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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경통신원

마을여행, 과연 마을과 주민에게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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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디
2015년 12월 14일

마을여행 간담회_2.jpg


3차에 걸친 성북마을여행기획단 연구모임의 간담회 활동이 모두 마무리되는 날.

20158월부터 크고 작은 여러 모임들과 워크숍을 통해 마을여행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해온 활동들을 돌아보고 각자의 소감을 나누며, 앞으로의 마을여행에 대한 비전을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정해진 시간이 다가오고 모두가 한자리에 모였을 때, 아트버스킹 김경서 대표님의 활동보고로 발표회가 시작되었다. 마을여행을 위해 모인 우리가 나눈 이야기들, 활동들 하나하나를 짚어주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모두 집중해서 듣기 시작했다.

 

연구모임 활동보고를 마친 후, 성북동천 김기민님의 발표로 활동에 대한 평가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실 성북마을여행 연구모임의 활동목표는 마을여행이 정말로 마을과 주민에게 필요한지를 확인하고 마을여행의 역할을 정립하는 것이었다.

지난 2차 간담회 때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강의를 들으며 이에 대한 고민은 더욱 짙어졌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란 낮은 임대료를 찾아 모여든 예술인 또는 활동가들이 지역의 분위기를 활성화 시키면서 중상류층의 자본가들이 유입되어, 오히려 예술가 또는 활동가들이 지역에서 내쫓김을 당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마을여행이 향후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대해 신중히 고려하며 결정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이런 내쫓김 현상(젠트리피케션)과 같은 사례처럼, 우리가 시작한 작은 활동이 시간이 흘러 마을주민에게 부정적인 영향으로 돌아간다면, 주민들의 결속력은 약화되고 마을여행에 대한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정의 내린 주민과 소통하는 마을여행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이 마을여행에 대해 만족감과 필요성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주민들이 마을여행이 필요하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이를 통해 마을주민들의 욕구가 충족되고 마을 공동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야 한다. 마을여행의 긍정적인 역할로 기대되는 것은 마을여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주민들이 직간접적으로 마을여행에 참여하면서, 마을 공동체가 더욱더 활력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반면, 마을공동체가 먼저 활성화되어 있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마을여행을 통해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뒤따라오게 되었다. 마을의 특성과 상황을 잘 고려하여 결속력이 약하거나 아직 미흡한 공동체에 대해서 마을여행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또한 마을 주민들뿐 아니라 마을여행 참가자의 필요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들은 자신의 여가시간을 만족시킬 수 있을 만한 무언가를 기대하며 찾아오기 때문이다. 때로는 어느 한쪽의 입장만 고려하다가 마을여행의 진정한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참가자의 욕구 충족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마을이 원하고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소통하는 여행이 아닌, 동물원 우리 안에 원숭이를 보듯, 그저 구경만하다 가는 여행으로 전락될 수 있다. 또한 참가자를 제외한 마을여행 또한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이 둘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공동체의 지역성이 잘 드러나면서 주민과 참여자 간의 원활한 소통을 경험할 수 있는 마을여행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오고 갔다. 또한 현재 마을여행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자료집이 없기에 이를 제작하는 것과 참여자들이 선택하기 쉽도록 카테고리, 주제별로 정리해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마지막 순서로 2016년 마을여행 활동 방향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계속 생각해 왔던 마을여행이 주민, 공동체 입장에서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앞서 말했던 것과 같이 주민과 참여자의 입장을 모두 고려하되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마을주민의 입장을 먼저 고려하고, 그들의 의견과 생각에 더욱 초점을 맞춘 움직임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앞으로의 사업단의 발전방향에 대해 공유하면서 서로 다양한 의견과 질문들 속에 지역 공동체들과의 연결과 마을여행의 참여자 타겟팅이 좀더 심화되어야 한다는 점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끝으로, 서로에게 주는 격려의 박수로 우리의 모임은 모두 마무리되었다.

 

[글/사진 아트버스킹 이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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