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안녕하세요?
이천 십 삼년이 되면서 감히 교육상상의 공동 대표를 맡게 된 이현주입니다.
미약하지만 상상의 나아가는 길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천 십년 늦가을에 작은 씨앗을 심었던 상상. 많은 이들의 시간과 땀으로
이 씨앗이 지역에 푸른 오월의 싱그러움으로 자리매김 되었지만
아직도 많은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변화하기 전에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잭 웰치의 자서전에 있는 한 문장.
제가 참 좋아하며 마음에 심어 놓은 문장입니다.
‘교육 상상’ 그 이름만큼 건강한 변화를 통해 상상이 현실이 되는 지역을
꿈꾸어 봅니다. 함께 해 주십시오.
오월에 교육상상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 시민모임 즐거운교육상상 공동대표 이현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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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교육상상의 활동(그간 활동 보고)>
차차(車茶)데이 – 봄과 겨울을 느끼는 주말여행
차를 타고 강릉서 차를 마시며 주말여행을 하는 차차데이 날,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우리는 12인승 승합차에 옹기종기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며 강원도를 향해 달려갔다.
일정을 조금 변경하여 먼저 들린 오대산에 가까이 올수록 빗방울이 어느새 눈으로 바뀌고 있었고 산 전체가 하얗게 뒤덮였다. 4월 중순에 내리는 눈은 오대산 전체를 한 폭의 그림처럼 물들이고 있었다. 동종으로 유명한 상원사에서 절밥을 얻어먹기로 결정한 우리들은 여러 가지 나물과 김치로 소박하지만 감칠맛이 있는 절밥을 먹으며 몸을 녹였다. 그렇게 사찰에서 보는 설경을 감탄하며 절밥의 깊은 맛에 감탄하며 우리들은 눈치 없이 몇 그릇 씩 밥을 먹었다. 오대산을 내려오자마자 눈은 시나브로 봄비로 바뀌어 있었다.
우리 여행의 가장 중요한 목적지였던 테라로사 커피 공장…. 골목에서부터 풍기는 커피 냄새가 우리를 끌어당겼지만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기회마저 얻지 못했고 우리들은 아쉬운 대로 커피향만 음미하며 그곳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원두커피 한 봉지를 사게 된 것이 다행이다 싶었다.
커피를 마시겠다는 의지로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안목 해변의 커피 거리.. 하지만 커피 거리라고 불리기엔 한참 모자란 풍경에 실망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역시 방송에 나온 곳이 가지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끼며 우리들은 오랜 만에 보는 바닷가를 실컷 두 눈에 담아 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저녁 만찬은 포기 할 수 없는 일! 좋은 횟집을 찾아 이곳저곳을 찾다 결국 주인아주머니의 호객행위에 혹해 횟집을 정하고 우리들은 거하게 회와 음식을 즐겼다. 비록 테라로사 커피 맛을 맛보지 못하였지만 하루를 꼬박 걸린 주말여행이 그리 아쉽지는 않았다. 저녁 만찬의 포만감 때문은 아니었을까?
집에 돌아온 다음날 테라로사에서 사온 원두로 차를 끓이고 맛을 음미해 본다. 원두를 많이 넣지 않아도 진하 커피 향에 부드러운 맛이 입안에 가득 고인다. 이 맛은 바로 거창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소소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던, 봄과 겨울을 함께 느낀 차차데이 주말여행의 맛이 아닐까?
– 운영위원 이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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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술 소모임 후기
올해 학교에 입학한 아들 녀석이 방과후 수업으로 ‘마술’을 듣겠다고 했다.
그 흔한 문화센터 한번 가보지 않고 유치원 2년 다니고 학교에 간 아들..
무언가 배우러 다니는 건 무조건 싫다고.. 집에서 놀기만 하던 아이가.. ‘마술’은 배우겠다고 하기에..
마술.. 넘 멋지다고 열렬히 환영해주었다.
그리고 한 달 후 강연을 들으러 가서 신청하고 온 ‘마술’소모임이 드디어 개설되었다는 반가운 연락을 받고…
“엄마도 마술 배우러 간다~~” 했더니..
아들 왈.. “누가 더 멋진 마술사가 되는지 내기해요~~” 한다..
이제 막 마술 수업 네 번 듣고 와서는 자기가 벌써 마술사라고 폼 잡던 아이는 엄마의 마술 수업에 긴장 아닌 긴장을 했다..^^
드디어 내인생의 첫번째 마술수업!!
