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사경 돌봄네트워크] 기획 워크숍 1
11.26.(수) 15:00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 3층 교육장
성북구는 지금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해 있습니다. 42만 구민 중 65세 이상 인구가 8만 5천명을 넘어섰고, 장기요양 등급자만 약 7,700명에 달합니다. 특정 지역에는 어르신이 밀집해 있어 돌봄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돌봄 서비스는 여전히 여러 기관과 부서로 나뉘어 흩어져 있습니다. 마침 2026년부터는 돌봄통합지원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병원에서 퇴원하는 분들의 정보가 지자체로 바로 전달되고 지자체는 이를 바탕으로 돌봄을 연결하는 등 지역 돌봄 체계를 갖출 예정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성북사경 돌봄네크워크 기획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의료·복지·주거·교육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성북구의 사회적경제 조직이 한 자리에 모여 앞으로 성북의 돌봄을 어떻게 함께 만들어갈지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지역사회 돌봄네트워크의 필요성 및 사회적경제 조직의 역할- 부천 사례를 중심으로
총 3회차로 구성된 이번 워크숍의 첫 문은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이선주 전무이사가 열었습니다. 부천은 2019년 정부의 통합돌봄 시범사업에 참여해 7년 동안 지역에서 꾸준히 돌봄 모델을 축적해 온 지역입니다. 그 중심에는 부천의료사협이 있었습니다. 지역 기반 돌봄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 앞서 경험한 지역의 생생한 사례가 펼쳐졌습니다.
선도사업에 참여할 당시에는 부천의 돌봄체계가 잘 갖춰져 있던 건 아니었다고 합니다. 부천 내부에서도 누가 무엇을 어떻게 맡아야 할지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때 부천의료사협이 먼저 움직였다고 합니다.
“우리는 주민 조직과 의료 자원을 함께 가진, 지역 기반 돌봄을 할 수 있는 조직입니다.”
이선주 전무이사는 부천 시장을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고 합니다. 당시만 해도 행정에서 민간 조직을 ‘정책 파트너’로 받아들인 사례가 거의 없었는데요. 부천의료사협에는 수년간 주민과 함께 건강증진 프로그램으로 쌓아온 단단한 기록이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건강 수치가 실제로 개선된 결과가 나오면서 지자체에서도 “이 조직과 함께 하면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렇게 부천의료사협은 선도사업의 핵심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사실 쉽지 않았어요. 예산은 계속 줄고 사업은 자꾸 바뀌고… 방문진료도 자리를 못 잡아서 시행착오가 많았죠.”
“행정 부서들은 서로 역할이 나뉘어 있어서 저희가 ‘이건 꼭 필요합니다’라고 말해도 잘 안 움직일 때가 많았어요. 늘 조정하고 설득하고… 그런 시간의 연속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붙잡고 갈 수 있었던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결국 주민들과의 관계 덕분이었어요. 주민들이 저희를 믿어주고 도와주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이렇게 주민과 함께 버티며 쌓인 시간은 실제 돌봄에서의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 우울과 만성질환을 안고 사는 80대 후반 어르신을 오랜 기간 건강리더와 방문진료팀이 함께 관리한 사례
- 퇴원 후 계속되는 건강상의 위기 상황을 여러 지역 자원과 연결해 안정시킨 사례
- 혼자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고령자를 위해 조합원이 직접 영양죽을 만들어 전달한 사례
- 방문진료 과정에서 당뇨발 위험을 발견해 병원 협력으로 이어간 사례 등
이 전무이사는 강조했습니다.
“위험 신호는 집 안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요. 그 변화를 제일 먼저 알아보는 건 결국 이웃 주민들이었습니다.”
어떤 시스템보다도 먼저 움직이는 건 결국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사회적경제 조직의 역할이 필수적입니다.
“행정은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어요. 부서 간 이해관계로 속도도 느리고요.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일을 하려면 지역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조직과 그 조직을 연결하는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사회적경제가 가진 힘은 그 연대와 협력에 있습니다.”
자연스레 질의 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성북에서는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라는 현실적인 질문이었습니다.
“네트워크가 공식화되면 운영 인력은 어떻게 마련하나요?”
