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종암동에 소재한 문화공간 이육사 3층 특별전시관 <고목>에서10월 4일부터 10월29일까지 이육사 순국 78주년을 기념하여 이육사 육필 특별전시 <이육사 내면 풍경>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8월 안동 이육사 문학관을 시작으로 대구 264 작은 문학관을 거쳐 종암동 문화 공간 이육사로 이어지는 릴레이 전시전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 이육사의 내밀한 모습을 접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일상생활의 바라는 일을 기록한 엽서와 편지를 중심으로 인간 이육사의 삶에 대해 폭넓게 이해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육사는 1939년부터 1941년까지 종암동에 거주하는 동안 31편의 작품을 발표하는 등의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였다. 특히 ‘어떻게 내가 이런 작품을 쓸 수 있었을까?’ 라고 하셨던 선생님의 대표작인 “청포도”또한 이 시기에 발표되었다.
이런 이유로 종암동에 문화공간 이육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문화공간 이육사는 총 4층으로 각 층의 명칭을 선생님의 작품으로 한 것이 눈에 띈다. 1층은 청포도, 2층은 광야, 3층은 교목, 4층은 절정으로 명명하였다.
1층 청포도는 안내데스크 및 라운지로, 2층 광야는 상설 전시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3층 교목은 기획전시실 및 커뮤니티 공간으로, 4층 절정은 옥상 정원으로 이육사 포토 존과 야외 의자로 조성하였다. 그리고 특이할 만한 것은 계단 전시실을 만들어 1층에는 이육사의 생애를, 2층과 3층에는 종암동과 성북구의 역사를 전시하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육사는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위해 싸우다 17차례나 감옥에 투옥 될 만큼 일제에 강력하게 저항한 독립 운동가이자 시인이다. 그러나 그는 사십년의 짧은 생애 후반 십년 남짓한 기간에 시, 시조, 한시, 소설, 수필, 시사 및 문화예술평론, 번역 등 다양한 글을 발표한 문필가이자 논객이며, 남아있는 작품이 많지는 않지만 빼어난 글씨와 그림을 남긴 서화가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는 총 3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다음은 선생님이 마산으로 향하는 경부선 차창 밖으로 보이는 봄날의 풍경을 적어 절친 신석초에게 보낸 엽서의 내용이다.
신석초 申石艸에게2 (엽서)
石艸兄석초형
지금 아마 서울을 떠난 三百삼백키로 地點지점을 나는 굴러가고 잇는듯하다 時速시속xx키로, 南極남극의 봄! 그것은 噴水분수처름 내 귓 뒤로 작구만 날일뿐 . 세 時間시간쯤 지나면 제법 常夏상하인 듯한 樹葉수엽의 나라를 보겟지 그러나 바다는 정말 나로부터 季節계절에 대한 감각을 빼서 바릴지도 모르겠네
何如間하여간 그곳에 다으면 그대의 오랜 記憶기억속에 잠든 가지 <‘의 로망’을 적어 보내겟네 지금 내가 通過통과하는 곳은 一望無際일망무제한 보라밧의 푸른빛 石暎석영의 붉은 비단을 너러노듯한 안개버드나무 사이로 복숭아꽃이 보이는 洞里동리 개울 바닥을 흘러내린 돌템 들. 그러나 봄은 내 등 뒤로 흘러갈 뿐. 그르면 다시 만날 때까지의 健康건강을 四月 사월 十七日십칠일 下午하오 五時頃오시경
旅京釜線車中여경부차중 陸史弟拜육사제배
“봄은 내 등 뒤로 흘러갈 뿐” 이라는 내용이 괜시리 맘을 아프게 한다. 친구외의 다정한 순간에도 조국 독립에의 갈망과 막막한 현실이 선생님을 짓누르고 있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엽서 바깥쪽의 추신 글에서는 이육사가 술을 많이 마시는 대주가 이며 신석초 와의 관계가 친밀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선생님의 육필시 “편복”과 “바다의 마음”도 전시되었다. 두 시 모두 독립 운동가로서의 선생님의 모습을 알 수 있게 하는 시이다. “시를 생각하는 것도 행동이다” 라는 선생님 말씀의 의미가 가슴에 와 닿았다.
‘육우당(六友堂)’이라는 당호를 지을 만큼 우애가 깊었던 여섯 형제들 중 이원기, 이원일, 이원조, 이원창의 육필 편지와 그림등도 전시되어 그 시대의 생활상과 형제애를 볼 수 있다. 또한 육사의 외종조부인 허위 선생의 구금 중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와 외숙인 일헌 허규의 작품도 전시되어있다.
<의의가패 依依可佩>와 <청향가상 凊香可賞>은 먹을 사용한 난초그림(墨蘭圖) 선생님이 뺴어난 서화가로서의 일면을 보여준다. 많은 사물 중에 난초를 그린 것 또한 독립 운동가로서의 선생님의 꺾이지 않겠다는 강인한 의지를 보여 주고자 했음이 아닐까 한다.
신석초와 최정희, 형제들에게 보낸 편지와 엽서 속의 육사는 다정다감한 내면을 가진 사람으로 자신의 신념과 의지가 있는 용기 있는 독립운동가이며, 시인임을, 인간 이육사임을 <이육사의 내면풍경>을 통해 깊은 울림으로 전해진다. 그가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꿈꾸는 이상 ‘로망’은 독립한 나라의 모습을 함께 보고 싶은 자신의 강한 의지를 전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깊어가는 가을 인간 이육사의 로망을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전시 제목 : 이육사육필전 <이육사의 내면풍경>
전시 기간: 2022.10.04.(화)~10,29(토) 10:00~18:00(일,월 휴관)
전시 해설: 매주 화~금 14:00. 15:30
*단체는 전화문의 바랍니다.
문 의 : 문화공간 이육사 02)953-0264. 02) 928-0264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강수연 기자]