와~~~~~~~우!!!!
첫 시간이라 거창한 마술재료를 준비한 것도 아니고 그냥 간단한 소품으로 보여주셨지만…
결혼 8년.. 집에서 아이들과 지지고 볶고만 살던 아줌마인 나에게는…
너무도 신기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나이도 잊은 채… 마냥 재미있어서 와우… 와….. 우와…..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박수치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겼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아들은… “엄마 배운거 해봐여…” “엄마 나보다 멋진 거 했어여?” “엄마.. 애들은 가면 안 되여?” 졸졸 따라다니며 야단법석을 떤다…
저녁식사 후 두 아이 앞에서의 첫 번째 마술시연결과는…….
“엄마… 어떻게 했어여?” “엄마.. 다시 해봐여..” “엄마.. 트릭이 뭐예요..” “엄마.. 멋져요!!” “엄마… 엄마….”
아이들이 마냥 신기해 하면서 연신 웃는다..
아이들의 웃음을 보며 나도 같이 웃는다…
저녁시간이면 밀려오는 하루의 피곤으로 아이들에게 짜증도 많이 부리고 했었는데…
오늘은 서툴기만 한 마술하나로 우리집 저녁시간이 웃음으로 가득했다..
웃음을 전하는 새내기 마술사가 된 듯한 느낌!!!
행복했다!! *^ — ^*
………….
이런 좋은 모임을 만들어준 시민모임 ‘즐거운 교육상상’에 나와 아들 딸.. 모두 감사드린다.. ^^
아들.. 엄마 마술수업엔 넌 절대 따라오면 안 된다.!!! ㅋㅋㅋ
– 참가자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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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성교육 어떻게 할까”를 듣고
올 8월이면 성북구에 이사 온 지 2년이 됩니다. 가끔 ‘즐거운교육상상’에서 주최한다는 강연 프로그램 안내지를 보았는데 이제서야 ‘우리아이 성교육 어떻게 할까?’를 듣게 되었네요.
우리집 가훈이 ‘나답게, 더불어’인데 강사님도 자신 그대로를 사랑할 줄 알면 타인도 배려하게 되어 성적으로도 자연스러운 성장이 될 거라는 요지의 강의를 하셔서 만족스러웠네요.
집에서 10분 거리에 사무실이 있다기에 주저 없이 가입합니다. 금요일에 있는 마술수업이 기대됩니다. 서로 나누면서 마구마구 커가는 즐거운 동아리가 되길 기대합니다!
– 참가자 이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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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맑아지는 ‘솔잎차’
바쁜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찾는 곳, ‘동다헌’
다달이 차공부를 하고 좋은 벗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는 즐거운교육상상의 ‘우리차와 함께 하는 세상이야기 소모임’
매번 모임을 주최한다는 핑계로 ‘이렇게 좋은 공간에서 근무시간에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될까? ’ 라는 생각을 한다. 나에게 우리 차 소모임은 힐링의 시간이다. 도심의 별천지 같은 동다헌에서 여유를 즐기며 온갖 몸에 좋은 차를 마시고 있으면 마치 신선이라도 된듯하다. 이번에 함께한 차는 ‘솔잎차’인데, 곽재우 장군이 장복하여 신선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차를 마시며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몸도 머리도 맑아지고 가벼워지는 솔잎차…요즘 머리 아픈 일들이 많았는데 솔잎차 한잔에 묵직했던 머리가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평소 고혈압에 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남편을 생각하여, 올해는 심심산골에서 좋은 솔잎 채취하여 솔잎차나 한번 담가 볼까? 게으른 내가 가능할까 싶지만 계획은 한번 세워 봐야겠다.
– 집행위원장 안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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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호 회원인터뷰>
“만날 인연은 만나게 되어 있다”(서정례 회원)
꽃이 피다가도 추위가 찾아오고, 유난히 변덕스럽던 올 봄 앞다퉈 하얗게 피워 올린 꽃봉오리는 어느새 푸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계절은 빠르게 바뀐다. 2013년도 벌써 중반을 시작했다. 너무 빨리 가는 시간을 붙잡을 방법이 있을까? 5월의 회원인터뷰는 세상을 살아가는 비법을 들려준 서정례 회원. 5월 두 번째 날, 종암동에 있는 성북구 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서 컴퓨터 공부 삼매경 중인 서정례 회원을 만났다.
