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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경통신원

너도 먹고 나도 먹고 반찬나눔 봉사모임 ‘뜰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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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느
2018년 2월 27일

2018년 2월 8일 ‘성북구 동네마당 뜰안’ 공유부엌에는 20명 정도의 성북구민들이 모여 반찬 나눔 모임 ‘뜰찬방’에 시동을 걸었다. 모임 총무인 김유정님은 “성북구에는 반찬나눔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이 있어요. 어르신들을 돕는 기관들은 많지만, 아이들은 부끄러워하며 마음의 문을 닫고 배고파하면서도 선뜻 다가가 필요한 음식을 요청하지 못하거든요. 우리 반찬 나눔 모임은 이런 아이들이 굶지 않고 밥 한 끼라도 맛나게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반찬봉사를 할 계획이에요”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아직은 초기라 식재료 준비는 일주일 내내 걸리고,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음식 만들기는 점심시간을 훌쩍 넘길 정도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모임원들의 밑반찬 봉사에 대한 뜨거운 열기만은 식을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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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 정도 끓인 맛간장을 함께 모여 시식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성북마을기자단 천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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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마당 뜰안 앞마당에서 맛간장을 만들기 위해 간장에 맛술, 과일, 채소, 건어물 등을 넣어 끓이고 있다 

ⓒ 성북마을기자단 천진희 
이 날의 중요 요리는 밑반찬의 기본이 되는 맛간장 만들기였다. ‘동네마당 뜰안’ 앞마당에 곰솥을 걸고 정성껏 준비한 각종 과일과 채소, 건어물과 간장을 함께 끓이기 시작했다. 모임원들은 뜨거운 김이 나는 간장이 한순간에 끓어 넘치지 않게 곁을 지키고 정성을 다해 맛간장을 달였다. 40여분 달이는 동안 맛간장은 코 끝을 간질이는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마당 가득 퍼져나갔고, 채에 받쳐 건더기를 건져낸 완성품의 맛은 최고였다. 이 맛간장은 앞으로 모임원들이 만들 다양한 밑반찬의 기본양념으로 유용하게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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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간장을 이용한 뜰안 센터장의 레시피로 아몬드잔멸치볶음을 만들고 있다.

ⓒ 성북마을기자단 천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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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스럽게 담긴 멸치볶음은 반찬나눔을 필요로 하는 이웃을 위해 동선동주민센터에 기부될 예정이다. 
ⓒ 성북마을기자단 천진희

부엌 한 쪽에서는 강렬한 냄새를 풍기며 멸치 볶기가 한창이었다. 멸치볶음을 만들기 위해선 먼저 멸치를 바삭하게 볶아 둬야한다. 비린내를 잡고 바삭한 식감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뜰찬방 밑반찬 만들기 시간은 어머니의 어머니로부터 전수되는 각 가정의 비법 레시피를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먼저 ‘동네마당 뜰안’ 센터장인 이지민님이 자신의 레시피를 공개했다. 멸치를 마른 팬에 물기 없이 볶은 후 한 김 식히고, 이후에 마늘과 생강으로 만든 특제조림청을 넣고 볶다가 아낌없이 아몬드편과 통깨를 투하하여 마무리했다. 

아몬드 잔멸치볶음이 아이들 입맛을 저격하였다면 이어서 어른들 술안주로도 안성맞춤인 꽈리고추멸치볶음을 모임 총무인 김유정님의 레시피 공유로 매콤하게 볶아냈다. 만들어진 멸치볶음은 모임원 몫과 기부할 것으로 나눠 반찬나눔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동선동 주민센터에 기부하게 된다. 나눔을 실천한다는 생각에 반찬을 만드는 모임원들의 손길에 신명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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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한 식감의 겨울철 밑반찬 무말랭이와 다용도로 쓸모가 많은 마른표고버섯을 만들기 위해 재료들을 썰어 말리고 있다. 
ⓒ 성북마을기자단 천진희
거실에서는 무말랭이와 마른표고버섯을 만들기 위해 무와 표고버섯을 썰어 말렸다. 집집마다 만드는 방식이 달라 썰어 놓은 무의 크기는 제각각이지만, 정갈하게 식재료를 다루고 우리 가족이 먹는 음식과 같이 정성을 다하는 마음은 한결 같았다. 
‘뜰찬방’ 반찬나눔 모임은 이지민님이 ‘동선동마을활력소’ 대표였을 때 동선동마을활력소에서 이뤄졌으면 했던 구상이 ‘동네마당 뜰안’에서 현실화된 것이다. ‘동네마당 뜰안’ 센터장인 이지민님은 마중물 격으로 ‘동네마당 뜰안’에 밑반찬 만들기 프로그램을 시작하였고, 함께 모여 좋은 일을 하자는 뜻에 공감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봉사 모임을 결성하면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이 센터장은 “자발적인 주민 봉사 모임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꿈이 이뤄졌다”면서 “성북구에 많은 주민이 호응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골의 마을회관 같은 ‘동네마당 뜰안’이 새로 생겼다. 이곳을 거점으로 더 많은 주민들이 자발적인 봉사모임을 만들어 활발히 봉사활동을 한다면 행복하고 보람있을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현재 모임원의 연령대는 30~60대로 다양하고, 11개월된 막둥이도 얌전히 엄마 등에서 자리를 지키며 한몫 거들고 있다. ‘뜰찬방’ 반찬나눔 모임에 참여하고 싶다면 ‘동네마당 뜰안’(☎02-921-9050~1)으로 연락하면 된다.

앞으로도 나누고 베푸는 기쁨을 느끼는 주민들이 모여 주민봉사모임을 만들고 활동하면서 더불어 함께 잘사는 성북구 마을살이가 더욱 풍요로워졌으면 좋겠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천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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