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농담처럼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금방 겨울 올 거라고. 정말 순식간에 12월이 왔다. 한 해 한 해 갈수록 시간이 가속도가 붙는다. 해야 할 것들도 많아지고 알고 싶은 것도 많아지는데 반해 시간은 천천히 흘러가지 않는다. 마당에 있는 수도가 벌써 얼 정도로 올겨울은 추위도 유난히 일찍 찾아왔다. 지난 12월 8일 월요일 오후에 성북구 마을만들기 공모사업 송년회가 있었다. 제목도 예쁜 ‘2014 성북마을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자리. 나는 이웃 만들기 프로젝트 ‘우리 동네 그리기’로 공모사업에 참가했었기에 참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었다. 1부는 공모사업 발표회, 2부는 모여라 성북마을이었다. 2시가 다 되어 도착하니 로비에는 ‘우리 동네 그리기’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행사장 안으로 들어서니 시니어들의 우쿨렐레 단체 연주가 진행되고 있었다. 공모사업 현황소개, 참여증 수여 및 구청장님의 인사말씀 순으로 이어졌다. 중간에는 어린이들과 학부모의 연극공연이 있었는데 관객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현장투표에 이어서 시상이 있었으며 잠시 휴식 후에 2부로 이어졌다.
2부는 모여라 성북마을 시상식으로 시작되었는데 개성이 넘치는 제목들로 단체들에게 상이 전달되었다. 내가 속한 감성달빛은 일종의 신인상(?) 격인 파릇파릇 상을 수상했다. 워크샵도 진행이 되었는데 그 중 하나는 2015년 소망을 적으면 캘리그라피로 적어주는 ‘문밖세상’의 소원나무꾸미기였다. 다른 하나는 한 덩이의 찰흙이 테이블에 전달되었는데 바로 ‘정릉마실‘의 도자체험이었다. 원하는 모양과 무늬를 넣으면 나중에 유약을 바르고 구워서 전달된다고 한다. 손에 흙을 묻혀 보는 체험이 진짜 오랜만에 해보는 거라 색달랐다.
해를 거듭할수록 춥게 느껴지는 계절. 비록 나만 그러한 것은 아닐 것이다. 경제가 어렵고 사람살이도 어렵고 그리움이 커져가는 것 같다. 그럴수록 이렇게 지역의 우리를 이어주는 활동의 필요성이 커져가는 것 같다. 덕분에 따뜻한 온기들로 마을 곳곳에 불을 피울 수 있었다고 본다. 올 한해도 다시 한 번 감사하며 2015년에도 따뜻하고 놀라운 인연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