금천구 마젠마, 은평구 갈곡리 가족까지 13팀이었다. 공간부문은 7개 팀으로 동대문구 휘경마을주민공동체운영회, 광진구 공간 책바람 협동조합, 영등포구 큰언니네부엌, 중랑구 생각나무BB센터, 용산구 고래이야기, 강서구 요고조고, 관악구 봄꿈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선정되었다.
20팀 중에서 나를 돌봄 서로 돌봄, 봄봄 대표 신소연, 뱅카 대표 최영범, 갈곡리 가족 대표 김선희, 큰언니네부엌 대표 김혜경씨가 현장에서 직접 상을 받은 후, 토크쇼 패널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뱅카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청소년지도사를 공부한 사람들이 모여서 지역에서 청소년상담을 하는 봉사활동으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봄봄은 여성 건강에 관한 교육을 들은 사람들이 모여 우선 나부터 알아야겠다 싶어서 자신을 돌보며 자신감과 자아존중감을 높이게 되면서 환경문제나, 성 평등 문제 등 하나씩 영역을 넓혀가며 활동하고 있단다. 갈곡리가족은 갈현1동 주민센터에서 그 지역에 갓 이주해 온 여성들을 마을에 잘 정착하게 하기 위해 사랑방 모임을 만든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큰언니네부엌은 학부모모임이 아이들이 다 큰 이후에도 지속되면서 뭐라도 하나씩 배워보자 시작했던 것이 마을배움터를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마을공동체라는 것이 꼭 거창한 것만은 아니구나 싶었다. 그냥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원하는 것을 하다 보니 마을을 위한 활동까지 연계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마을공동체정책은 지난 10년간 다양한 시도를 가능하게 했다. 그 과정의 이야기들과 앞으로 맞이하게 될 마을의 모습을 2021서울마을주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었다.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포럼과 강연 등의 기획행사, 자치구행사, 마을컨퍼런스 등이 진행된다.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마을을, 앞으로 펼쳐질 마을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서울에서 누구나 3명만 모이면 무엇이든 제안하고 참여할 수 있다. 사람들과 함께 하고픈 것이 있다면 마을에서 나눠보자!
[글 성북마을기자단 김수정 마을기자 / 사진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