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중심 성북에 사람이 온돌이라는 문구에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多나눔회의 유미덕 회장이다.
지난 8월 14일 오전 10시, 월곡동 달빛친구도서관에서 유미덕 회장을 만났다. 얼마 전, 다나눔회의 유미덕 회장은 코로나로 지친 우리에게 전하는 희망음악회를 개최한 바 있다. 2020년 7월 17일 뜻 깊은 제헌절 저녁 7시에 시작해 약 한 시간 가량 월곡2동 래미안루나밸리 중앙 광장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행사를 치루었다. 주민들의 화합의 장을 위해 회원들이 힘을 모아 기획한 것이다.
음악회 당일, 오후 4시쯤 하늘에서는 한 두 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졌다. 혹시 음악회를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마음을 졸인 것도 잠시, 가늘어진 빗줄기는 금세 걷혀 햇살이 서광처럼 비췄다. 장장 6개월간 준비해 온 행사였다.
월곡 래미안 루나 밸리 다나눔회 봉사단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준비하는 맘으로 주민들을 위해 무언가 힘이 될만한 묘책을 생각했다. 그 중에서 음악은 큰 힐링이 될 터였다. 그 과정에서 성북구청의 후원도 받았다.
제일 먼저 음악회 출연자를 섭외했다. 주민들 중 어린이들에게 코로나19에 대한 포스트 경진대회도 열어 다양한 작품 역시 접수 받았다. 한 작품 한 작품 마다 진심어린 마음이 꽉 찬 문구에 가슴이 뭉클하다.
코로나19 go away!, 물리치자! 코로나19, 대한민국 파이팅!, 코로나19 사뿐히 즈려 밟아요, 코로나19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다, 는 자신감을 표현한 작품에 심오한 각오가 느껴진다.
아파트 단지 내 중앙광장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관람객 간 2미터 이상 간격을 두고 지정된 자리에서 관람하도록 안내되었다. 주민들은 마스크를 낀 상태로 코로나19로 지친 우리에게 전하는 희망음악회는 현악기 앙상블의 ‘여인의 향기’ 연주를 시작으로‘Top of the world’, ‘어머나’ 등 총 7곡의 연주에 이어 보컬 ‘너에게 난 나에게 넌’, ‘Take me home country road’ 등이 다채롭게 이어져 코로나 19로 활력을 잃은 주민들에게 행복을 선사했다.
주민들은 “주로 집에서 지내게 되는 요즘, 아파트 내에서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어 힐링이 된다”며 큰 박수로 응답했다.
다나눔회의 유미덕 회장은 “오늘 행사는 코로나로 지친 주민들에게 희망메시지를 전달하고 입주민들이 이웃과 정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준비되었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월곡루나밸리 아파트는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사업에 꾸준히 힘써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코로나 19 장기화에 따라 심리적으로 위축된 우리 구민들에게 위로와 활력의 메시지를 전해주어 감사드린다. 지역사회 내 오늘과 같은 행사가 꾸준히 개최되어 입주민간 소통과 화합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 多나눔회는 많은 것을 많은 사람이 함께 나누자는 뜻으로 함께 뜻 맞는 월곡 래미안 루나벨리 주민 중 주부들로 2015년에 구성된 봉사단체이다.
현재 운영진 5명과 회원 24명으로 30대 후반에서 60대 중반으로 다양한 세대의 주부들이 활동하며 회원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 냅킨아트, 규방, POP예쁜 글씨쓰기, 손뜨개, 목공 등)을 서로 품앗이로 나누고 익히고 공예를 통하여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예술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화합의 프로그램(축제, 아나바다, 음악회, 반찬나눔, 영화제등)을 기획,추진함으로 지역주민과 소통하며 마을공동체를 이루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활발히 이어질 다나눔회의 활동을 응원한다.
다음은 행사를 주관하고 총괄한 다나눔회 유미덕 회장의 인터뷰이다.
