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를 던지고, 카드를 내고, 솜사탕을 먹으며 아이들의 웃음꽃이 피어난다. 마을의 청소년들이 같은 마을의 어린이들을 위해 마을 공용시설에 재미난 놀이터를 만들었다.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고 책을 읽으며 환경에 대해 알아본 ‘커뮤니티이지 환경놀이터 in 삼덕마을’.
커뮤니티이지는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 자율동아리로 2015년부터 복지관과 연계하여 에너지 절약캠페인, 환경정화활동 등을 함께 진행하며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이번 일일 환경놀이터에서는 삼덕마을 공용시설에 마을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환경을 위한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게임을 준비했다.
삼덕마을은 1960년대 후반 민간개발회사 (주)삼덕개발에서 토지를 분할하여, 일반인들에게 분양한 것을 시작으로 형성된 단독주택지역이다. 초기 분양 당시 교수, 작가, 예술가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주로 입지하게 되면서 교수단지라고도 불렀다.
이후 약 반세기 이상 자연경관지구로 보존 관리되면서 단독주택에 장기간 거주하며 3대가 이어지는 가구들이 많아지면서 마을에 대한 애착이 강하게 형성되었다. 2013년부터 주거환경관리사업을 통해 전면철거 방식의 개발이 아닌 기존의 삶터와 공동체를 유지하며 사람 중심의 마을로 고치고 가꾸어 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에너지자립마을로 발돋움한 것이다. 집마다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하여 에너지를 생산하고 마을 곳곳에 설치된 빗물저금통에 모인 빗물을 사용함으로써 에너지를 절약한다. 올해는 삼덕마을 주민공동체운영회 이름으로 2019 서울특별시 환경상 에너지절약분야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마을 주민들의 단합된 모습은 다른 마을의 모범이 되어 탐방객까지 맞이하고 있다.
이런 마을의 단합은 어른들이 주가 되어 이끄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특별하다. 청소년 아이들이 저보다 더 어린 동생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알려주기 위해 재미난 환경놀이터를 만들었다.
환경놀이터에서 함께 즐길 수 있었던 첫 번째 코너는 이지동아리 친구들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환경 팝업북. 어린이를 위한 환경 교육 동화 팝업북 <푸름이와 함께 푸른별 지구를 지켜요>를 언니, 오빠들이 함께 읽어주었다. 여러 명이 함께 읽어주니, 마치 작은 연극을 보는 듯하다.
두 번째 놀이는 환경젠가. 주사위의 6면에는 분리수거를 해야하는 종류가 붙어있다. 높이 쌓여 있는 나무막대에는 여러 가지 재활용품이 적혀있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분리수거 종류에 분류해야 할 나무막대를 찾아 빼내는 것이 게임의 룰. 알맞은 나무막대를 찾아 쌓여 있는 탑이 무너지지 않게 조심조심 빼내기 위해 아이들이 초집중한다.
세 번째 게임은 분리수거 카드놀이. 재활용을 모아 분리수거를 하고 돈을 모으는 게임이다. 재미있는 카드놀이를 통해 분리수거할 수 있는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생각해보고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봉사하는 친구들도, 환경놀이터에 놀러 온 친구들도, 아직은 어린 학생들답게 승부욕을 불태우며 신중하게 카드를 한 장 한 장 내면서 게임을 즐긴다.
마지막은 분리수거 게임하기. 분리수거함에 잘못된 재활용품들이 올라가 있다. 이를 제대로 분리수거하면 게임 끝. 각 게임을 참여할 때마다 쿠폰을 받게 되는데 모은 쿠폰으로 솜사탕, 리사이클크레파스, 팝업북과 교환할 수 있다. 한 손에 솜사탕을 거머쥔 아이들이 공용시설을 떠날 줄 모르고 자전거 발전기 페달을 돌리기도 한다.
커뮤니티이지에 가입하고 처음으로 외부 봉사를 나왔다는 중학교 1학년 엄채윤 양. “평소 봉사에 관심이 많아 동아리를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봉사 준비를 하면서 잘 몰랐던 분리수거에 대해서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언니가 봉사한다고 따라온 초등학교 3학년 엄서윤 양. 환경놀이터에서 언니, 오빠들과 함께 놀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며 활짝 웃는다.
아이들이 게임에 참여하는 동안 부모님들은 1일 카페에서 휴식을 취했다. 간단한 다과도 마련되어 있어 간식을 먹으며 동네 이웃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을의 공용시설에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삼덕마을. 이곳이 왜 에너지자립마을의 모범이 되었는지 그들의 미소에서 전해졌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