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이 제일 좋아!’ 이 소리는 성북데이케어센터 현관문을 열자마자 들리는 소리입니다.
작년 10월 어느 날, 누구나 다~ 한다는 칠순을 맞아 플래카드도, 오만원짜리 지폐가 당기면 줄줄 나온다는 케이크는 없어도 평소에 가 보고 싶은 곳을 노래를 불렀더니 삼청각 한식당에서 아들이 점심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점심을 먹고, 버스를 타기 위해 성북동 거리를 걷고 있는 중에 지인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성북구 보건소 건강정책과의 건강 체조 강사 모집에 추천하려고 하는데 시간이 되냐고? 시간은 물론 되지만, 운동은… 여러 가지 많이 다양하게 배웠지만, 누구를 가르쳐 본 적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엉겁결에 시작된 성북보건소 건강 정책과의 9988 건강체조 강사는 두 번의 실버복지관과 데이케어센터 참관 수업, 바르게 걷기 지도자 과정을 수료하고 올해 4월 첫째 주부터 두 군데 데이케어센터에서 주 3회로 9988 건강체조 강사의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서울과학연구소 소속 중등부 인성과 진료상담 봉사를 2002년도에서 2007년 5년간 하면서 익힌 수업의 승패는 도입 부분에 있다는 노하우로 “어르신들이 최고입니다!”라고 큰소리로 구호를 하면 어르신들은 그것에 맞추어 “당연하지!”로 시작합니다.
어르신 건강 체조는 준비운동을 시작으로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활성화하고 소중한 신체 부분을 어느 한 군데도 빠짐없이 마사지와 근력운동으로 체력을 증진시킵니다. 그리고 웃음의 최고봉인 박장대소로 우리 몸의 근육의 반을 움직여서 치료가 된다는 웃음치료와 흥겨운 음악에 맞추어 율동을 하고 마무리 운동으로 한 시간 수업을 마치게 됩니다.
수업에 참여하신 93세 어르신께서 손잡아 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나는 9988이 제일 좋아~, 9988만 기다려져.”라고 하십니다.
이 맛에 집에 돌아오는 발걸음은 깃털처럼 가볍고 살고 있다는데 희열을 느낍니다. 참 좋습니다.
노래를 부르라고 할까 봐, 관광버스 타기도 무서워하였는데,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은 남의 일인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소질이 있는 줄 미처 몰랐습니다.
얼마 전에는 우리 동네 동장님께서 아시고 지역사회 보장협의체 사업으로 월곡 2동 어르신 건강한 여름나기 지원 행사에 웃음치료 및 스트레칭 건강 체조 강의를 요청을 하셔서 영광스럽게 약 100명이 함께하는 자리에서 열과 성을 가지고 강의를 하였더니 작년 10월에 성북보건소 건강정책과의 9988 건강체조 강사를 처음 소개해 주신 복지를 담당하시는 선생님께서 처음으로 참관해 보시고 그냥 하는 줄 알았는데 40여분 수업 중에 한 사람도 이탈하시지 않으시고 집중하여 몰입하시는 것을 보고 “내가 보기엔 성북구에서 최고”라는 과찬으로 용기를 주시네요.
SNS에 올린 글에 초등학교 동창 남자친구가 ‘조 선생도 어르신인데’라고 댓글을 남겼네요.
제 수업에 첫 도입은“백두산 가자~”라고 힘찬 구호로 시작합니다. 백 살까지 두 발로 산에 가자라는 덕담이 요즘 시니어 중에는 유행이라고 합니다.
저 출산과 초 고령화 시대에 우리가 할 일은 자기 몸은 자기가 돌보자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모두 안 아프고 건강한 것이 나라에 이바지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칠순에도 꿈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9988 건강 체조 강사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조우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