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연일 계속되는 폭우로 인한 피해로 대한민국은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포에 비로 인한 피해까지 더해져 어느 한 곳 마음 둘 데가 없는 현실이다. 이런 시기에 정릉1동에 번데기가 부화되어 나비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비를 만나러 다녀왔다. 나비를 만나러 간 곳은 정릉1동 숭덕초등학교 맞은편에 자리한 꿈터 작은도서관이다.
꿈터 작은도서관은 개인이 운영하는 성북구의 대표적인 사립작은도서관으로, 10평 정도의 아담한 공간에 그림책을 비롯한 책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고, 그 책을 매개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로 언제나 반짝이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만들고자 하는 마을 주민들의 공유공간이다. 이곳이 책번데기가 고치를 틀고 나비가 되기까지 안전한 보호막이 되어준 곳이라고 한다.
책번데기는 숭덕초등학교의 학부모 모임, 리딩맘에서부터 시작 되었다고 한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책을 읽고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체험한 학부모들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책을 통한 소통의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학교 안에서 만이 아니라 학교 밖에서도 아이들을 만날 방법을 고민하게 되면서 마을로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이 결과가 꿈터 작은도서관 책번데기 동아리로의 안착이었다. 책번데기는 꿈터작은도서관의 적극적 지원으로 지속적인 동아리 활동과 더불어 인근 학교, 작은도서관, 지역아동센터 등에 속해있는 많은 아이들을 만나 다양한 책활동을 해올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학부모 모임으로 시작해 작은도서관의 동아리로 지속적 활동을 하고 있는 책번데기가 이웃만들기 공모사업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마을로 날아간 책나비팀의 대표제안자이신 최준희, 손은진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2020년 코로나19 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아이를 기르는 부모로서, 책을 통해 마을의 아이들과 소통하는 마을주민으로서 놀권리, 학교에 갈 권리 등을 빼앗긴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해주고 싶었어요. 저희 책번데기의 이끔이이신 민주옥선생님께서 성북구에 이웃만들기 공모사업이 있으니 지원해서 동아리 역량강화을 하고, 이를 통해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아이들에게 위로와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는 활동을 해보면 어떨까 제안해 주셨죠. 마침 동아리원 중 정릉1동 주민들이 계셔서 이웃만들기 사업에 공모할 수 있었구요.”
마을로 날아간 책나비팀은 지금까지 5회차 이상의 역량 강화 교육을 했고, 이렇게 강화된 역량으로 2회 이상 지역의 아이들을 만나 책활동을 하고자 계획했다. 첫 번째 활동은 8.11일 꿈터 작은도서관에서, 두 번째 활동은 8.12일 인근 지역아동센터의 협조를 얻어 아이들과 함께 “반려식물 하트호야 만들기”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2020.8.11.일 오후 2시부터 꿈터 작은도서관에선 10여 명의 초등학생들과 책나비 선생님들이 하트호야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진행을 맡으신 손은진 선생님은 다양한 학년이 섞인 아이들과 시장에 가면 게임을 접목한 자기소개로 아이스브레이킹- 아이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와 학년과 성을 외치는 목소리로 20분 내내 기분좋은 시끌벅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을 하셨다. 이후 활동은 준비된 세 권의 책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말”, “말하면 힘이 세지는 말”, “크림! 너라면 할 수 있어”를 함께 읽은 후 아이들에게 오늘 만들 반려식물에 대해 알려주기, 자기가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 생각해보기, 이면지에 글씨 연습해 보기, 하트호야에 글씨 쓰고 화분에 심기 순으로 진행됐다. 활동시간 동안 아이들은 즐거워하며 웃고, 집중해서 책을 보고, 어떤 말을 쓸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열심히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쓰고, 화분에 나만의 반려식물인 하트호야를 심고 행복해했다.
책나비팀의 활동을 참관하면서 코로나19로 일상이 무너진 요즘 우리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렵다고 하는 지금, 사회의 안전한 보호 속에 커나가야 할 우리의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어른인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이 어떤 상황에서든 안전하고 행복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좀 더 관심을 쏟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나의 아이만이 아니라 마을의 아이들을 걱정하고, 지속적으로 아이들과의 활동을 고민하는 마을로 날아간 책나비팀에게 감사하고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5기 장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