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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경통신원

위드코로나 시대의 축제 – 2021 누리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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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a
2021년 12월 9일

11월은 아직 가을의 기운이 사라지지 않은 시기이다. 단풍잎이 가장 예쁜 색으로 물들었다가 바닥을 수채화처럼 뒤덮고, 하늘은 거의 매일매일이 새파란 빛이다.

고작 한 달 조금 더 남은 2021년이지만 축제를 즐기기엔 딱 좋은 계절.

그래서일까 위드코로나시기에 발맞춰 여기저기서 다양한 축제와 행사소식이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최근 성북동을 중심으로 성북구 일대에서 열린 누리마실축제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2021년 누리마실축제는 ‘함께 살 궁리’라는 주제로 2021년 11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렸다. 원래 누리마실은 성북 세계 음식축제로 시작하여, 코로나시대 이전만 하더라도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성북로거리에서 북적이며 즐기는 것이 가장 기대되는 축제였다. 그때만 해도 우리는 거리로 나와 각국의 대사관에서 준비한 이국적인 음식을 맛보았으며 마스크도 예약도 필요 없이 인기 있는 부스에는 긴 줄을 서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고 불특정 다수가 야외에 편안하게 모여 식사하는 자리는 아쉽게도 사라졌다. 대신 비대면 문화의 확대로 이번 축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되었다.

2021년 올해로 13회를 맞는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은 “그래, 함께 살 궁리” 라는 큰 주제아래, <함께 살 궁리>, <함께 이야기할 궁리>, <예술로 함께 할 궁리>, <함께 맛있는 궁리>, <함께 놀 궁리> 이렇게 크게 다섯 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함께 살 궁리>로는 <열렸다! 누리마실>, <일렉트로닉 월드뮤직 앙상블>등이 있으며, 분수마루에서 축제기간 내 상시 행사로 열린 <Visible&Invisible :틈> 이라는 프로그램도 눈에 들어왔다. 거울에 반사된 새로운 시공간, 그 틈 안에서 문화다양성을 표현하는 각양각색의 21명이 프로듀서의 프로젝트를 담은 21번째 누리마실동을 만나는 행사라고 한다. 전면이 매끈한 거울로 되어있어 그 존재를 착각할 만큼 투명한 느낌까지 드는 건물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누리마실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함께 이야기할 궁리는 <이런‘면’ 저런‘면’>, <석관동 기후위기 액션>, <그래, 함께 살 궁리>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으며 11월 13일 미인도라는 복합문화예술공간에서는 <뒷목잡신의 장난>이라는 이야기 공연을 진행했다. 그동안 미아리고개를 버스로만 지나가던 사람은 미아리고개 아래에 존재하는 복합문화공간을 처음 발견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뒷목잡신의 장난>은 자리에 계속 앉아서 출연자들의 움직임만 바라보는 공연과는 조금 다른 형태였다. 손전등을 하나씩 들고 입장해서, 중간에 장소를 이동하기도 하고 어두운 공간을 손전등을 이용해 비춰보기도 하며 적극적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서로의 표정까지도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들은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다.

또한 미인도에 전시한 다양한 사물들을 볼 수도 있었는데, 그중에도 여러 개의 돌멩이들과 책자가 눈에 들어왔다. 2020년 마법돌 잡화점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각자의 돌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고 하는데 사실 이 돌이 이날 공연한 뒷목잡신 이야기 속에 나온 마법돌이라고 한다.

<예술로 함께 할 궁리>프로그램으로는 <광장, 목소리>, <조건부 초대 명단에 있는 손님>, <찰칵! 성북동>등 다양하고 재밌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캔, 숲으로 가다>는 인간들이 사라진 세상, 인간들이 만들어 남겨진 로봇들이 우연히 접한 데이터에서 친국과 같은 숲을 찾아가는 퍼포먼스라고 하는데, 재밌는 모양을 한 깡통로봇들이 분수마루와 성북로 이곳저곳을 다니며 불과 비눗방울을 이용해 퍼포먼스도 보여주고 함께 사진도 찍어주는 등 재밌는 시간을 보내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성북로를 따라 쭉 올라가다보니 성북동 콩집 주변에는 커다란 그림이 하나 서 있었다. 어린이들과 여러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서 완성시켜준 그림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모자이크 조각마다 ‘봄을 닮은 초록색을 칠해주세요’같은 미션카드가 적혀있었는데 모두들 카드를 뽑아서 미션을 완수해 준 결과 커다란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예술가의 작품도 의미가 있지만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그린 그림도 의미 있고 누리마실의 <함께 살 궁리>와도 잘 어울렸다.

