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 돌아오는 길이면 어김없었다. 내가 사는 동네가 다가올수록 편안했다. 때로는 동네에서 마주하는 아침 풍경 하나하나가 사랑스러워 보인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사람들, 놀이터 벤치에서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들, 책가방을 메고 등교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 등이 말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거리두기를 경험한 터라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들이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뿐만 아니다. 낮에 거닐던 동네를 어두운 밤에 지나게 되면 색다른 느낌이다. 보이지 않았던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 시선을 돌리면, 이렇듯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풍경과 마주하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소식들을 알 수도 있다. 이중에는 마을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공간도 있으니,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도 그 중 하나다. 주민스스로 마을의 문제를 발견하고,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주도한다고 했다.
지난 8월 31일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3층에서 성북마을기자단7기 발대식을 가졌다. 마을기자단으로 활동하게 된 터라 발대식에 함께 할 수 있었다. 발대식은 사회적경제센터가 무엇인지에 관한 설명을 시작으로, 성북마을기자단의 역할과 구체적인 활동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다. 이어서 남은 2022년, 마을기자로 활동하시게 된 분들의 자기소개 순서가 돌아왔다.
마을기자로 처음 참여하시는 분, 여러 차례 함께하셨던 분, 또 마을활동가로 일해 오신 분이나 문화예술계 사회적협동조합에 몸담고 계시는 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오신 분들이 자리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모든 분들이 자신이 사는 마을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구체적인 활동으로 실천하고자 한다는 거다.
기자단 분들의 열정은 발대식 시작부터 범상치 않았다. 마을기자단으로 어떠한 활동을 할 수 있는지, 또, 담당자와 어떠한 방식으로 소통하며 글을 작성하는지, 글을 쓰는 목적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등등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올해 마을기자단과 함께 하게 될 성북사회적경제센터 강경미 담당자는 마을기자 분들의 물음에 답하며 9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지는 기자단 활동의 의미와 정기적인 모임 등 대략적인 계획을 설명했다.
또한, 성북구 주최로 진행되는 여러 행사나 마을공동체 소개와 인터뷰, 혹은 영상 제작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활동할 수 있음을 전했다. 마을기자 분들과의 소통이 시작되자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이어 센터장님의 인사말씀과 더불어 전체 사진촬영으로 발대식은 끝이 났다.
사람중심의 경제를 지향한다는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마을기자단의 역할은 분명했다. 주민이 주도하여 마을과 사회적 경제 이야기를 발굴하고 지역주민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서두에 언급한 동네가 ‘내가 사는 곳’ 즉, 내가 기준이 되는 것과 달리 ‘마을’은 ‘여러 집이 모여 사는 곳’, 즉, 우리가 기준이 된다.
마을은 일상적인 생활환경을 같이 하는 공간적 개념과 환경·문화 등을 공유하는 사회적 개념을 총칭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마을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이루어지는 마을사업이나 마을공동체 활동이 적지 않다. 미처 알지 못했던 여러 활동 등을 체험하고 이를 소개하며, 성북구에서 일어나는 전통 문화 행사나 축제 등을 방문한다면, 더욱 의미 있는 활동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오리엔테이션 중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말이 있었다. 쿠키를 만들기 위함이 아닌, 직원을 고용하기 위해 쿠키를 만든다는 ‘위 캔 쿠키’ 회사에 대한 설명이다. 마을기자 활동을 통해 나의 마을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다 구체적인 모습들을 보게 될 거라 기대한다. 그 속에서 사람중심의 경제가 무엇인지 조금씩 배우고 싶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7기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