“통합지원센터가 따로 있는 건가요?”
부천의 사례를 들으며 참여자들은 성북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실행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성북구 통합돌봄 정책 현황과 과제
다음에는 정윤주 성북구의회 의원의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성북구의 통합돌봄 정책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있는 구의원이기에 참여자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새삼 자세를 고쳐 앉으며 귀를 기울이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정책 이름은 달라졌지만 지향하는 목표는 같습니다.”
정 의원은 먼저 통합돌봄 정책의 흐름부터 짚었습니다.
“예전 정부에서 ‘커뮤니티 케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었던 정책이 있었어요. 내년부터 시행될 ‘통합돌봄’의 핵심도 사실 같습니다. 내가 살던 곳에서 안전하게 노후를 보내도록 돕는 것이죠.”
“2026년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되면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그 정보가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지자체로 바로 연결됩니다. 지자체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필요한 돌봄을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지역 돌봄 플랫폼’을 갖춰야 합니다.”
정 의원은 통합돌봄정책의 본격 시행에 대비하여 성북구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성북구는 이미 고령사회이기 때문입니다.
- 인구 42만명 중 65세 이상 약 8만 5천명
- 장기 요양 등급자만 약 7,700명
- 어르신이 밀집된 지역이 곳곳에 존재
- 노인 관련 시설 299개, 병·의원 765개
성북구의 돌봄 수요는 이미 크고 더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이에 성북구는 통합돌봄 서비스를 준비 중인데요. 정 의원은 총38개의 돌봄 서비스를 소개하며, 2026년 이후에는 영역이 더욱 확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큰 한계는 예산입니다.”
현실적인 돌봄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예산이 많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통합된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 의원의 설명이었습니다.
“네트워크로 묶어서 하나의 창구로 제안하면 행정 입장에서는 더 안전하고 효율적입니다.”
즉 제한된 예산을 흩어 쓰기보다 통합적으로 설계된 네트워크에 배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물론 행정은 예산을 개별 기관을 통해 집행하는 방식을 더 선호합니다. 절차가 단순하고 관리가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성북구의 돌봄 구조는 복지관·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기존 기관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통합돌봄을 실행하기 어렵습니다. 기관마다 정보와 역할이 나뉘어 있어 서비스가 연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 의원은 이 빈틈을 지역의 사회적경제 조직이 메울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지역에서 활동해 온 만큼 서로의 자원과 역할을 잘 알고 있어 필요한 순간에 빠르게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행정이 먼저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진 않습니다. 민간이 먼저 연결되고 그 힘으로 설득해야 합니다.”
즉 지역의 돌봄 자원을 가진 사회적경제 조직이 먼저 스스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돌봄 구조를 제시해야 행정도 신뢰하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내내 집중하던 참석자들은 질의응답에서도 적극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우리 조직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 조직은 어떻게 참여할 수있을까?”에 질문이 집중되었습니다.
“방문 운동 서비스에 민간도 참여할 수 있나요?”
“주거환경 개선은 우리 조직도 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접근하면 될까요?”
“구청은 네트워크 방식과 개별기관 방식 중 어떤 걸 더 선호할까요?”
“2026년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되면 실제 서비스는 언제부터 시작될까요?”
“성북구 사회적경제가 제안하려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정 의원의 답변에 따라 열심히 메모하거나 “그건 우리도 할 수 있겠다”, “그건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속삭임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습니다. “준비할 시간이 정말 얼마 안 남았다”며 서둘러 네트워크를 갖추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현장 전체로 번져갔습니다.
오늘 워크숍을 통해 참석자들은 통합돌봄이 지역의 여러 주체가 함께 움직여야 가능한 구조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부천의 7년 경험은 지역 돌봄이 어떻게 수행되고 정착되는지를 보여줬고, 정윤주 의원의 발제는 성북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사회적경제 조직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분명히 짚어주었습니다.
워크숍이 끝난 후에도 참석자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었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2·3차 워크숍을 통해 성북구 사회적경제가 어떻게 지역 돌봄 생태계의 청사진을 그려 갈지 궁금해집니다. 다음주에 다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조화로운 추구를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지역사회 및 주민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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