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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삼각산 재미난 마을 현장 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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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ii
2015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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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2일부터 진행된 <숨은마을강사 양성교육>프로그램에서 수업을 마무리하며 마을배움터 사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삼각산 재미난 마을을 방문하였다.

 


삼각산 재미난 마을에서는 별칭으로 서로를 부른다고 했다. 우리 탐방은 이크님께서 맡아주셨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좋아하는 것을 하는 곳으로 알려진 삼각산 재미난 마을은 행정구역으로 구분된 특정 지역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미아동, 수유동, 번동 등의 일대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오래 산 사람들로만 구성된 공동체가 아닌 새롭게 이주해 온 사람들이 함께 뜻을 모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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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는 기존의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아니고 공교육과는 다른 대안적인 가치를 찾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곳입니다.”


1998년 엄마들이 공동육아모임을 하며 꿈꾸는 어린이집을 만들어 직접 운영한 것이 지금의 재미난 마을의 시초라고 한다. ‘꿈꾸는 어린이집에서 자란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가야할 나이가 되자 부모들은 다시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초등대안학교인 삼각산 재미난 학교를 만들게 되었다고 했다. 꿈꾸는 어린이집을 운영할 때부터 다함께 의견을 나누고 결정해온 부모들의 힘이 초등학교까지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는 숨은 마을 강사들이 모인 팀인 만큼 아이들의 교육프로그램에 대해 질문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사는 대안학교 이후의 진로였다. ‘삼각산 재미난 학교에서 지금까지 졸업한 아이들의 경우 중등대안학교로 진학하거나, 홈스쿨링을 선택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공교육으로 돌아간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아이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결정하는 만큼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적응을 하지 못한 사례는 없다고 했다.

 

아이들을 중심으로 연대감을 쌓았지만 아이들이 중심이 아닌 주민활동도 활발하였다. ‘삼각산 재미난 학교에서는 부모도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부모들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나고 그 것이 학교 밖의 다른 주민들에게도 확산되어 지금의 삼각산 재미난 마을 동아리활동들로 이어진 것이라고 한다. 큰 동아리만 해도 극단, 독서모임, 타로카드, 에너지절약주민모임 등 10개가 넘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주민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삼각산 재미난 마을 배움터의 경우 외부에서 강사를 데려오는 것이 아닌 마을주민이 강사가 되고 마을주민이 학생이 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고 한다. 때문에 서로가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정도의 부담없는 수강료 책정이 가능하여 참여도가 높고 수업 이후에 동아리활동으로 이어져 활동하는 주민이 많다고 했다. 마을 사무국에서 동아리에 지원을 해주기도 하여 활동이 더욱 다양할 수 있는 것 같다.

공동육아로 시작하여 대안학교, 그리고 동아리까지 활동의 규모가 커지자 2011년부터 삼각산 재미난 마을사단법인으로 등록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강의가 끝난 후에 마을 탐방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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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우리가 강의를 들었던 마을카페 재미난의 경우는 재미난 밥상에서 시작해 지금은 마을의 주민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공간 대여가 가능하고 사용하는 사람 욕구에 따라 여러 가지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고 하였다. 공동 출자를 통해 함께 활동하고 인건비는 자원봉사를 통해 줄여 운영하는 등 많은 시도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무인시설 체계로 넘어온 것이라고 했다. 무인으로 운영하기 시작했음에도 도난사건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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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처음 이동한 곳은 삼각산 재미난 학교와 함께 있는 작은 도서관이었다. 학교는 수업 진행 중인 관계로 외관만 봐야했고 도서관은 내부를 구경할 수있었는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미끄럼틀이 설치되어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커뮤니티, 독서모임 등이 이루어지는 장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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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마을 목수 공작단을 소개해주셨다. 목공소는 마을 주민 한 분이 평소 원하던 목공 작업공간을 마련한 것에서 시작된 것인데 다른 주민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지금은 정규과정을 편성하여 운영하는 마을의 공동목공소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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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마을의 남편들끼리 각자 원하는 것을 실현하기 위해 만든 싸롱드비를 방문하였다. B급을 추구한다는 뜻을 가졌다고 한다. 작은 책방, 술집, 영화관, 작은 무대가 함께 있는 공간으로 작지만 복잡하지 않은 아지트같은 곳 이었다. 한켠에는 마을 동아리의 판매물품도 비치해두고 있었는데 한 공간이 이렇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감탄했다. 문화와 예술을 꼭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

 

탐방을 시작했을 때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우산이 없는 분들이 많아서 이동에 불편을 겪을까 걱정했는데 우산을 가지신 분들을 중심으로 두세 명씩 모이고 탐방을 한 곳 한 곳 지날 때마다 이야기꽃이 피는 것을 보았다. 마을살이도 이처럼 큰 울타리를 갖추고 시작하기보다는 이렇게 작은 어려움을 만나면 모이고, 모여서 이야기하다보면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 이름처럼 재미난 일들이 일어나는 삼각산 재미난 마을에서도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일구어 나가는 이곳을 보고 가능성이라는 것은 확신하거나 의심하는 것이 아니고 계속해서 실행해 나가는 힘이라는 것을 느꼈다. 숨은마을 강사님들에게도 유익한 시간이었기를 바래본다.


[글/사진  곽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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