“월곡동 거주한지는 7년, 성북구에는 30년 넘게 살았어요. 종암동에 남편의 생활용품 가게가 들어서면서 왔지요. 딸과 아들을 뒀는데 지금 30대 중반 나이의 딸이 아장아장 걸을 때 성북구로 들어왔으니 여기서 고향보다 오래 살았네요.”
서정례 회원은 전북인 남편의 고향에서 결혼해 신혼살림을 서울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남편은 시동생만 여섯 명인 9남매 집 장남. 시부모님은 물론 시할머니까지 모시고 살았는데 자신들이 서울에 와서 터전을 잡고 시동생들을 하나 둘 불러서 함께 지내면서 뒷바라지 했다고 한다. 말하는 서정례 회원의 눈가가 아련해진다. 그렇다. 나는 전설적인 9남매의 맏며느리를 만났던 것이다!
“젊어서는 여느 엄마들처럼 아이들을 위해서 학교 어머니회, 육성회 가리지 않고 참여했죠. 그래도 아이가 가겠다고 먼저 청하지 않으면 따로 학원을 보낸다거나 하진 않았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내 아이만 잘되어야 한다거나 남을 밟고 딛고 잘되라고 할 생각이 없어요. 아이들이 커서 물으니 엄마를 엄격했다고 기억하더군요. 공정하려고 했었던 것인데. 어릴 때 아들이 친구들과 놀다가 한 대 맞고 들어오면 보통 나가서 내 아들을 때린 아이를 혼내줘야 하는데 저는 거꾸로 아들을 앉혀놓고 엄마는 개입할 수 없다, 네 일은 네가 해결해야 한다고 했는데 어느 날은 아들이 서럽다고 마루를 구르며 대성통곡을 했었죠. 만약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일단 맞고 들어 온 아들의 말을 들어주고 위로하며 안아줄 거에요. 물론 아들이 알아서 자기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요.”
사실 서정례 회원이 마음 아팠을, 속상했을 아이를 먼저 위로해주겠다고 생각을 바꾼 것은 공부를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현재 사이버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3학년이라 얼마 전에 빡세게 시험도 쳤다. 상담 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나에 대해서도 남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되었다고. 혹독하게 마음공부를 했다. 병으로 고통 받는 대부분의 이유가 심인성질환(심리적 요인에 의해서 생기는 정신장애 및 신체장애를 널리 가리켜서 말하는 것)이라는데 말이 쉽지 9남매의 맏며느리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드러내지 않는 성격상 화를 안으로만 삭혔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몸이 망가졌다. 엉망이 된 건강을 회복할 생각으로 몸 수련을 하게 되었고 미아삼거리 근처에 있는 단월드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사범도 했다. 그리고 이 활동 덕분에 즐거운 교육상상과 운명적으로 만났다고 들려준다.
“몸이 회복되고 마음공부를 하면서 사회는 나만 잘 살면 안 된다, 그럴 수도 없고 모두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후세를 위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만난 것이 교육상상이에요. 단월드 사범을 할 때 딸과 함께 수련을 하러 오던 한 엄마가 안영신 집행위원장에 대해 이야기를 해줬어요. 지역에서 주민을 위해 일할 유일한 사람이라는 칭찬도 함께. 그땐 만날 기회는 없었다가 2011년 성북구 주민참여예산위원 모집 공고를 보고 1기로 참여했는데 복지분과에서 안영신 위원장을 딱 만난 거에요. 역시 만날 인연은 만나게 되어 있어요. 직접 만나보고서 교육상상 회원등록을 바로 했어요. 지역 단체들의 네트워크인 함성도 알게 되어서 참여하고 있구요. 한 달에 1만 원 회비는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돈이지만 지역을 위해서 아깝지 않았어요.”
서정례 회원은 총회는 물론이고 교육상상 소모임이나 줏대 있는 학부모강좌는 시간이 되는 한 참석한다. 정말 좋은 자리이고 시간인데 정작 들어야 하는 사람들이 못 듣고 있어서 안타까워했다.
