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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우리 동네 숨은 명소 찾기 (5) – 동화나라 핸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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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느
2018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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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암동 일신 초등학교 옆. 내부 순환로 진입 길 맞은편으로 ‘핸디스’라는 공방이 있다. 거대한 회색 빛 콘크리트 괴물의 입속으로 연기를 뿜으며 빨려 들어가는 자동차들의 행렬 속에서 그 곳은 마치 동화 속 엘리스가 문을 열고 튀어 나올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가게 앞 정면으로 보이는 유리창에 도예수업, 프랑스 자수, 꽃꽃이 수업 등 클래스 프로그램 안내지와 외벽을 두르고 있는 초록색 기둥에 샌드위치, 수제 버거, 커피 메뉴판이 함께있는 모습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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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마을기자단 강수연



까페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생각보다 넓게 트인 공간과 정면에 보이는 작업실이 시선을 끌었다. 입구 오른쪽 창가에는 햇빛을 머금고 뽀얀 자태를 뽐내고 있는 머그컵과 접시들이 진열대를 채우고 있다. 맞은편 진열대에는 팔찌 ,목걸이, 자기 인형 등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가득하여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모두 수제인 이 물건들은 전시 겸 판매되고 있다. 탁자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흔히 볼 수 없는 물레가 있다. 메뉴판엔 음료 메뉴 대신에 캘리그라피, 꽃꽂이, 리본공예 ,냅킨 아트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간표로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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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마을기자단 강수연


외관은 카페이지만, 내부는 공방에 더 가까운 핸디스에 대해 생활 문화 예술가 백성혜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2년 전 도예 공방 까페로 시작해서, 한 쪽에 작업실을 두어 도예 수업을 했어요. 하지만 주문과 수업을 병행하려니 집중을 할 수가 없었어요. 시간에 쫓기니, 사람들과 대화도 못하고 까페를 운영하는 게 심적으로 큰 부담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겨울에 정리를 했어요” 요즘도 까페인 줄 알고 들어왔다가 당황해서 나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흥미를 가지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다며 환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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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마을기자단 강수연

작년에 핸디스에서는 마을 참여를 도모하고, 주민참여 자치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발굴하여 주민간의 화합을 위한 문화 공간의 장을 지원하는 ‘동 주민 참여예산 사업’인 ‘종암동 바람개비 마을학교‘로 도예 수업을 진행하였다. ‘종암동 바람개비 마을학교’는 마을안에 자체 교육을 개설하여, 지역 공간 활성화와 마을에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주민 스스로가 개발하고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취지로 진행되었다. 핸디스의 도예수업 외에도 ‘기쁨이 자라는 도서관의 우쿨렐레’, ‘종암동 주민센터에서 동화쏙쏙 놀이 콩콩 수업’이 있다.
‘종암동 바람개비 마을학교’로 도예 수업에 참여한 백성혜 대표는 이 계기로 주민 자치 시범동인 종암동에서 주민차치 아동교육 분과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핸디스에선, 점토를 물레에 돌리거나 핸드 빌딩으로 형태를 만들어 잘 말린 작품을 초벌구이를 한다. 초벌구이 후 핑크색으로 변한 작품에 그림을 그리거나 색칠을 하고 유약을 발라 재벌구이로 완성한다. 이러한 도예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작업실 안쪽에 가마실까지 갖추고 있다. 가마실 안으로 들어가 동그랗게 생긴 가마에 손을 살짝 대어보니 대표님의 미소처럼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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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마을기자단 강수연



캘리그라피, 꽃꽂이, 프랑스 자수, 도예 수업, 냅킨 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마을 속 작은 문화 센터를 꿈꾸는 핸디스는 유치원생에서 성인까지. 원데이 클래스부터 정규 수업까지 다양한 강좌를 진행중이다. 지난 2월 원데이 클래스로 진행 했던 꽃꽂이 수업은 졸업 시즌과 잘 맞아,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았다고 한다. 참고로 원데이 클래스는 사전 예약제이다.

핸디스의 또 하나의 주목 해야 할 활동은 공방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생활문화예술가들에게 활동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생활문화예술가 들은 도예 수업을 하는 백성혜 대표와는 다른 다양한 문화 수업을 진행한다. 핸디스가 양질의 문화수업을 지역 주민들에게 전해주는 마을 속 작은 문화센터로 성장하길 바라는 대표의 기획 의도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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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마을기자단 강수연



옷장의 문을 열면 펼쳐지는 동화 속 세계와 같은 핸디스에서 마을 사람들은 가슴 속 이야기를 나누며 문화를 즐길 것이다. 앞으로 종암동엔 청소년 문학 활동 공간과 주민 커뮤니티 전시관으로 사용될 이육사 문학관이 건립 될 예정이다. 이육사 시인은 종암동에 거주 하던 시절 ‘청포도’, ‘절정’을 썼다.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문화 마을로 성장해가는 종암동에서 핸디스가 마을 속 문화센터로 자리잡길 기대해본다.


* 핸디스 도예공방 
성북구 월곡로 87 1층
010-7202-6060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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