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암동에는 종암 시장 길이 있다. 어릴 적 종암 시장은 닭털을 뽑기 위해 기계를 돌리고 어묵을 즉석에서 조리하며. 광장시장처럼 떡볶이. 순대. 파전 등 다양한 음식과 한복. 의류 .잡화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로 크고 활기찼다. 이모 손을 잡고 시장에서 들고 오던 핫도그는 시장가는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면서 경기침체와 재개발로 인해 아파트가 생기며 시장의 모습은 사라졌다. 단지 종암 시장이 있었다는 사실은 종암 시장 길이라는 이름만 남아 주민들 사이에서 알 수 있을 뿐이다. 예전의 종암 시장 길은 좁은 길로 장을 보는 사람들과 자전거로 뒤엉켜 좁고 복잡했다. 지금의 종암 시장 길은 도로는 넓지만 차와 오토바이로 보행이 불편한 복잡한 길이 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지번주소가 도로명 주소로 바뀌면서 종암 시장 길은 종암로28길로 불려졌다. 아파트가 생기며 허름했던 상점은 도로를 내어주며 깨끗한 상가주택으로 지어졌다. 시장 길보단 골목길에 가까워져 갔다. 2018년 겨울, 비어 있던 상가는 젊은 상인들이 입점하기 시작했다.
“차! 차! 차!” 오가며 달리는 차들 너머로 아이에게 주의를 주며 엄마가 다급하게 소리치고 있다. 종암로 28길은 도로가 넓어지며 불법 주정차와 속도를 내며 달리는 차로 인해 보행자들의 안전이 취약한 골목길이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주변에 살고 있던 주민과 새롭게 입점한 상인들은 공감하였다.
‘우리는 생활 속 불편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할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민원이나 귀찮음으로 무관심하게 지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그들은 안전한 골목길을 만들어보자는 뜻을 함께 하며 ‘로드28‘커뮤니티를 결성했다.
종암동 새날 도서관의 생활 문화 예술문화 동아리 ’손이 말하는 테이블‘과도 같은 동네 주민이라는 점 하나로 골목 안전의 뜻을 함께 했다.
그들은 지난해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생각과 방법을 모색 하던 중 성북구마을 사회적 경제센터의 주민공동체 멘토링 사업을 지원 받아 8월과 10월 종암 시장 종암로 28길에 문화 예술로 즐거운 축제의 장을 열었다. 10월 할로윈축제를 기획 교통을 통제하며. 차가 사라진 골목길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2020년 그들은 손으로 이어주는 장 . 손님을 이어주는 장 .주민과 주민을 이어주는 장 ‘손 잇 장‘ 으로 성북구 마을(골목) 만들기 공모사업에 선정되었다. 손 잇 장은 종암로28길의 거주민과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였다. 더불어 생활예술인 모임인 ’손이 말하는 테이블‘이 힘을 보태며’손 잇 장 추진단’을 구성하였다. 보행자 우선. 차량 서행 등 골목길 안전에 공감하며 알리는 캠페인 활동을 계획하였다.
“ 어떻게?” “시기는?” 수차례 걸친 회의를 통해 서로 고민을 나누며 수정과 보완을 거듭하였다. 종암동 주민자치회 .새날도서관. 성북구 마을 사회적 경제 센터등 지역 자원과도 연대하였다. 종암동 주민자치회 문화 체육 분과와 협업하며 골목갤러리에 골목 안전 표어 전시회로 캠페인 시작을 알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었던 10월 손잇장 할로윈 축제는 28일~31일 주간행사로 진행하였다. 사전 상인들에게 보행자 안전 깃발과 방역물품을 전달하였다. 종암동 주민 센터에서 방역물품을 대여하여 행사 기간 내내 소독을 하였다. 방문하는 주민과 상인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방역 수칙을 따르며 안전한 축제가 되도록 노력 하였다.
또한 2020 손잇장 할로윈축제는 골목안전 캠페인 외에도 성북구 페어라운드의 노동력 착취 근절! 착한소비운동 공정무역 캠페인 , 새날도서관의 재활용쓰레기 분리 배출을 잘하여 환경을 보호하자는 “따로 따로 프로젝트” 가 참여하였다. 주민이 느끼는 일상생활 속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축제를 통하여 해결의 방법을 모색하였다.
올해는 생각지 못한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웠다. 소상공인이었던 종암로28길 상인중 손잇장 책임자를 비롯해 과반수이상이 폐업과 이주로 종암로 28길을 떠났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손잇장은 보행자가 안전한 골목길을 위해 사업 마지막까지 노력하였다. 종암로28길 상점에 보행자 우선. 서행 운전 글귀의 골목 안전 표지판을 세웠다. 이성현 대표는 “ 운전자가 한번은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라며 기대하였다. 손잇장이 떠난 종암로 28길이 보행자가 안전한 골목길이, 주민과주민이 이어지는 장이 되기를 소원한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강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