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어떤 협동조합이 있을까? 보통은 지역 주민들이 중심이 된 협동조합을 떠올리기 쉬우나 여기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조합원이 되어 운영하는 학교협동조합이 있다. 길음1동에 위치한 계성고등학교에서는 지난 2016년 학생이 주체가 되어 작은 기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일환으로 평소에 경제, 마케팅, 회계, 상품 개발, 기업 운영 등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조합원이 되어 ‘계성샛별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였다.
학교협동조합은 초·중·고등학교에서 교직원,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이 조합원으로 참여하여 협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윤리적 경제 활동 및 소통과 나눔의 교육을 통해 학교와 지역 사회를 연결하는 교육경제 공동체이다. 학생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여,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직접 사업체를 운영해 봄으로써 실제 경제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경제 교육, 민주시민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회적 의미가 매우 크다. 사회적 협동조합의 교육적 가치는 학생들이 주인으로 참여하여 주체성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고, 학생들 간의 소통과 교류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창업교육을 통한 기업가 정신 함양 및 사업운영을 통해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며 실물경제를 경험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10월 26일 금요일 오후 4시, 해맑은 어린이공원에서 계성샛별사회적협동조합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학생 창업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에 다녀왔다. 아침부터 비가 와서 행사가 잘 진행될 수 있을까 걱정을 했지만,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다행히 비가 그치고 햇볕이 내리쬐었다. ‘학교협동조합과 함께하는 같이×가치 축제’는 계성고등학교 학생들이 학교협동조합을 알리는 장이 됨과 동시에 지역공동체가 하나 될 수 있는 행사였다. 계성샛별사회적협동조합 뿐 아니라 할로윈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즉석에서 사진을 인화해주는 이벤트를 기획한 ‘길음중학교사회적협동조합’, 어르신이 직접 만든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가 있는 ‘소리마을협동조합,’ 금융기관을 협동조합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었던 ‘신협(신용협동조합)’, ‘휴지 한 장을 줄이면 나무 한 그루를 살린다’는 취지로 행주 수놓기 체험 부스를 운영한 ‘두레생협’,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알리고 천연화장품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한살림’ 등 여섯 개의 협동조합이 함께 행사를 만들어갔다.
창업페스티벌의 또 다른 묘미는 협동조합의 의미를 담기 위해서 5인으로 구성된 여섯 개의 ‘일일 창업팀’이었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있는 ‘나만의 슬라임 만들기’, 사람들의 다양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예쁜 메모지&스티커’, 유기견 보호를 위한 ‘유기견 캠페인 배지’, 할로윈 마카롱과 머랭으로 달콤한 행복을 선사하는 ‘dessert31′, 수익금 일부를 위안부 할머니께 기부하는 ‘수제립밤’, 내 손으로 만드는 작은 즐거움 ‘캐리커처&구름무드등’ 판매 부스가 운영되고 있었다. 순수익의 20%는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해 기부를 하게 된다. ‘일일 창업팀’ 행사를 통해 경제에 대해서 배우고 주민들과 어울려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간이 학생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계성샛별학교협동조합 조합원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에 대한 강의가 준비되어 있었다. 사회적기업 ‘아트버스킹’의 김경서 대표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오픈채팅방 ‘사브작사브작 세상바꾸기’를 통해서 자료를 공유하며 강의를 진행하였다. 사회적기업은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사회를 활성화 시키고, 사회서비스를 확충하면서 윤리적 시장을 확산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전달하였고 어린 학생들의 집중하는 두 눈이 빤짝이기 시작하였다. 그 집중력은 두 번째 강의인 ‘협동조합의 역사 배우기’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오후 6시가 되면서 행사장은 계성고등학교 밴드부의 연주와 노래로 다 함께 즐기는 축제 한마당이 되었다. 한바탕 비가 온 뒤라 날씨는 쌀쌀했지만,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물론이고, 지역주민들도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갔다.
협동조합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협동조합들은 각각의 필요에 의해 생겨났지만, 교육적 가치를 지니고, 지역주민을 생각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설립 목적을 공통분모로 하고 있다. 동네 안에 있으면서도 임대료가 저렴한 골목에 위치하여 잘 알려지지 않은 협동조합들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발견한 학생들이 같은 동네 안에 있는 협동조합을 모아 작은 행사를 마련해보자는 목소리를 모은 것이 오늘 행사의 시작이었다. 내가 사는 동네 안에 있는 협동조합을 알리고, 어떠한 목표와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홍보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자는 것이 학생들의 생각이었다. 오늘의 이 행사를 통해 작게는 소비 활동으로, 크게는 조합원 가입 등을 통해 한동네에 사는 분들이 함께 활동할 좋은 기회가 되었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고 했다. ‘같이’의 가치를 알게 하고, 함께 지역사회의 필요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하는 가치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김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