물론 누리마실축제답게 ‘함께 맛있는 궁리’에서는 식사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었다. 오프라인에서 음식을 함께 먹는 프로그램은 사전신청을 받아 진행됐다고 한다.

세계 셰프의 요리 <베네수엘라, 멕시코, 케냐, 과테말라, 헝가리>프로그램과 발효의 예술 프로그램이 엘마드레에서 열렸고, 세계 셰프의 요리<콜롬비아>는 공유주방에서 열렸다. <요리가 담긴 맛있는 영화>는 공간 현기증에서, 가고식당 <카자흐스탄-베쉬바르막, 베트남-반쎄오>가 청년살이발전소에서 열렸으며, 아트라운지 쌀x뉴욕비스타 사장님과 함께하는 비건이야기 1<가지연근 필라프>는 누리마실 공식홈페이지에서, 2<아스파라거스샐러드&무청파스타>는 아트라운지 쌀에서 열렸다. 또한 아트라운지 쌀과 함께하는 비건이야기 <우리동네 비건친구들 다 모여라-비건맛간장>이 ZOOM을 이용해 열리기도 했다고 한다.

<함께 놀 궁리>는 <2021 누리마실 메타버스>, 세계놀이문화체험<친구야! 놀자>, 구르마가게<신나는 동네, 정릉>, 지구를 살리는 성북동, 모모모 순환마켓, 성북 지구별 지킴이 장터 등의 열렸다.

<2021누리마실 메타버스>는 청소년축제기획단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으로, 축제기간 내 상시로 누구나 온라인에 접속만 하면, 게더타운 속에서 누리마실 축제행사장을 만날 수 있었다. 게더타운속 귀여운 캐릭터가 만들어지고, 행사장 이곳저곳을 누비는 것도 꽤 재밌고, 그림뿐이지만 성북로 한가운데 식탁이 놓여있는 것도 반가웠다. 미로도 있고 퀴즈게임, 방탈출 등 다양한 시설물들이 게더타운 안에 있었고, 한성대입구역도 출구별로 모여 있었다. 해당 장소에 가면 이미지는 물론 동영상도 다양하게 볼 수 있었다. 아직은 낯선 게더타운이지만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서 현장에 가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과도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다. 실제 미인도와 똑같이 생긴 외관의 미인도가 가상의 위치인 한성대입구 주변에 존재하는 것도 꽤 흥미로웠다.

코로나 시대에 맞춰 한 공간에서 축제를 하지 못하고 ‘따로 또 같이’라는 2020년의 스타일을 이어가는 축제였기에, 실제 축제스팟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지만 게더타운 안에서는 모두 한곳에 모여 커다란 타운을 형성하고 있었다.

또한 누리마실에서는 다양한 협력프로그램도 진행되었다. 최만린1주기 추모전 <조각가의 정원, 다섯계절>은 성북구립최만린미술관에서 진행되며 오는 12월 11일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화가의 사람, 사람들>전은 성북구립미술관에서 12월 5일까지 진행되고, 최순우가 사랑한 우리문화-한국미 한국의 마음전이 최순우옛집에서 열렸다. 그림x책:블루허밍은 성북어린이미술관 꿈자람에서 12월 30일까지 열리고, 쇼케이스2021:페르소나 사회는 성북에술창작터에서 열렸다.

그런가하면, 누리마실 오프라인프로그램이나 사전예약프로그램, 누리마실과 함께하는 지역가게를 이용하고 스티커를 받으면 땡스롤리에서 누리마실 수제 사탕을 주는 ‘달달한 이벤트’도 열렸다.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은 문화다양성의 가치와 의미를 알리고 지지한다고 한다.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과 콘텐츠로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며, 내년이나 그 이후의 누리마실이 또 어떤 즐거움으로 찾아올지 기대가 된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박미선 마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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