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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경통신원

“우리 아파트 생활문제, 사회적경제로 같이 해결해요!” 성북 돈암코오롱하늘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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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북마을
2019년 12월 17일

커피는 휴식이자, 소통이다. 바쁜 시간을 쪼개 마시는 커피나 마음이 편한 상대와 함께 하는 커피 모두 현대인에게 빼 놓을 수 없는 작은 힐링이다. 여기 ‘커피를 마신다’는 그 긍정적인 의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무려 카페 운영을 통해서 말이다.

성북구 돈암코오롱하늘채 아파트 주민들의 얘기다. 입주 3년 차 신축아파트 내에 주민들을 위한 카페가 생겼다. 운영주체 역시 주민들이다. 이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같이살림 프로젝트>를 통해 가능했다.

<공동주택 같이살림 프로젝트>는 주민들이 스스로 생활문제를 찾아내고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같이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살림을 만들어가는 사업이다. ‘일상 속 문제를 사회적경제로 풀어간다?’ 좀 어려운 말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 그 어려운 걸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맛있게 해 드릴게요.’ 라고 하세요. 그러면 고객은 안심합니다.”,

“집에 있는 재료로도 해 보세요. 홍시도 갈아주면 맛있고,

할 수 있다면 다 메뉴가 될 수 있어요.”

이곳은 사회적기업 ‘트립티’가 운영하는 바리스타 교육의 현장이다. 지난 11월 30일 돈암코오롱하늘채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 주민들이 모였다. 단지 내 주민카페 설립 및 운영을 목표로 하는 ‘우리동네 바리스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바리스타 이론 교재로 공부를 해 온 주민들은 저마다 진지한 표정으로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었다.

한 시간 가량의 이론 교육이 끝난 후엔 드디어 실습 시간. 자리를 옮겨 주방으로 향한 주민들이 직접 커피를 만들어 본다. 저마다 기계를 조작하는 모습은 능숙했고, 제법 자연스러웠다. 한 사람씩 커피를 내리는 과정에도 선생님의 설명은 계속됐다.

“칙! 하는 기계 소리로 압도당할 수 있으니 침착하세요”

“수압의 방향이나 세기에 따라 거품이 달라질 수 있고,

거품을 낼 때는 보이는 것보다 소리가 중요합니다.”

칙!칙!칙! 카페에서 이 소리가 난다면 온도를 올려 거품을 만드는 중인 거다. 옆에 있다 보니 그걸 알게 됐다. 가르치고 배우다 꺄르르 웃고, 잊지 말아야 되는 사항을 지적하면 다시 엄숙해진다. 아울러, 주민들의 커피내리는 모습을 본 트립티의 박미성 이사는 ‘이제 강사를 해도 될 만한 수준의 실력’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같이살림 프로젝트>에 선정된 돈암코오롱하늘채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7월부터 네 차례의 워크숍을 진행했다. 주민들은 단지 내에 주민들이 서로 쉽게 마주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고, 이는 주민카페로 운영을 위한 준비로 이어졌다. 이후 사회적기업 트립티와 매칭, 기기 렌탈과 더불어 바리스타 교육을 시작했다. 돈암코오롱하늘채 아파트의 경우, 비어있는 공간이 있어 가능한 이야기다. 

“아파트 내 비어 있는 공간의 활용방안에 대해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싶어서 회의를 계속 해 왔습니다.

때마침 <같이살림 프로젝트>에 선정됐고,

이를 통해 사업 지원을 받으면 공간 운영이 가능하겠다 싶어 지원하게 됐습니다.”

이다운 성북 돈암코오롱하늘채 아파트 주민

돈암코오롱하늘채 ‘라온하제’ 소속인 이다운 씨의 말이다. 라온하제는 입주 초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주민들의 참여와 소통을 위해 공개 모집으로 결성한 입주민들의 자생단체다. ‘라온하제’ 회원들은 아파트 단지 내에 필요한 공동육아 프로그램, 쿠킹클래스와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을 진행하고 있다. <같이살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라온하제 회원이 아닌 입주민과의 갈등은 없었는지 궁금했다.

“<같이살림 프로젝트>는 중심이 돼서 이끌어가야 하는 주축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많은 분들을 참여시킬 수 있거든요. 지금은 7명의 라온하제 회원과 10명의 입주민 분들 이렇게 총 17명이 함께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계십니다. 인원제한이 있다 보니 참여를 못하는 주민들도 계신데, 참여는 못하더라도 저렴한 값에 커피를 드시고 이 공간을 즐길 수 있게 공간을 제공하고 있어요. 이런 게 같이 살림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돈암코오롱하늘채 주민들은 워크숍을 통해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 진지하게 토의를 했다. 그 과정에서 카페나 공방, 물건 판매 등 여러 가지 사업 제안이 나왔고, 그 중에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공간을 마련해 보자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 후엔 어떻게 하면 자립으로 연결 될 수 있을까에 포커스를 맞추며 활동을 하고 있다.

