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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경통신원

종암동 북바위 둘레길을 걷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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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북마을
2019년 5월 31일

어느던 여름의 시작이 다가온 5월, 이제 봄에서 여름이 되면 아직까지 미세먼지나 꽃가루가 조금 남아 있기는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가시게 된다. 그러면 당연히 어딘가로의 여행이나 혹은 트레킹 코스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바로 그래서 이 기사를 준비해 온 것이다. 나는 종암동에서 태어났고, 아주 어릴 때부터 종암동에서 자라나 쭉 여기에 살고 있어서 그런지 종암동이 매우 익숙하다. 하지만, 성북구에 사는 성북구민 중에서도 종암동이 어떤 동네인지 그리고 종암동에 소위 “놀러“ 오면 어디부터 가야 할 지 모르는 경우를 더러 보았다. 아무래도 주택가 중심으로 되어 있는 종암동의 지역 구조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몇 년 전부터 종암동에도 무언가 “특색” 있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 종암동 주민센터 차원에서나 이후에 생긴 종암동 주민자치회 차원에서 부단히 노력한 부분이 있는 듯하다. 그 중 하나가 “종암동 북바위 둘레길”인데, 오늘은 종암동 주민으로써 그 길을 좀 더 자세히 걸을 수 있도록 돕는 안내 지침서를 써 보려 한다. 종암동 북바위 둘레길은 종암동 전체를 10개의 테마 구간으로 나누어 가 볼 수 있게 만든 길이다. 둘레길이라는 이름의 특성상 걸어서 가야 할 것 같지만 요즘은 서울자전거 따릉이,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 등의 방식으로도 트레킹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자 선호하는 방식에 맞게 이 길들을 돌아보면 될 것이다.

(8구간 은행나무바람길에 위치한 서울 사대부고)

종암동 북바위 둘레길은 10개의 테마구간의 중심점에 팻말이 하나씩 세워져 있다. 이 팻말 안에는 종암동에 대한 정보부터 (1구간) 북바위 유래비에 대한 설명 (2구간) 그리고 현재 짓고 있는 이육사기념관 및 이육사 선생의 종암동 거주 시절 당시에 대한 짤막한 기록 (3구간) 현재 선경아파트 인근에 있었다던 (옛)종암아파트 터와 북바위전답터에 대한 설명 (6구간 – 7구간) 그리고 사색과 치유를 주제로 한 길들 (8구간 – 9구간) 그리고 종암경찰서와 성북소방서에 대한 안내 (10구간) 까지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설명이나 글귀들이 적혀있다. 참고로 4-5구간은 쉽게 찾기는 어려운데, 4-5구간은 개운산길이기 때문에 개운산까지 올라가야 그 팻말을 찾을 수 있다.

(6구간 북바위전) 답터-7구간 (옛) 종암아파트길 의 분기점이 되는 유정식당 앞

일단 처음 가는 사람들은 1구간인 종암동 주민센터부터 마지막 10구간까지인 성북소방서까지의 길을 팻말에 따라 나온 경로를 따라 꼼꼼하게 가 보려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하나 느껴지는데, 이 방향으로 가라는 표지나 그런 것이 없다. 그래서 개인 스마트폰이 따로 있다면 1구간 안내도 팻말을 한번 사진으로 찍은 후에 걸으면서 경로를 살짝살짝 봐 두는 것이 좋다.

(7구간 시작점인 서울 숭례초등학교 뒷길)

그렇게 해서 한번을 돌고나면 이후부터는 제일 효율적인 경로를 찾아 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여기서 하나 더 발견할 수 있는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종암동의 각 구역을 10개의 테마로 나누어 놓은 것”은 좋은데, 이 중에서 “의미 있게 도는 코스” 라거나 “최단 시간으로 도는 코스” 등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은 따로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게다가 “종암동 주민센터”를 유독 강조한 탓에 1구간 – 2구간 – 3구간까지의 코스가 많이 꼬여 있어 내가 둘레길을 도는 건지, 종암로를 횡단보도로 한번 건너고 빙빙 도는 코스를 걷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때가 가끔 있다.

(종암동 주민센터에서 1구간을 시작한다는 것에 너무 중점을 둔 나머지 1-2-3구간까지는 정말 빙빙 돌아가는 구조이다.)

종암동 주민인 필자가 추천하는 코스를 몇 가지 소개하자면 제일 간단한 루트로 종암로를 크게 일직선으로 순환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종암로의 양 끝과 끝인 성복중앙교회 ~ 성북소방서까지의 거리를 그냥 크게 한 바퀴를 대로변으로 도는 것만으로도 종암동 북바위 둘레길의 반 이상의 코스를 지나치게 된다. 물론 이렇게 돌면 재미는 조금 밋밋하다는 단점이 있다.

(북바위 유래비는 종암로 한가운데에 있다.)

그 다음으로는 개운산과 정릉천을 배제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단순히 다른 동의 경계면이 걸리적거려서 그런 건 아니다. (개운산은 종암동-안암동-돈암동 3개 동의 경계면이고, 정릉천은 종암동-월곡동의 경계면이다.) 하지만 이 두 코스는 길게 돌아가는 코스인데다가 체력적으로 상당히 부담이 가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에 이 두 곳의 코스를 껴서 둘레길을 돌면 상당히 춥다.  그래서 이 구간들에 해당하는 4-5구간, 9구간을 빼고 돌아도 종암동 북바위 둘레길을 도는 데는 크게 지장은 없다. (8구간은 중간에 길목으로 빠져서 종암동 주민센터로 바로 질러 갈 수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이 구간인데, 6구간이 끝나는 지점인 극동아파트 측문에서 개운산길로 가는 5구간으로 갈 수 있다. 그러나, 옆의 마을버스21번 정류장 팻말로 그대로 질러가면 바로 3구간 이육사시인의 길로 갈 수 있다. 그리고 구간이 10개라고는 했지만 종암동 북바위 둘레길에는 2개의 “히든 구간”이 존재한다. 하나는 종암동 주민센터 ~ 우림카이저팰리스 아파트 쪽으로 이어지는 (옛) 종암시장길이고, 나머지 하나는 성북마을사회적경제센터에서 죽림정사-고려아파트 (개운산산책길) 코스가 아닌 그 반대인 죽림정사-개운초등학교 방향 샛길로 해서 걷는 (옛) 개운산 채석장터 길 (채석장의 흔적이 남은 돌벽이 개운초등학교 옆에 있다.) 이렇게 2개의 숨겨진 구간이 존재하니 참고하면 도는 데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종암동 북바위 둘레길의 “히든 구간”인 (옛) 종암시장길) 또 다른 팁 하나, 종암동 북바위 둘레길의 각 구간 구간에는 개인 카페들이 최소 1곳 이상 들어서 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카페와는 다른 맛과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면, 그리고 테이크아웃 커피 한잔과 함께 사색을 하면서 종암동 북바위 둘레길을 걸어보고 싶다면 이 방법을 추천한다.

(날씨가 좋은 날 종암교회 뒤쪽, 성북마을사회적경제센터 4층 창문에서 보는 성북구의 경치는 최고다.)

이렇게 종암동 북바위 둘레길을 걷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를 “종암동 주민의 입장에서” 정리 해 보았다. 물론 이렇게 정리는 했지만 보통 길은 “걷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새로운 길을 만들 때도 있고, 이미 나있는 길을 걸어도 새로운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고 한다. 여름의 시작인 5월, 그 기분을 한번 여러분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송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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