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쯤에 정릉 2동 주민 센터에 하차하여, 쨍쨍한 햇볕 아래, 땀을 주룩주룩 흘려가며 최연희 선생님과 함께 정릉마실 사무실에 도착하였다. 가는 길에는 안내 표지판이 없고 그냥 언덕이어서 처음 찾아가보는 나에게는 도움 없이 찾아가기 힘든 곳이었다.
사진을 보면 왼쪽 편에 작은 초록빛을 띠는 간판이 있는 곳이다.
들어가보니, 마을주민분들께서 다같이 도자기를 만드는 활동에 참여하고 계셨다.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으로는 먼저 바닥판을 동그랗게 만든 후에, 길다랗게 막대 같이 어느정도 두께있게 만든 다음, 그것을 바닥판 위에 붙여나가는 작업이었다. 붙일 때는 가장자리에 스크래치를 살짝살짝 내주어 물을 묻히면 잘붙는다고 하셨다. 구울 때 터지지 않게 하기 위함으로, 위 아래가 빈틈없이 잘 메꾸어 져서 붙어야 지장이 없다고 하셨다. 이는 그릇을 만드는 과정이고, 주민들은 화분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셨다.
그리고 화분을 만드는 것이기에 사진처럼 나중에 바닥에 구멍도 뚫어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도자기를 만드는 활동에 참여해보지는 못했지만, 보고 듣고 배움으로써 마음속으로는 이미 하나의 도자기를 만들어나가는 기분이었다.
도자기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시는 분이 강사님이시고 대표님은 따로 있는 줄 알았는데, 여쭈어 보았더니 강사님이 정릉마실 대표님이신 김경숙 대표님이셨다.
대부분 주민분들께서 처음 하신다고 들었는데, 처음만 시간이 걸리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했지만, 점차 빠른 속도로 그릇의 높이를 다들 높여나가셨다.
그릇이 높이가 어느 정도 긴 것을 만들고 싶으면, 대표님께서는 하루에 한번에 하면 무너지니까 말려가면서 쌓아올려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 수업은 지난주에도 진행되었으며, 다음 주에도 계속된다고 한다.
이미 만들어진 도자기들은 창가에 놓여져 있었다.
도자기를 만드는 동안 오직 도자기만 만들 뿐만 아니라, 주민 분들 서로 이런저런 일생대화도 나누시면서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의 역할도 보였다. 그리고 도자기 만든는 것에 엄청난 집중을 기울이실 때는 이야기하실 때와는 다른, 차분하고 섬세한 주민 분들의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즉, 이러한 모임을 통해 도자기 만드는 교육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느 하나의 일에 몰두하여 집중력을 높일 수 있고, 서로 대화도 할 수 있어서 공동체성을 더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다들 도자기 만드는 것을 동일한 분께 배웠으나, 높이가 높아져 가는 그릇의 모양이 각기 달라져갔다. 이는 서로 다른 솜씨가 반영되어 있는 것이겠지만, 각자의 개성과 마음의 상태를 표현해 주는 수단으로서 자신의 내면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