Q.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음악회라는 큰 행사를 치러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떻게 다 준비했나.
A. 다나눔회 회원들이 직접 드릴로 바닥도 뚫고 펜스도 쳐 가며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준비했다. (웃음) 사전 기획할 때 시장도 며칠씩 돌고 재료도 준비하고 한다. 섭외부터 시작해서 사전 홍보나 진행까지, 모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다. 하나하나 나열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코로나로 지친 모두가 희망을 가지고 기뻐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음악은 치유의 힘이 있다고 하지 않나.
Q. 음악회 말고도 다양한 행사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그간 어떤 행사들을 주로 해 왔는지?
A. 반찬 나눔이나 아나바다같은 바자회나 축제같은 행사를 많이 했다. 333 포틀럭 파티라고 해서 주민들에게 돼지고기 삼겹살을 쏘는 파티를 한 적도 있다. 집집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불판에 고기를 구워 먹고 어르신들도 많이 오시고 그랬다. 그 외에 손뜨개질이나 pop같은 소규모 배움터를 진행하는 활동들도 하고 있다.
Q. 그런 다양한 활동들을 하자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할 텐데, 그 원동력의 바탕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아무래도 다나눔회 회원들과 가족들이 아닐까 한다. 일단 이 모든 활동들은 회원 모두가 함께하는 동력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그 동력의 배경은 사람이다. 사람이 재산이다. 그렇기에 인연도 소중하다. 단 한 번의 만남도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나 이런 공동체활성화를 위한 활동을 주로 하는 단체로선 한사람의 소리와 얼굴 하나하나가 참으로 중요하고 소중하다. 그리고 하나를 더 꼽으라면 진실. 진실만 통하면 뭐든지 결국엔 풀릴 것이라 믿는다. 인간적인 관계에서도, 사회적인 관계에서도. 진실만 통한다면 시간이 걸릴 지라도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곧바르고 진실하다면 통할 거라고.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A. 예전에 새마을문고 부회장과 월곡2동의 통장을 지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5년도부터 (마을)활동을 시작했는데 가장 먼저 했던 것이 공동체활성화 사업이다 .덕분에 공동체활성화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그 이후로도 꾸준히 활동을 이어나가며 부모커뮤니티 사업과 마을배움터, 마을만들기, 이웃만들기, 에너지자립마을, 주민참여예산 등을 진행했다. 그리고 지금은 다나눔회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 어느순간 딜레마에 빠졌던 적도 있다. 봉사나 기부는 대단히 훌륭한 일이지만, 지속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 모두들 각자의 생업이 있고 생활이 있으므로. 그래서 작년 무렵부터는 다나눔회의 새로운 비전을 생각해야겠다 싶었다. 팀과 함께 가려면 미래에 대한 것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회원들을 다 아울러 모아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같이살림 프로젝트에 지원했다. 우리 공동체에서 주민들이 필요로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계속 만나 논의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조식사업을 해 보면 어떨까? 였다. 아침은 분주하고 바쁘지만 그래도 우리 아이들을 먹여야 하니까. 여기(월곡 루나밸리)에 아이들이 많다. 그래서 처음엔 그걸로 사업제안서를 냈다. 하지만, 밥을 차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 집밥만 차려 봤지 밖에서는 안 해 봤으니까. 회의를 거듭해 조식사업에서 반찬사업으로 전환했다. 이제 교육을 받고 실습을 하고 있다. 공동체에서 우리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사회적경제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 쉽게 말해 돈을 버는 거다. 단, 이 사회와 같이 가는 활동으로. 그게 앞으로의 목표고 계획이다.
Q. 대단한 열정이다. 그렇다면, 마지막 질문은 드리겠다. 마을활동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A. 사람이 재산이다. 특히나 공동체활성화를 위한 활동을 주로 하는 단체로선 단 한 사람의 소리와 얼굴도 참으로 중요하고 소중하다. 모든 건 결국 사람이다. 사람이 온돌이고 사람이 온기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조우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