“제 가족들 중에서도 자녀를 학원뺑뺑이 돌리는 사람이 있어요. 사업이 실패해서 가정이 어려워지자 엄마까지 일하러 나갔는데 맞벌이를 해서 그 돈으로 아이들 학원에 보내더라구요. 학원을 보내는 엄마들의 심리는 자녀가 남들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에요. 불안함 때문이죠. 정작 교육상상의 학부모 교육은 이런 사람들이 들어야 하는데… 서울에 살면서 이웃들과 많은 교류를 나누지 못하죠. 마주치기 힘들어요. 어쩌다 만나면 아이들 진로와 학교 이야기밖에 안 해요. 그렇다면 학교나 교사와 협력해서 교육상상의 프로그램을 추천받으면 어떨까요. 엄마들의 신뢰가 생기면 교육에 참여하고 싶어질 거 같아요.”
인터뷰 중에 서정례 회원의 휴대폰이 울린다. 아까 한 대 맞고 들어와서 대성통곡했다는 그 아들의 전화다. 통화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이미 반가움이 얼굴 한가득. 아마 아프고 슬펐을 내 아이에게 공정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를 향한 사랑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리라.
올해부터 회비를 1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했다. 다달이 내기에 부담이 되는 돈이긴 하지만 우리 지역에 꼭 필요한 단체이기 때문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끝으로 젊은 엄마들이 꼭 들어야 하는 교육상상의 교육과 참여하면 좋을 모임에 정작 엄마들은 아이를 동반할 수 없어서 못 온다고 한다. 이 부분을 교육상상에서 많이 고민해주면 좋겠다고 전한다.
오월, 수줍게 올라온 연둣빛 이파리가 봄바람에 살랑살랑 손을 흔든다. 서정례 회원은 크고 너른 품을 지닌 나무를 닮았다. 이런 든든한 회원들과 함께 울타리가 되고 그늘이 되어주는 교육상상을 기대해 본다.
– 운영위원 최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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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교육센터>
“바비의 기도”를 보고 나서
인권공부모임에서는 이 사회 소수자들의 인권에 대한 공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4월에는 세 번의 모임을 진행했는데 그 첫모임에서는 미국 TV 영화 “바비의 기도”를 같이 보고 성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동성애자인 바비의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 분명합니다만 저는 영화를 보며 부모의 역할에 대해 더 생각했습니다.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의 갈등과 번민을 보면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이며 어디까지인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녀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줘야 하면서 또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원칙들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겠지요. 어쩜 바비의 엄마, 메리는 후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다보니 전자의 역할을 놓쳐 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내가 가진 원칙들이 나와는 다른 사람을 배제하고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돌아봐야 한다는 교훈을 준 영화였습니다. 배제의 대상이 메리처럼 사랑하는 이, 자기 자식일 수도 있으니까요.
5월 6일 저녁 6시 반, 이주노동자 인권향상을 위해 활동하시는 아웅틴튠 선생님을 모시고 이주노동자의 인권에 대해 공부합니다. 막연히 “이주노동자분들, 살기 어렵겠지”를 넘어서서 그 분들이 사는 모습, 곳곳에 스며있는 우리 사회, 우리의 모순을 함께 확인해 보았으면 합니다.
– 사무국장 허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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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일터의 노동자와 삶터인 지역주민은 하나
지금도 난 희망연대노동조합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2011년 희망연대노동조합에서 사회연대사업을 지역 단체들과 기획하여 진행하고 싶다고 사무실에 찾아 왔었다. 한창 지역 네트워크가 태동하고 있을 때였고 이러저러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을 때여서 가뭄에 단비를 만난 듯 반가웠다. 심지어 노동조합에서 지역과 함께 하는 사업을 고민하여 제안한 것 자체가 경이로운 일이었다.
