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안에서 활동하는 인문,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강사들이 뭉쳤다. 마을온예술에서는 성북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19~39세)을 대상으로 로컬크리에이터(역사문화진로체험) 양성과정을 운영했다. ‘성북문화예술교육가협동조합 마을온예술’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감각을 깨우고, 자유로운 감각을 바탕으로 통합적인 문화예술교육을 연구하며 실현하는 곳이다. 더불어 마을 안에서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예술과 교육을 통해 순환하는 마을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노력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청년, 로컬 크리에이터가 되다!’ 프로그램으로 마을의 다양한 역사문화공간을 탐색하고, 관련 인물 등을 찾아 나섰다. 지난 7월 9일(목)부터 8월 13일(목)까지 총 8차시 수업을 진행되었는데 교육 과정은 1인 영상 콘텐츠 기획부터 촬영, 편집은 물론이고, 성북구 역사문화 공간 및 청소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으로 구성되었다. 지역과 자신의 삶을 연결하여 자신만의 인생레시피를 영상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지역의 역사·문화를 기반으로 1인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한 교육이었다.
8차시 수업을 마친 청소년들은 각자의 관심사를 스토리로 구성해서 팀별 3개, 개인별 2개의 영상을 완성했다. 8월 13일(목) 오후 7시 한성대입구역 근처에 위치한 소극장 봄에서 시사회를 통해 작품을 선보였다. ‘청년들이 말하는 성북이야기’를 시작으로 5개의 영상이 차례로 재생되었다.
부비프팀(정종규, 조선화)의 영상은 ‘부비프 in the 성북’으로 성북구 골목에서 만나게 된 작은 책방을 소개한다. 책방 주인은 책방을 열기 전 여행을 준비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책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도시들의 앞 글자를 따서 부비프(부다페스트, 비엔나, 프랑스)라는 이름의 책방을 열었다. 창가테이블에는 손님일기가 있어 부비프에 편지를 써도 좋고, 어디에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적어도 좋다. 익명의 누군가가 건네는 특별한 책과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비밀책이 있는 동네 작은 책방이다. 책과 사람이 만나 추억이 만들어지는 공간 부비프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성북史생활팀(정일수, 최수진, 배인지, 채석원)의 ‘우리에게 남겨진 기억의 흔적들(성북구편)’ 영상이 흐른다. 집터의 표지석만 남아 있는 소설가 이태준, 작곡가 윤이상, 시인 임종국, 시인 김광섭을 만나본다. 이들의 업적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표지석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영상을 보는 관람객들도 표지석을 찾아다니는 참여자들의 발길을 함께 걷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무심코 지나치게 되는 잊혀진 이들의 남겨진 흔적을 보는 순간 안타까움과 마주한다. 아쉬웠던 이들의 흔적도 있지만, 시민의 힘으로 지켜낸 내셔널트러스트 시민문화유산 1호 최순우 옛집이 있다. 처마 밑 마루에 걸터앉아 우리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옛집의 숨소리를 들어본다.
옴니버스팀(정다정, 김정원, 장유석)의 ‘슬기로운 코로나 문화생활’ 영상을 관람한다. 코로나로 우리의 일상이 멈추었듯이 공연도 중단이 되고, 연극인들이 갈 곳을 잃었다. 대학로에 있어야 할 것 같은 소극장이 한성대입구역 근처에 있다. 지역주민과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곳이다. 소극장 ‘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다양한 야외 공연을 위해 예술인들은 지금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와 작별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공연을 만들고,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김윤정의 ‘성북구 떡볶이로드’는 보행권에 관련된 이야기를 영상으로 제작했다. 우연히 친구와 이야기를 하던 중 인생 떡볶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초등학생 때 먹었던 잊을 수 없었던 떡볶이 맛집을 찾아 떠난다. 원래 있던 자리가 아닌, 새로운 자리에서 떡볶이를 팔고 있었지만 그 맛은 여전했다. 성북구의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길에서 만나는 재미와 즐거움은 또 다른 하나의 추억이 된다.
박현지의 ‘때는 와요’는 시인 신동엽의 시를 영상으로 표현했다. 시와 자료집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 영상은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었다. 작은 서점으로 가는 길에는 오래된 이발관이 있고, 작은 소극장도 있다. 소년이 아르바이트 하는 책방, 그녀를 만났다. 창밖 풍경보다 서점 안의 풍경을 바라보는 소년은 수줍게 책을 권한다. 용감해진 소년은 여인과 데이트를 시작하고, 비오는 날 그들의 아름다운 여정은 멋진 시로 다가온다.
5개의 영상은 각자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어 영상을 관람하는 동안 점점 빠져들게 만들었다. 5분짜리 짧은 영상이었지만, 영상 하나를 만들기 위해 촬영하고, 편집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장마철로 비가 많이 왔음에도 멋진 영상으로 시사회는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교육 참여자 중 6회 이상 참여자 11명은 수료증을 받았고, 청소년 대상 역사문화진로체험 프로그램 보조강사로 참여하게 된다.
청소년들이 인문학적 상상력, 문화적 감수성을 일깨워 줄 수 있도록 청소년 역사문화진로 강사,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강사, 1인 크리에이터로 지속적인 활동을 기대한다.
마을온예술 : https://maeulonarts.com/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5기 김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