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태기마을은 매년 정월대보름이 되면 주민들이 모여 작은 잔치를 열었습니다. 윷놀이 대회도 하고 음식도 나누어 먹으며 올 한 해가 잘 시작되길 기원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마을만들기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행사가 조금 커지게 되었습니다. 마을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산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행사를 같이 진행하게 되었고 윷놀이의 흥을 더욱 북돋워 주기 위해 삼태기마을 주민공동운영회에서 상품을 내놓았으며 어머님들이 모여 음식을 장만하고 주민들과 같이 음식을 나누어 먹는 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3월 5일 정월대보름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삼태기마을 정월대보름맞이 돼지고기 판매행사 겸 윷놀이대회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돼지고기 판매행사를 위해 아침 9시부터 주민들이 마실사랑방으로 모였습니다. 마실사랑방 안을 고기를 판매하기 좋은 구성으로 세팅을 하고 신선한 국내산 돼지고기들을 주문 받은 내역대로 썰어 봉투에 담아 나누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준비를 하는 사이 어느덧 10시. 10시에 공식적으로 개시를 하는 시간이었고 약속이나 한 듯 돼지고기를 주문한 주민들이 차례차례 마실사랑방으로 입장하였습니다. 미처 주문을 하지 못한 주민들을 위해 고기를 조금 넉넉하게 공급받았기에 당일날 판매행사를 알게 된 주민들이 방문하여도 판매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마실사랑방 앞 테라스에서는 어머님들이 음식나눔잔치를 준비하느라 분주했습니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를 녹여줄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한 쪽에서는 밥을 준비하는 어머님들의 손놀림이 분주해졌습니다. 음식나눔잔치가 펼쳐질 마실사랑방 옆 주차장에는 어르신들이 커다란 천막을 치고 책상을 놓아두어 같이 음식을 나누어 먹을 장소를 마련했습니다. 더불어 오후에 펼쳐질 윷놀이행사 준비도 같이.
돼지고기가 순조롭게 팔리는 와중에 마실사랑방 옆 주차장 한 쪽에서는 어느 주민이 내놓은 돼지고기를 굽느라 온 동네에 고소한 돼지고기 냄새가 퍼져 나갔습니다. 고기 냄새 때문인지 주민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고 점시간도 별로 멀지 않은 시간이라 본격적으로 음식나눔잔치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주민들이 점점 많아지자 먼저 점심을 해결한 주민은 너나 할거 없이 음식 서빙을 하기 시작했고 마실사랑방 앞은 간만에 사람들로 분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께서는 그 광경을 보시고 마을에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이니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고 하셨습니다.
오후가 되어 본격적으로 윷놀이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사물놀이패가 삼태기마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그리고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윷놀이의 달인들이 모여 윷놀이 패를 공중에 수놓았습니다. 윷놀이행사에 참여한 주민들에게 경품권을 나누어 주었고 윷놀이의 흥이 다 끝나갈 무렵 경품을 추첨하여 상품을 나누어주었습니다. 경품에 당첨된 주민들은 흥겨워 했고 아쉽게도 당첨되지 않은 주민은 아쉬워했습니다. 이렇게 웃고 즐기는 가운데 시간은 어느덧 오후5시. 모든 행사를 종료하고 깔끔한 청소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이렇게 삼태기마을의 정월대보름맞이 돼지고기 판매행사 겸 윷놀이대회가 막을 내리며 내년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글 사진 홍수만 마을코디네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