그해 희망연대노조 간부 수련회에 참여하여 지역연대 사업을 태동시켰던 그이들의 선언을 가슴 떨리게 기억한다. ‘노동조합, 사업장 담벼락을 넘어 지역사회로 뛰어라!’ 라는 선언은 우리나라 노동조합 운동사에 또 다른 획을 그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역사의 현장에 함께 한다는 자부심마저 들었다. 이 아름다운 ‘연대’의 선언이 모든 노동조합과 단체들에 확산되어 자본과의 싸움에서 연대만이 살길임을 증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사업장의 주체는 노동자
기업의 사회공헌사업은 대체로 지역에 기반하기보다 기부 및 봉사, 교육 및 장학, 음악회, 공연과 같은 문화행사 개최, 스포츠 이벤트 개최 등의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노동자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이윤을 창출한 자본은 이윤창출의 주인공인 노동자는 뒤로 한 채 자신들의 이름으로 선심을 쓰듯이 사회공헌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 희망연대노조 C&M지부가 단체협약을 통하여 사회공헌사업기금의 일부를 노동조합의 사회연대기금으로 조성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윤 창출의 주인공인 노동자가 실질적으로 만들어낸 자본 이윤을 사업장의 주체가 되어 꼭 필요한 곳에 나누는 일을 시작한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사회공헌사업이 아닌 ‘사회연대사업’이라 부른다. 사회연대사업 기금을 단체협약사항으로 넣은 것부터 노동의 가치 인정과 진정한 사업장 주체로서의 선언이라고 생각한다.
실천으로서의 연대 만들기
지역 풀뿌리 단체 가운데 노동조합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활동가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하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 않았기에 노동조합과 거리가 있었다. 그런데 희망연대노동조합이 지역의 문을 먼저 두드려 왔다. 최근에 C&M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지부가 출범을 하면서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C&M 차만 봐도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운전하는 노동자를 바라보며 ‘저 분은 조합원일까? 아닐까?’를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란다. 이렇게 깊숙이 함께 동네에 살고 있었으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잘 확인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이제는 그이들이 모두 남 같지 않고 동지라는 생각에 그이들의 노동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특히나 희망연대노조의 사회연대사업을 통해 청소년들을 만나 노동인권을 얘기하고 있는 입장에서 더욱 더 외면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렇듯 서로의 실천 가운데 만들어진 연대야말로 큰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삶터, 지역의 변화
성북은 작년에 인권조례를 공포하고, 올해 성북구 주민인권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주민인권선언단을 모집하는데 인권교육강사 양성과정에 함께 했던 희망연대노조 조합원을 추천하였다. 노동자의 입장에서 성북구의 주민인권선언을 바라보고 의견을 제시해 줄 것을 주문하였다. 사회연대사업을 통해서 성북의 주민인권선언이 노동인권 감수성으로 보완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내가 선 자리를 바꾸는 것부터 사회를 바꾸는 것은 시작된다. 희망연대노조의 사회연대사업을 통해 지역의 어린이, 청소년, 부모들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조합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던 활동가들이 노조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깨기 시작했다. 지역의 다른 노동조합들에게 희망연대노동조합의 지역 연대 사례를 얘기하고 있다. 이제 성북 어느 곳에서나 희망연대노조의 국제연대사업인 ‘네팔 아이들에게 희망을’ 저금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조금씩 지역은 더불어 함께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조합원들도 지역연대를 통해 변화해
희망연대 사회연대사업을 통해 강동에서는 조합원들과 함께 텃밭 가꾸기와 집수리를 진행한다고 들었다. 성북에서는 청소년인권캠프와 진로교육에 조합원들이 함께해 노동인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인권교육강사 양성과정에도 함께 한다.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하기도 했다. 텃밭을 가꾸고, 집수리를 하며 지역을 돌아보고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가 되었으리라 짐작한다.
인권캠프에서 노동인권교육을 진행하며 요즘 청소년들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노동인권교육을 전혀 진행하고 있지 않은 학교의 실태를 생각했을 때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노동인권교육은 큰 의미가 있다.
인권공부모임에서 ‘성소수자’나 다른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만나며 생각이 많아졌다는 얘기도 들었다.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쪼개 사회연대사업에 함께한 조합원들의 성장과 변화 또한 분명히 있었으리라 생각하며 많은 조합원들이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지역 안에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케이블 방송의 역할
2011년 9월 주민참여예산제의 의무시행에 따라 전국의 거의 모든 시,군,구가 주민참여예산제를 시행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의 외국 사례 가운데 케이블TV 방송의 역할에서 참고할만한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미국 뉴햄프셔주 런던데리에서는 지역 케이블 방송국에서 마을 주민이라면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취미생활부터 시작해서 자영업 광고, 드라마와 영화제작까지 오로지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한다. 사소한 이야기에서부터 선거철이면 정치적 발언들까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방송 내용에 관하여 제한이 없는 매우 자유로운 방송국이다. 방송에 대해 문외한인 마을 주민들이라고 할지라도, 기획부터 방송장비를 다루는 방법까지 모두 무상으로 교육을 해준다. 물론 1987년 케이블 방송국의 기지국이 만들어질 때 마을 주민들이 필요한 모든 노동력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대신 이 케이블 TV의 채널 몇 개와 마을 자체 방송국 운영비를 지원받는 방식의 프렌차이즈 계약을 맺었고, 이런 방식으로 지금까지 방송국을 운영해오고 있어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이기는 상당히 어려운 조건이긴 하다.
