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데리고 문 밖에 나서기가 고민이다, 라고 많은 양육자들이 토로한다. ‘노 키즈 존’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업장이 아니더라도, 어린 아이들과 함께 마음 편히 시간을 보낼만한 시설을 갖춘 곳이 그만큼 드물다는 것이다. 이런 양육자들의 고민을 해결할 만한 공간이 성북구에 생겼다. 엄마들과 아이들을 위한 공간 ‘맘콩 카페’가 그곳이다. 맘콩 카페는 엄마들의 마음으로 엄마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성신여대 입구 사거리에서 아리랑 고개 방향으로 100여 미터, 설렁탕집 주차장 뒤편으로 살짝 숨은 간판 아래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오면 넓고 깨끗하게 단장한 카페 ‘맘콩’이 손님들을 기다린다. 부모와 아이들이 모여 책도 읽고 놀이도 즐기고 커피와 함께 맛있는 간식도 먹을 수 있는 공간, 맘콩의 한켠에는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 놀 수 있는 놀이기구와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넓은 좌석이 구비되어 있다. 가운데에는 테이블과 의자도 배치되어 있다. 메뉴판에는 엄마들이 직접 만드는 수제 음료와 스낵이 빼곡하다. 식사를 대신할 만한 덮밥을 비롯, 아기자기한 모양의 와플 등은 맛과 영양도 좋지만 모양만으로도 아이들의 마음을 끌 만한 메뉴이다.
맘콩 카페는 비영리여성단체인 성북마더센터(대표 김혜선)에서 운영하고 있다. 작년에 창립된 성북마더센터에서는 여성들이 편안히 쉬고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여 지역에 기여해 보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활동하기 좋은 공간도 겸하는 의미에서 열린 카페 형태의 공간을 마련해 보기로 한 게 첫 시작이었다.
“된장녀, 맘충, 노키즈존 등 여성과 아이에 대한 혐오가 넘쳐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여성 운동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여성이 대상화되지 않고 주체가 되는 마을 안에서의 여성주의 공동체활동은 어떻게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여러 고민 중 독일의 마더센터를 발견하고 한국에서의 사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일찌감치 ‘마더센터’를 시작한 곳들이 있었고, 성북나눔연대 회원들과 함께 연구모임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오랫동안 지역에서 여러 형태로 활동해 온 여성이자 엄마인 회원들은 마더센터의 가치와 역할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죠. 우리 동네에도 꼭 필요한 여성단체이자 공간이라는 인식이 모아져 바로 성북구에서 마더센터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1년여의 연구모임을 가지면서 관악구 행복마을마더센터 간담회, 마더센터 준비를 위한 토론회 등을 통해 함께 하고자 하는 엄마들을 모으고 성북마더센터 준비위원회를 꾸렸습니다. 마더센터는 여성과 엄마와 아이가 중심에 서 있고, 이들을 둘러싼 가족과 동네와 주민들과도 연결되면서 함께 살아가는 ‘지역 안 공동거실’을 지향합니다.”
성북마더센터 김혜선 대표는 “엄마들이 이웃을 만나고 공부를 하고 취미 생활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면 한다”는 개설 취지를 밝혔다. 그 취지에 맞게 엄마들을 위한 열린 강좌, 벼룩시장, 악기 수업, 독서 모임 등의 소모임과 행사를, 아이들을 위한 통통 체조 같은 수업을 지속적으로 열고 싶다고 밝혔다. “강좌를 통해서 취미 생활이 같은 사람끼리 만나 엄마들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이웃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오신 분들의 반응은 매우 좋아요. 아이들과 함께 맘 편히 갈 곳이 없었다며 오픈만 기다렸다고 하신 분도 계시구요.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면서 부족한 점은 고쳐나가고 아이들을 위해 많은 수업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각박한 도시 생활 속에서 이웃과 함께 할 때 충족되는 것들이 있잖아요? 성북구의 사는 엄마들의 풍족한 삶을 위해 우리 공간이 거실 역할을 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해요.”
현재 맘콩 카페는 4명의 운영위원들이 돌아가며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운영하고(토요일은 오후 12시 오픈, 일요일은 쉼), 영업 시간 이후는 대관 시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소는 동소문동 6가 223번지 2층이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황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