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과 청소년들에게는 충분히 쉴 수 있는 권리와 마음껏 놀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아이들에게 쉴 권리와 놀 권리를 보장해주며 그들의 행복을 위해서 우리 어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성북구에서 ‘놀이’와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는 ‘놀이Q’와 ‘자문자답’의 놀이활동가들이 모여서 아동·청소년의 놀 권리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놀이’, ‘어른’, ‘아이’, ‘공간’의 키워드를 놓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해결책을 모색하자는 하나의 목표로 놀이활동가들이 머리를 맞대었다.
<2018 놀talk-놀이하는 인간>의 모토 아래, 지난 8월 24일 ‘놀이하는 어른’이라는 소주제를 갖고 ‘놀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주민들이 아리랑정보도서관에 모였다. 아동과 청소년에게도 다양한 형태의 놀이가 필요하지만 이는 어른들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른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놀고’ 싶어한다. ‘어떻게 노느냐가 그 사람을 규정한다’는 생활기술과 놀이멋짓연구소 김성원 연구소장의 말이 곧 놀이가 필요한 어른의 모습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었다. 이 특강은 성북마을방송 와보숑의 페이스북에서 라이브방송으로도 진행되었으며, 와보숑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강의의 주요내용을 확인해볼 수 있다. (https://youtu.be/AKGp_G791m0)
‘놀이하는 어른’으로 거듭난 활동가와 주민들은 9월 7일, ‘놀이하는 아이’라는 새로운 주제로 다시 뭉쳤다.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발견해 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좋은 어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의 놀이에 대한 기존의 틀을 깨고 나옴과 동시에, 아이들이 친구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쌓아갈 수 있도록 공간과 동네구조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 바로 어른들임을 우리는 알 수 있었다.
놀이하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뭉친 놀이하는 어른들의 <2018 놀talk-놀이하는 인간>은 지난 10월 18일, 우리 동네 놀세권 진단 워크숍(C Program)을 통해 교육 참여자들이 살고 있는 동네의 놀이 환경을 점검하며 우리의 활동들을 마무리하였다. 우리 동네에 아이들이 놀 곳이 충분하게 분포되어 있는지, 어린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즐겁게 놀며 마음놓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인지, 성장하는 아이들이 지속적인 놀이를 위해 조금 더 흥미로운 도전이나 체험을 할 수 있는 실내·외 공간이 있는지, 아이들의 입장에서 하나씩 점검해보는 시간이었다. 워크숍을 통해 참여자들의 목소리가 모여 이루어진 이 날의 놀세권 진단은 내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함께 잘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민 스스로가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숨바꼭질을 하고, 땅따먹기를 하고, 고무줄 놀이를 하던 골목길 놀이공간이 사라져가고 있다. 우리 어른들은 어린 시절에 동네 공목길에서 친구들과 모여 다양한 놀이를 즐기면서 보냈던 추억이 머릿속에 남이있을 것이다. 지금 자라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그들이 지나온 시간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또 추억하게 될까?
‘놀이’는 인간의 사회성 형성에 반드시 필요하다. 또래와의 놀이를 통해 몸을 움직여 활동하는 것은 물론, 나의 이야기를 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 과정에서 몸과 마음의 사회화가 진행되며 관계 속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놀이가 부족한 아동·청소년들은 타인을 이해하는 것을 어려워하며 타인에게 자기주장을 하는 것 또한 힘들어하게 된다. 놀이는 일상속에서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창의적인 생각을 키워나가고 행동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놀이를 통해 친구를 만나고, 놀이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놀이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해가고, 마음껏 놀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도록 우리들의 노력 또한 절실하다.
아동·청소년의 놀 권리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성북놀이활동가 ‘놀이Q’ 동아리회원들은 현재 부모커뮤니티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정릉도서관에서 ‘콩콩놀이터’를 운영하며 아이들과 더불어 즐겁고 보람된 시간을 나누고 있다. 무더위가 한창이었던 지난 여름에는 생활권 돌봄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정든마을 작은도서관에서 방학을 맞이한 돌봄 친구들과 함께 ‘신나는 놀이터’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뒤죽박죽 작은도서관에서는 동화책 ‘괴물들이 사는 나라’ 속의 괴물들과 함께하는 물 놀이터 만들기를 통해 어린이들의 놀이친구가 되어주었다. 뿐만 아니라 성북구 마을공동체·사회적경제 한마당 행사에도 참여하여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팽이 만들기 체험부스를 열기도 했다. ‘놀이Q’동아리 회원들의 10월은 그 어느때보다 바쁘게 흘러가고 있다. 정릉2동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골목놀이터를 운영하여 어린이들이 하고 싶은 놀이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그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실제로 어린이들과 함께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또한 태조와 신덕왕후의 사랑이야기가 펼쳐지는 정릉버들잎축제 행사에서도 놀이체험부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놀이문화를 이끌어가는 성북놀이활동가 ‘놀이Q’동아리 회원들은 이러한 활동이 몇 명의 아동·청소년에게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놀이를 통해 더 많은 아동·청소년의 친구가 되어 주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러한 어른들의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놀이’라는 하나의 도구를 통해 우리의 아이들이 가정에서, 또 마을에서 놀이를 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가운데 건강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웃 주민들과 지역 사회에 건강한 놀이문화를 확산시키고, 놀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하는 주민 모두가 함께 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성북구 동네 구석구석에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우리 아이들이 살기 좋은 아동친화도시 성북구의 밝은 미래를 그려본다.
놀이Q : dorance@hanmail.net (010-4753-4289)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김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