하지만 지역 케이블방송국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공공재라는 인식으로 접근을 하면 지역 소식만 다루더라도 꽤 높은 시청율을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런던데리에서 주민들이 지역케이블 방송국을 활용하여 주민참여사업을 제안하며 주민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듯이 우리나라에서도 주민참여제가 확산되는 시점에서 지역케이블방송국이 그런 역할을 하면 좋겠다.
현재 시청자제작 콘텐츠가 분량이나 비용에서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요구일 수 있겠으나 지역의 케이블방송국으로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시청자제작 콘텐츠를 상당수 늘리고 형식적인 시청자위원회가 아닌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시청자위원회를 구성하여 권역의 지역민과 밀착한 컨텐츠를 함께 고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케이블 TV야말로 시청자위원회가 제 기능을 했을 때 위성방송국이나 IPTV와 구분되는 지역공동체 안에 케이블 방송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희망연대노조가 사업장의 담벼락을 넘어 지역과 하나가 되어 가고 있듯이 지역 케이블TV는 자본을 넘어 지역 공동체와 함께 해야 한다. 그것이 지역케이블 TV의 정체성을 살리고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의 이웃인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달라지게 할 수 있다.
– 집행위원장 안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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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교육상상 새소식(광고)>
◎ 5월 일정 안내
5월 3일(금) 오후 2시 서울시교육단체협의회 회의(전교조 서울시지부)
오후 7시 주민참여네트워크 회의
5월 6일(월) 오전 10시 30분 구의회 방청
오후 7시 교육상상 운영위원회
5월 7일(화) 오후 1시 사무실 대청소
오후 6시 동시, 동화 창작 소모임(교육상상 사무실)
5월 8일(수) 오후 3시 노동인권교육 강사 양성과정(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오후 7시 청소년 동아리 ‘청동기’ 모임 (교육상상 사무실)
5월 10일(금) 오후 4시 3기 인권교육강사양성과정 준비모임
오후 6시 30분 마술동아리 모임(교육상상 사무실)
5월 13일(월) 오후 6시 30분 인권교육센터 준비모임
5월 14일(화) 오후 2시 후쿠시마의 미래 공동체 상영(아리랑 시네센터)
오후 6시 동시, 동화 창작 소모임(교육상상 사무실)
5월 15일(수) 오전 10시 우리차와 함께하는 세상이야기 소모임(동다헌) : 송화밀수
5월 20일(월) 오전 10시 줏대있는 부모되기 강좌(성북구 평생학습관) :
우리 아이 책읽기 어떻게 할까? (김영주)
오후 7시 희망연대노조 사회연대사업 연석회의
5월 21일(화) 오후 6시 동시, 동화 창작 소모임(교육상상 사무실)
5월 22일(수) 오후 3시 노동인권교육 강사 양성과정(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오후 7시 청소년 동아리 ‘청동기’ 모임 (교육상상 사무실)
5월 23일(목) 오후 3시 함께하는 성북마당 정기회의(국민대 생협)
5월 24일(금) 오전 10시 강풀포럼 (박성준 선생 강의)
오후 6시 30분 마술 소모임
5월 27일(월) 오후 6시 30분 인권교육센터 모임
5월 28일(화) 오후 6시 동시, 동화 창작 소모임(교육상상 사무실)
5월 31일(금) 오전 10시 영화소모임(성북문화예술창작소) : 케빈에 대하여
– 새로운 회원을 소개합니다
이동진 회원 님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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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모임 즐거운교육상상 인권교육센터 운영비 마련
일일호프
– 때: 2013년 6월 28일(금) 낮 1시부터 밤 12시까지
– 장소: 무호프(월곡역 4번 출구)
* 자세한 사항은 나중에 다시 회원들에게 알려드리겠습니다. 6월 교육상상 회원 만남의 날 ‘호프데이’ 대신 진행하는 행사이오니 회원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주변 분들에게 티켓도 팍팍~ 팔아 주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