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로 시작하여 연극 무대에서 화려한 날개짓을 펼친 주민배우들이 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라는 취지하에 2011년 아.줌.마를 모집했다. 처음에는 ‘뽕짝뽕짝 중창단’으로 뽕짝을 노래하기 위한 모임이었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다양한 연령층의 아줌마들이 모였다. 주민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의 힘은 조금씩 커져갔다. 2015년 아줌마들이 ‘삶의 이야기와 추억이 담긴 공동창작곡’을 만들었다. 성북연극제를 비롯해서 장수마을 등 마을축제에도 참여했다. 서울시 마을만들기 행사에 초대되어 서울시청 야외무대에서도 멋지게 노래를 불렀다. 2017년 노래에 연극을 접목시켜서 일상을 살고 있는 아줌마들의 삶의 이야기를 공동창작을 통해 구성하였다. 대본이 한 장 한 장 완성되어 갈 때 그녀들은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연극을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극을 해야 하는 부담감을 떨쳐 버릴 수 있도록 단원들 간에 의지하고 서로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지난해 주민배우들이 만든 특별한 음악극 북적북적 잔칫상 ‘나는 아줌마다’라는 연극을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각자가 부르고 싶은 곡을 연습하면서 지내던 아줌마들의 용기 있는 도전이었다. 그녀들의 멋진 도전은 귀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2019년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 선정된 ‘뽕짝 아줌마 연희단’은 새로운 각오로 다시 뭉쳤다. 지난 5월, 1박2일 워크숍으로 평창 허브마을을 다녀왔다. 소통전문 강사의 소통과 갈등 해결에 대한 내용으로 그녀들을 위한 강의가 준비되었다. 연극 놀이를 통한 나와 너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워크숍은 여행이었고, 단원들을 서로 이해하고, 2019년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뽕짝 아줌마 연희단의 ‘다짐’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6월 4일부터 자체 공연을 목적으로 개인의 역량강화를 위한 연기 수업이 시작되었다. 연기란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생물체 혹은 물체의 특성을 모방하는 일이다. 역할로 살아가는 것 또는 역할을 경험하는 것이다. 연기는 행하는 것이고, 행한다는 것은 주어진 자극에 반응하는 것이다. 연기에 대한 이해와 주어진 상황 안에서 각자의 입장으로 정당성을 가지고 상대방을 설득해내는 과정을 경험했다.
6월 10일 두 번째 연기 수업이 있는 날 기자도 수업에 참여해 보았다. 몸 풀기로 각자가 생각한 방식대로 준비운동을 만들어서 한 사람이 시범을 보여주면 모두가 몸짓을 따라했다. 몸을 풀어주는 것도 강사가 주도하는 것이 아닌 수업에 참여한 주민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노래, 연기력 등 두루 갖추어야 하는 연극에서 호흡 훈련은 중요한 부분이다. 호흡 훈련으로 숨을 들이 마시고, 뱉으면서 소리를 내본다. 몸속에 있는 소리를 입으로 모아 입 밖으로 소리를 내면서 낮은 음역에서 높은 음역으로 소리를 점점 더 높여가면서 자신이 정해놓은 지점까지 소리를 보내기도 했다. 참여자들은 정면을 바라보면서 열린 시선으로 느린 걸음을 시작으로 점점 더 빠르게 걷다가 조금씩 멈추면서 호흡 훈련은 마무리 되었다.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여 참여자의 감각의 기억을 자극할 수 있는 상황극을 만들었다. 어색함 없이 즉석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그녀들은 전문적인 배우처럼 보였다. 7월 1일까지 매주 월요일 10시 동네마당 뜰안에서 수업이 이루어진다. 5회차 수업 중 2회차는 공개강좌로 진행되며, 다양한 주민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그녀들의 활동은 집에서만 생활하던 주부들이 모여 마을 안에서 시작한 작은 움직임이었다. 지난해에 한 사람이 쓴 대본으로 연극을 했다면 올해는 역량강화 교육으로 자신만의 모노로그를 발굴해서 새롭게 극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극의 내용이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그녀들은 아줌마가 아닌 숨겨진 매력이 있는 여자이며 연기자였다. 나눔 공연도 하고,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찾아가서 주민들과 만날 것이라고 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그녀들의 새로운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지난해 무대에서 느꼈던 매력적이고 가슴 벅찬 시간만큼이나 2019년 그녀들이 등장하게 될 화려한 무대를 상상해 본다.
뽕짝아줌마연희단 : https://blog.naver.com/eunjin100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