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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경통신원

이렇게, 함께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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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칡
2013년 7월 31일
TV나 만화 등을 보면 스토리 구성을 위해 혹은 기본적인 골조가 되는 인간관계의 형성을 위해 옆집이나 동네사람이 빠짐없이 등장합니다.
스토리 전개를 위해서라지만 우리는 알게 모르게 미디어를 통해 다정한 이웃과 재밌는 공동체에 노출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왜! 우리는 나 홀로 살고 있을까요?
하물며 나 혼자 산다는 사람들이 ‘무지개’를 결성해서 간헐적인 공동체적 삶을 살고 있는데 말이죠!
꽤 오래 전 우주에 다녀왔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들었습니다.
“지구를 벗어나게 되면 지구를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되요.
저 작은 행성, 저 작은 대륙에 오밀조밀 사랑하며 살고 있는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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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일본인지 한국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늘에서만 봐도 마을들이 너무너무 작게만 보입니다.
성북구에서 3년째 활동을 했고, 관악구에만 20년이상 살고 있습니다.
나름 성북구나 관악구가 공동체가 발달된 곳인데도 마을 활동을 하는 곳도 없고
동네친구도 없어서, 헐렁한 차림에 슬리퍼 찍찍 끌며 밤마실 하다가 동네친구 만나서 맥주 한 잔 하는걸 로망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이후로는 동네친구가 아예 없긴 했지만, 오히려 어릴 때보다 지금이 동네친구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나름 관악구의 핫플레이스나 뭐 이것저것 알고 있는데 이 지식을 나눌 길도 없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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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소박한 골목입니다.
7월 초 진행한 마을살이 견학에서 장수마을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박학룡 대표님이 장수마을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 중 가장 와닿는 말이 있었어요.
“골목길 공동체” 
얼마나 확 와닿는 말이던지, 그 자리에서 바로 메모를 하고 아직도 저장해두고 있습니다.
순간 떠오른 것이 꼬불꼬불 골목길 담벼락에 아이들이 분필로 낙서도 해놓고, 더러는 락카로 19금 단어도 쓰여있는 모습.
그리고 아침이나 저녁에 지나갈 때 마다 집집마다 풍겨오는 꼬소~한 밥 향기(특히 압력밥솥으로 하는 집 지나갈 때의 그 황홀함이요!), 냄새만 맡아도 배부른 된장찌개 냄새가 생각이 나더랍니다.
살아온 날이 길지는 않지만, 그래도 중학교 때까지는 동네에 아이들이 소리지르며 뛰어노는 소리도 더러 듣기도 했는데, 방학인데도 최근에는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는 커녕 재잘대는 소리도 듣기가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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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없이, 집착없이 적당히 잘 벌고 같이 잘 사는 그 길이 가장 옳은 길이겠지요?
요새 한창 ‘소박하게 사는 것’을 화두로 잡고 있습니다.
나름 환경단체에 몸담은 날이 길어 활동내용 중 제게 맞고, 제가 추구해야하는 삶의 방식을 몇 개 정해두었는데
최근 소홀해진 것 같아 다시금 소박하게, 내가 추구해야하는(옳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도 하고 고민도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은 ‘적당히 벌고, 같이 잘사는 것’입니다.
사진은 최근 전주에 마실나갔을 때 남부시장 옥상에 있는 청년몰에서 찍은 사진 입니다. (청년몰 정말 재미있는 것 같아요!)
평균적으로 살고 적당히 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모든게 다 나의 마음가짐에서 발현하는 것이긴 하지만, 주변 환경이 도와주지 않으면 이러한 삶의 방식을 제대로 실천할 수 없는 현실이 마주하고 있지요.
(물론 집착을 다 버리면 가능하지만, 이기심으로 꼭 놓지못하는 것 한 두개 쯤 생기더군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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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룡 대표님이 한국의 근대 건축사를 볼 수 있다고 소개해주셨습니다. 한옥부터 개조한옥, 빌라, 아파트까지.
마을은 항상 내 주변에 있는 것인데 다시금 마을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 이슈가 되었을 때는 정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전통시장을 다시 부활시키자며 복사-붙여넣기식 간판으로 개성이 다 사라진 시장골목을 바라보며 허탈해졌습니다.
원래라면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것들이 사회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다시금 만들어야하는 것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흉흉한 뉴스의 주인공은 대부분 이웃이고, 이제는 인터뷰에서도 “조용하고 착한 사람이었어요”, “성격이 좋아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대신
“그런 사람이 살았다는 것도 몰랐어요”라는 내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을만들기 활동이나 공동체 복원 활동이 좀 더 많이 알려지고, 이런 운동으로 굳었던 우리들의 마음이 풀리게 되면
저도 동네친구 하나 사귀어서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겠지요?
나 혼자 살지만,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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