“바리스타 교육은 8주 과정이었습니다. 10월부터 11월 말까지 8주 교육을 받았고, 어느 정도 커피 판매가 가능한 수준에 도달을 해서 11월 중순부터 요일별로 조를 나눠 시범 판매를 하고 있어요. 아직까지는 미흡한 부분이 많아서 오전타임에는 교육을 받고 오후에는 시범운영으로 커피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바리스타 교육 후 오후엔 주민카페를 여는 날이다. <같이살림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주민들은 주민 카페 운영을 위해 바리스타 교육과 더불어 시범운영을 병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카페 한편에서는 재능 있는 주민들이 마을배움터를 진행하며 주민 소통 공간을 활성화해보고자 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커피를 파는 장소이다 보니 관건은 손님들의 반응이 아닐까 싶었다. 다행히 이곳을 찾는 주민들은 이 공간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던 분들이라 커피가 맛있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 좋게 운영을 하고 있다.

“많으면 하루에 15잔 정도도 팔고 주말보다는 평일에 손님들이 많으세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오시거나 아이들이 하교 전에 오시죠. 아직 카페 이름이 없어 이름을 짓고는 있는데, 홍보가 안돼서 아쉬워요. 앞으로의 계획은 카페가 자리를 잘 잡아서 이름도 좀 걸고 여기에 계신 모든 세대들이 한 번씩은 다 이용해 볼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게 저희 바람입니다.”

이다온 씨는 자신들이 활동을 이어 온 라온하제나 <같이살림 프로젝트>의 주민 카페 활동이 사회적경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누구 한명의 메인 사업자가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이 꾸려가는 공간으로서 같이 나누고 베푸는 사업이니 말이다. 수긍이 가는 말이었다.


<같이살림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는 공동주택 주민들의 자립과 사회적경제조직의 상생이 무엇보다 의미 있는 사업이다. 프로젝트에 선정된 20개의 아파트 단지 중 각각 필요로 하는 사업이나 프로그램이 저마다 다른 형태인데 이를 연결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성북구 엄나영 코디네이터에게 물었다.

“일단 주민들이 원하는 의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조직을 리서치 합니다. 돈암의 경우, 카페 운영할 수 있도록 주민들에게 교육을 하고 기기를 렌탈할 수 있으며 이외에도 컨설팅이 가능한 업체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사회적경제기업을 선택하는데 있어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같은 지역 내의 사회적경제기업을 우선적으로 찾는 것이었다. 돈암코오롱하늘채와 매칭된 사회적기업 ‘트립티’ 같은 경우 성북구 공정무역센터를 위탁운영하고 있어 인연이 되었다고 한다.

엄나영 코디는 공동주택의 사회적경제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의 틀을 만들어 조성하려는 시도 등 다양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뭔가를 배우거나 운동을 하는 등의 프로그램과 달리 주민들이 사업을 진행하는 카페 운영의 경우, 수익이 나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예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준비된 공간과 더불어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사회적기업과 매칭, 주민카페를 연 돈암코오롱하늘채아파트의 경우,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내신 경우였어요. <같이살림 프로젝트> 1단계 사업 목표보다 조금 더 앞선 사례를 보여주고 계신 거죠. 이러한 부분에서 발생되는 문제점들을 참고해서 2단계 사업 때 반영하시지 않을까 합니다. 결국 <같이살림 프로젝트>의 목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분들이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니까요.”

워킹맘의 고용률은 자녀의 연령이 어릴수록, 자녀수가 많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통계(통계청 보도자료, 2019.12.6)가 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맞기고, 데려올 때까지, 혹은 아이가 커 학교나 학원에서 돌아올 때까지, 주부들은 그 빈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는다. 그 틈새의 노동과 자립을 위해서 말이다.

도심 속 거대한 아파트는 늘 그대로지만,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늘 바쁘고 치열하다. 서울시의 <같이살림 프로젝트>가 여기에 더 많은 힘을 보태주길, 경력보유여성들의 자립, 그 어려운 걸 해낼 수 있도록 기운 나는 사례들을 만들어 주길 온 마음으로 응원해 본다.

글. 박은영

진심을 다해 진실을 전하겠습니다.

[출처][같이살림 프로젝트 현장] ⑰ 성북하늘카페 : 아파트 안에서 사회적경제와 함께 우리가 가진 경력을 확장해요!

작성자 세모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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