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에서 축제 등의 행사가 있을 때, 근처 가게하시는 분들 반응은 어떤가요?”
지난 10월,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에 방문한 부산 해운대구의회 의원들의 질의 중 하나다. 인근 소상공인과 마찰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담긴 질문이었는데 그에 대한 성북구의회 의원의 답변은 이러했다.
“주민들이 많이 방문하면 주변 가게도 장사가 더 잘 됩니다. 그래서 오히려 반기는 편이지요.”
축제가 크게 열리면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자연히 주변 상권도 장사가 잘 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잘 된 사회적경제 행사는 참여한 기업 및 조직뿐 아니라 근처 소상공인들도 아우른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경제가 골목상권과 적극적으로 연대할 수는 없을까? 그래서 마련했다. 사회적경제와 골목상권이 함께하는 지역경제 활성화 워크숍을~~! 사회적경제 중에서도 공방 · 빵집 등 가게를 하는 분들과 소상공인이 만났다. 목적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가게를 운영한다는 점에서는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분들이 서로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았다. 새로운 시각을 얻어갈 수 있는 강연도 준비했다. 알찼던 그 시간을 기록해 본다.
지역경제 활성화 워크숍
2024.12.16.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 3층 교육장
워크숍은 오후 6시, 문호리 리버마켓 안완배 감독의 강연으로 시작되었다. 문호리 리버마켓은 2014년 양평의 북한강변에서 시작해 국내 최대 규모로 성장한 플리마켓이다. 처음에는 15개의 부스로 시작했다는데 지금은 어디서 열리건 사람들을 몰고 다니는 브랜드가 되었다. 그 비결이 뭘까?
상인은 작가가 되고
손님은 작가를 응원하는 친구가 되는 마켓
안완배 감독은 문호리 리버마켓을 이렇게 소개했다. 참 멋있는 이야기인데, 꿈 같은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신기한 것은 안 감독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정말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리버마켓에서는 본인이 생산한 물건만 팔 수 있습니다. 자기가 키운 작물을 파는 농부부터 자기가 내린 커피를 파는 바리스타, 자기가 만든 도자기를 파는 도예가까지 내가 만들어 세상에 하나뿐인 물건을 파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참여 가능하지요.”
리버마켓에는 참가비가 없다. 자유롭게 참여하되 모든 것을 자기가 다 알아서 해야 한다. 쓰레기가 있다면 주최측이 알아서 치워 주길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알아서 치워야 하는 식이다. 부스 설치도 철거도 다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한다. 사실 주최하는 조직도 단체도 없다고 한다. 기획자 안 감독만 있을 뿐이고 참여자들이 있을 뿐이다.
“다들 뭔가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에요. 저는 그걸 탁 터트려 주는 역할만 할 뿐이죠. 나머지는 다 알아서 합니다. 어른처럼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 하는 거죠.”
“리버마켓 참여자들은 간판부터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브랜딩을 시작하는 겁니다. 본인의 자부심을 가지고 그렇게 작가가 되는 겁니다.”
리버마켓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든지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장이지만, 지켜야 하는 규칙은 엄격하다. 마켓이 끝나고 나서는 끝장토론을 통해 개선할 점을 개선해야만 한다. 뭐든 시도해 볼 수 있는 곳이지만, 어른이어야만 할 것. 그것이 리버마켓의 조건이다.
“막히는 길을 두세 시간씩 차를 끌고 리버마켓에 옵니다. 마켓에 방문한 사람들의 소중한 시간을 가볍게 여기면 안 됩니다. 시간을 내서 내가 만든 물건을 봐 주러, 거기에 깃든 내 이야기를 들어 주러 온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한다는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날 만나러 온 친구들에게 가장 예쁜 것을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그 친구들이 가장 편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그러면 손님이 진짜 친구가 되어줍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완벽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잘 팔리든 안 팔리든, 꿋꿋하게 자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면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 있다. 마켓을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나아진다. 손님에게 배우고, 같이 참여한 사람들에게 서로 배운다. 그렇게 참여자 하나하나가 브랜드가 되고, 리버마켓이 브랜드가 된다.
“어려움을 돌파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할 때까지 기다려줍니다. 어렵다고 피해 가면 결국 흐지부지 그만두게 됩니다. 어려울 때는 어렵게 가야 합니다. 그러면 나중에는 어려운 게 다 부서져서 어렵지 않습니다.”
강연이 끝나자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리버마켓 참여자들처럼, 워크숍에 오신 분들은 대체로 손수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분들이 많았다. 강연에서 많은 것을 얻어가셨기를 바란다.
강연이 끝나고는 2025년의 다짐을 써 보는 시간을 가졌다. 성북구의 캘리그래피 공방 ‘글그리미’에서 진행하였다.
곧이어 네트워킹 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함께 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혼자 공방을 하고 있어요.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을 때 연락을 받아 나오게 되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맥주를 만들고 사진을 찍습니다. 앞으로 재밌는 일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역에서 잘 살고 싶은 것이 저의 마음이에요.”
“하나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이 좋은 세상을 만나고 싶어요.”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밤10시가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아쉽게 자리를 파하며 2025년의 만남을 기약하였다. 사회적경제와 골목상권이 만나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성북구의 소상공인과 사회적경제인이 북적북적 희망을 만들어갈 2025년이 기다려진다.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조화로운 추구를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지역사회 및 주민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성 북 구 사 회 적 경 제 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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